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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D-1>수능과 속설... 진실 혹은 거짓?
 (김우영 기자 kwy21)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즈음 수험생 사이에선 막바지 요점정리 못지 않게 신경쓰는 것이 사소한 속설이다. 미역국과 바나나를 먹지말라, 수능날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파등... 과연 진실일까?

■미역국과 바나나, "우리는 아무 죄 없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역국. 수능을 앞두고 미역국을 찾는 수험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끌미끌한 미역의 특성 때문에 예부터 우리나라에선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퍼졌다.

11월이면 온 가족이 수능모드에 들어간다. 가족 생일이 끼어 있어도 수험생을 배려해 미역국을 끓이지 않는다. 회사원 심모(51)씨는 “지난 15일 생일을 맞았지만 고 3 딸아이 생각에 아내와 상의해 미역국을 먹지 않기로 했다”면서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애절함이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진다’는 속설을 만들어 낸 것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바나나 역시 수험생들 사이에선 기피음식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죽 쑨다’는 표현 때문에 죽 역시 수험생 사이에선 천대 받기 일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양적으로 수험생에게 미역국만한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미역엔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다량 함유돼 있는 철분은 피를 맑게 해주고 요오드는 신경을 진정시켜줘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에게 제격이다.

또한 미역에는 알긴산이란 물질이 들어있어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시험에 대한 중압감과 잔뜩 예민해진 신경 탓에 변비에 시달리는 수험생에게 효과만점이다.

바나나 역시 풍부한 탄수화물이 두뇌 활동을 활발히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맛 없는 수험생이라면 간편한 죽 한 그릇으로 속을 편안하게 달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꼭 미역국이 아니더라도 수험생들에게 아침을 꼭 먹으라고 조언한다. 아침식사는 온 몸에 포도당 등 각종 영양분을 제공해 집중력을 높여주고 두뇌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수능 한파... 그리 춥지 않은 데

수능철만 되면 빼놓을 수 없는 관심 거리 가운데 하나가 ‘수능 한파’다.

기상청은 올해 수능일인 18일에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고 서울의 아침기온이 4도, 낮기온은 14도로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보했다. 한 마디로 수능 한파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수능날 날씨를 살펴보면 ‘한파’와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10년간 수능시험 당일 서울 최저기온은 약 4.5도였다. 수능이 주로 11월 초·중순에 치러졌다는 점을 고려한다해도 11월 평균기온이 약 0도~6도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낮은 기온은 아니다.

‘한파’에 어울릴 정도로 기온이 0도 가까이 떨어진 날은 2001년과 2006년 단 두 번에 불과했다. 가장 늦은 날짜에 수능이 치러진 2006학년도 수능일(2005년 11월 23일)엔 낮 최고 기온이 13도까지 올라 오히려 포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날이면 입버릇처럼 추위를 걱정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계절적인 요인에 주목한다. 기상청은 “11월은 한반도가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서는 시기”라며 “갑자기 쌀쌀해졌다고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수능날 유독 추위가 심해진다기 보다는 계절적으로 처음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능을 앞두고 얼어붙은 수험생의 마음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져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2009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13일 서울 풍문여고에 한 학부모가 기도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또한 1997년과 1998년 연속으로 수능날 영하 3.2도, 영하 5.3도까지 떨어져 명실상부한 ‘한파’가 몰아닥쳤던 ‘한파의 추억’이 워낙 강한 탓도 있다. 수능을 앞두고 예민해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전의 강추위가 예외적인 경우라 하더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언론이 끊임 없이 ‘수능 한파’라는 말을 수식어처럼 사용하는 것도 ‘수능날=춥다’는 인식을 공고화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춥지 않아도 ‘올 수능, 한파 없다’는 기사가 나가면 ‘수능날은 추운 게 당연한데 올해가 예외’라고 생각하게끔 한다는 설명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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