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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만하면 믿고 바꾸지 않는다’ DB의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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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의 신해용 상무가 대유몽베르CC 클럽하우스에서 코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신 상무는 2005년 시작된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의 산증인이다. [사진=크라우닝]


[헤럴드경제 스포츠팀(포천)=유병철 기자] “그렇죠. 저희 DB의 DNA 중 하나가 끈끈한 정입니다. 누군가를 믿고 일을 시작했으면 큰 하자가 없으면 그 믿음을 거두지 않는 문화가 있죠. 농구(프로농구 원주DB)도 그렇고, KPGA투어의 시즌 개막으로 자리를 잡은 이 대회도 그런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의 명품대회로 성장해왔습니다.”

2019 시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의 개막전인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개막을 앞두고 이 대회의 산증인인 DB손해보험의 신해용 상무를 만났다. 인터뷰의 취지는 골프나 농구에서 DB가 보여주고 있는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 독특한 문화’였다. 다른 쪽은 모르겠지만 스포츠에 있어서만큼 DB는 정말 필요로 할 때 나서 도움을 주고, 또 한 번 결정한 도움은 이후 계속 밀고나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고, 이해타산에 밝은 기업이 스포츠 분야에서 이렇게 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18일부터 4일 동안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2005년 동부화재 프로미배 제48회 KPGA 선수권대회에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KPGA협회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대회를 치르지 못할 지경이 되자 스포츠와 인연이 없었던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이 선뜻 나선 것이다.

다음 해 다른 스폰서가 나타나자, DB는 ‘동부화재 프로미배 KPGA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이라는 이벤트 대회를 개최하며 한 번 맺은 남자 프로골프와의 연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2011년 단독으로 KPGA대회를 열게 됐고, 2014년부터 KPGA투어 시즌 개막전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사람으로 치면 이런 사람을 친구나 사업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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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의 시즌 개막전인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의 포스터. 이 대회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기 다른 8명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사진=KPGA]


“DB그룹은 올해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당연히 기업가정신, 사업보국 등 경영철학도 확고하지요. 그런데 뭐랄까 DB에는 끈끈한 정 같은 기업문화가 있습니다. 온정주의는 아니지만, 한 번 맺은 인연을 최대한 소중하고, 길게 유지하죠.”

실제로 DB 프로미 오픈은 웬만해서는 잘 바꾸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정상 코스를 군산CC에서 지금의 대유몽베르CC로 옮겨왔을 뿐 눈 앞의 작은 이익을 이유로 굳이 변화가 주지 않는다. 코스도 그렇고, KLPGA협회와의 관계도 그렇고, 심지어 대행사도 그렇다. 특히 한때 그 돈 주고 인기 없는 남자(프로)대회 하느니 여자대회를 하는 게 낫다는 소문이 크게 나기도 했지만 대회는 그대로 유지됐다.

신해용 상무는 “개인적으로 DB의 골프대회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다 관여해왔어요. 그런(여자대회 전환) 소문이 난 적이 있죠. 확실한 건 DB는 한 번도 그걸 검토한 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남자선수들이 소문을 듣고 걱정을 하기에 안심시키느라 괜실히 바빴죠”라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2016년부터 원주 DB의 단장을 겸하고 있다. 마침 프로농구의 시작도 2005년으로 골프와 같다. 당시 원주 TG가 새 기업을 찾고 있었는데, 강원도 연고기업으로 동부가 가장 적당했던 까닭에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농구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농구단도 지금까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요즘 창원(LG)의 농구열기가 좋다고 하는데, 원주도 못지 않습니다. 이제 원주는 물론이고, 강원도의 프로팀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어요. 골프처럼 농구도 구단주(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는 전혀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저도 이상범 감독과 선수들을 신뢰합니다. 믿고 맡기는 거죠. 개인적으로 챔피언전 우승 경험이 없어 우승이 목마르기는 하지만 DB는 선수와 그 가족, 선수의 은퇴후 진로까지 함께 고민할 정도로 좋은 프로팀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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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용 상무는 원주 DB의 단장도 맡고 있다. [사진=KBL]


농구쪽에 물어보니, 신해용 상무는 농구단장을 맡은 직후 많은 청탁이 있었지만, 고교후배도 뿌리치고, 사람과 능력만 보고 라이벌 대학 출신인 이상범 현 감독을 택했다고 한다. 당연히 감독을 신뢰했고, 이 감독은 이후 지금까지 예상외의 호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또 DB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주성을 프로데뷔부터 은퇴까지 한 팀에서 뛰도록 지켜냈고, 현재 1년 미국연수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당연히 김주성이 향후 DB에서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에 관한 한 DB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면 변함없이 밀고나간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골프대회는 명품 시즌개막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우승자에게 주는 풀시드 혜택도 보통 2년인 다른 대회와는 달리 3년이 주어진다.

신해용 상무와의 인터뷰가 끝난 후 슬쩍 한 대회 관계자에게 ‘원래 동부가 지조를 중시하나요?’라고 물었더니 “저희 CF전속모델인 지진희 씨도 벌써 10년째에요”라는 답이 노타임으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DB손해보험의 광고카피도 '차보다 사람이 먼저'였다. 이쯤이면 KPGA 시즌 개막전은 큰 외적변수가 없는 한 앞으로 오랫동안 DB의 이름으로 열릴 것 같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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