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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레슨의 무명 돌풍’ 골프주치의 최완욱 "일반인에게 더 다가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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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주치의 최완욱 프로가 지난 2월 28일 태국전지훈련 마지막날, 로터스밸리 클럽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헤렬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제 골프 레슨에 대한 철학요? 말이 좀 거창한데요. 음, 굳이 표현한다면 행복을 주는 직업이라는 자부심을 갖습니다. 제 조언으로 골프가 달라졌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지금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지나치게 상업적이거나,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면 안 되겠죠?”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에 대한 그의 소감은 제법 철학적이었다. 오랫동안 ‘듣보잡’ 레슨프로였던 최완욱(51)그는 만 50세가 넘으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전에도 그가 하는 레슨의 진실성을 아는 팬들이 ‘최사모(최완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결성할 정도로 작게는 인정을 받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어필하는 것은 꼭 50을 넘기면서부터였다. 마치 명창 장사익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주니어에서 일반인으로 확대

2018년 11월초 신문칼럼(최완욱의 골프주치의)을 시작했고, 나름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는데 미리 잡아둔 동계캠프로 인해 공교롭게도 12월초 태국으로 떠났다. 꼬박 3개월을 태국에서 보낸 후 지난 3월 1일 귀국한 것이다. 그 사이 레슨 문의가 빗발쳤지만 한국에 없었던 관계로 양해를 구해야 했다. 몇 명은 기다리지 못해 아예 태국으로 건너왔고, 그중 한명은 무려 3개월을 태국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신의 골프를 봐달라고 주문했다.

1991년 세미프로가 된 이래 이승연(20 KLPGA), 이태훈(고2) 등 주로 주니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던 최완욱 프로는 2018년 초 골프레슨 어플리케이션 '이어(EAR)골프'를 만들면서 결심을 하나 했다. 자신의 레슨노하우를 본격적으로 주말골퍼들에게 전하겠다는 것.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지만 널리 알리기가 힘들었고, 그 해법으로 신문칼럼과 동영상 레슨을 시작했다. 28년 동안의 실전레슨 경험, 여기에 체육학 박사 취득, 타이틀리스트 운동퍼포먼스교육(TPI) 최고 레벨 등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골프레슨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다.

칼럼의 형식도 신선했다. 국내 최초로 맞춤형 동영상레슨을 시도했다. 단순히 텍스트와 이미지만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을 넘어, 직접 영상편집 기술을 배워 실제 레슨영상과 칼럼에 첨부했다. 어떻게 교정을 했던 스윙이 비포(before)에서 애프터(after)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있는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당연히 반응이 좋았다. 칼럼은 포털사이트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동영상 조회수도 급격히 늘었다. 그리고 레슨 문의가 쇄도했다. 국내 골프 레슨계에서 잔잔한 화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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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로터스밸리는 25년이 넘도록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투어를 경험한 최완욱 프로가 최근 6년째 정착하고 있는 동계훈련지이다.


■ 골프레슨도 의사의 진료처럼


최완욱 프로는 자신의 레슨에 대해 2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몸골프’다. 의사가 아픈 사람을 치료하듯이, 레슨프로는 스윙에 문제가 있는 골퍼에게 맞춤형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칼럼에는 ‘골프주치의’, 동영상레슨에는 ‘골프클리닉’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사람 몸이 다 다르잖아요. 의사도 치료에 앞서 정밀한 진단을 먼저 하고, 심지어 환자의 가족력, 생활습관까지 파악합니다. 골프도 사람 몸으로 하는 것이니 그 사람의 신체적, 심리적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처방도 그래요, 의사가 무조건 시술이나 수술을 하지 않잖아요. 감기 같은 경우는 푹 쉬고, 손만 잘 씻어도 치료와 예방이 되죠. 마찬가지입니다. 골프도 그렇습니다. 연습장에서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이니 따라하라고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그렇다면 두 가지죠, 하루 1분이라도 평소에 노력해서 몸을 바꾸는 것, 그것도 힘들면 자신의 몸에 맞는 최선의 스윙을 찾아야 합니다. 정말이지 이상적인 스윙을 딱 정해놓고, 그렇게 하라는 레슨은 일반인들이 소화하기 힘듭니다.”

두 번째 원칙은 ‘기본에 충실하라’이다. “골프는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예컨대 슬라이스의 원인도 정말 다양해요. 그런데 그립변화 같은 것으로 임시효과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비거리 등 그 이상의 발전에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합니다. 골퍼가 골프스윙을 기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몸상태를 파악한 후 여기서부터 훈련방법을 찾아 연습해야 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잘못된 상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니 골프가 잘 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골프의 기본은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설명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많은 공부를 해왔고, 동영상, 첨단장비 등도 애용합니다.” 최 프로는 자신의 아카데미 이름도 ‘주춧돌을 하나씩 놓는다’는 의미에서 ‘마일스톤’으로 지었다.

■ 진정한 실력향상을 위한 해외투어

내친 김에 해외 골프투어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답은 역시 달랐다. “모르겠어요. 고교동창들이 노는 것을 겸해서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갔다면 마음대로 즐기면 됩니다. 하지만 정말 골프실력을 키우는 목적이라면 아무 의미없이 몸을 혹사시켜가며 36홀을 도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요. 무조건 많이 치는 게 좋은 게 어니거든요.”

최 프로가 미국,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중국 등을 거쳐 태국 방콕 인근의 로터스밸리 골프장을 택한 지 올해로 6년째다. 연습환경이 좋아 이곳을 고수하고 있단다. “일단 코스상태와 클럽하우스 등 여건이 훌륭합니다. 그리고 숙소가 20분 정도 떨어졌는데, 간단한 마사지 외에는 저녁에 할 게 없어요. 저희는 오전에 제 필드레슨을 겸한 라운드를 하고, 오후에는 골프장 내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샷을 점검합니다. 이때도 제가 함께 하죠. 저녁 식사 후 푹 쉬고 다음날 다시 라운드를 합니다. 하루 18홀씩이죠. 이렇게 3일만 제대로 해도 스윙이 좋아집니다. 골프실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라면, 이렇게 해외투어를 하는 게 현명합니다. 곧 골프텔이 완성되니 오는 겨울부터는 여건이 더 좋아질 겁니다. 엑스트라 홀이 3개 있는데, 저녁에 여기서 원포인트 레슨도 가능해지는 것이죠.”

태국 현지에서는 최완욱 프로는 ‘아잔(Ajahn) 초이’로 부른다. 아잔은 태국어로 스승(스님)이라는 존칭 표현이다. 성실한 레슨에, 늘 배려하는 태도가 현지인들에게도 호감을 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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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태국 동계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인 2일, 최완욱 프로가 ‘2019 SBS 골프 대한민국 골프대전’에서 장타를 위한 완벽한 타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3개월 태국의 최완욱 캠프에는 100명이 넘게 다녀갔다. 워낙 반응이 좋아서, 2019년에는 하계 해외투어 프로그램과, 한달에 한 번꼴로 국내에서 ‘최완욱의 골프 3일(가칭)’이라는 필드레슨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비용도 가능한 저렴하게 잡을 생각이다.

최 프로는 “무명이라고 해도, 프로들의 필드레슨은 보통 30만 원 정도는 합니다. 저는 이 정도에서 필드레슨을 보다 확대할까 합니다. 받으신 분들이 워낙 좋아하고, 또 일반인들도 프로들의 필드레슨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 3일이면 내 골프가 바뀔 수 있다

이 대목에서 “3일 만에 골프가 바꿀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최완옥 프로는 노타임으로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제 레슨 경험으로 장담할 수 있습니다. 3일이면 관찰할 시간이 충분하고, 이에 따라 제대로 된 팁을 주면 10번 중 한두 번의 이상적인 샷이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향후 자신이 어떻게 연습을 해야할지를 알게 되는 것이죠. 단 한 번에 6명이 넘어서는 곤란합니다. 제가 제대로 관찰을 하고, 연습법을 알려드리기가 현실적으로 벅차기 때문입니다.”

최완욱 프로는 귀국 다음 날인 2일 ‘2019 SBS 골프 대한민국 골프대전’에서 장타를 위한 완벽한 타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성실한 것으로 유명한 최 프로는 1일 귀국하자마자 미리 행사장을 방문해 강의준비를 했다. 또 최근에는 모 대학에서는 겸임교수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3개월 동안 미뤄왔던 레슨을 소화해야 한다. 남수원CC 연습장에 위치한 마일스톤 골프 아카데미를 내년에는 서울 강남권으로 이전할 구상도 하고 있다. 이쯤이면 골프레슨계에서 ‘듣보잡의 반란’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문대를 나왔다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유명 투어프로가 레슨으로 다 성공하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교습가는 현역성적보다는 레슨을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 사람들의 몫이다. 그래서 최완욱 레슨의 잔잔한 돌풍은 반갑게만 들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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