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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판첸총, 처음 캐디 한 아내 덕에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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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서 처음 캐디를 한 아내를 위해 대신 백을 메고 걷는 판첸총.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 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최종전 윈덤챔피언십에서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이어 2위로 마친 대만의 판첸총(26)이 처음 캐디를 했던 부인 미셸(링잉첸)과의 달콤쌉쌀한 러브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의 매킨지투어와 웹닷컴투어를 거쳐 PGA투어 1부 리그에 들어온 지 2년째인 판첸총은 이 대회 마지막날 17번 홀까지 공동 선두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생애 첫 PGA우승 기회를 날려버려야 했다.

판은 지난해에 이어 PGA투어에서 두 번째로 2위를 했지만, 대회장인 그린스보로 골프장을 떠나면서 싱글벙글했다. 아내를 공식 대회 캐디로는 처음 채용했음에도 좋은 성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올 시즌 27번 출전한 중에 가장 좋은 성적에 2위 상금 52만8천달러를 받았다.

토요일 악천후로 인해 클럽하우스에서 대기중일 때 CBS의 아만다 발리오네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판은 “윈덤에서의 좋은 성적이 우연같다”면서 “아내가 나를 많이 도와주지 않고, 단지 나타나서(show up), 잘 따라오고(keep up), 입 다물고(shut up)있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선수를 돕는 캐디는 라인을 봐주거나 클럽 선택에도 조언을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단지 캐디가 선수의 백을 메고 공을 닦는 정도의 소극적인 도움만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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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첸총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가 캐디에서 은퇴했다고 올렸다.


미소를 띠고 인터뷰한 뒤에 판은 다음과 같은 말을 보탰다. “하지만 미셸이 정신적인 면에서 게임을 많이 도와주는 건 분명하다.” 경기를 마치고는 판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 결혼 생활의 진정한 테스트였다”고 썼다. 실제로 판은 경기 중에 걸어가면서 아내를 위해 가볍게 꾸린 골프백을 대신 메거나 들어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자주 포착되었다. 어찌보면 그가 캐디의 소임까지 모두 도맡은 셈이었다.

대회를 마치고 하루 뒤에 판은 ‘미셸이 캐디 직업에서 은퇴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곧이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첫 대회 노던트러스트오픈 연습장에서 판은 타이거 우즈의 옛 캐디이자 ‘코털(Fluff)’로 불리는 베테랑 마이크 코웬에게 백을 맡겼다. 판은 ‘미셸에겐 미안하지만 이 코털의 전설과 노던트러스트를 함께 한다’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아내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지 않는 대회에서 얼마나 성적을 올릴지는 미지수다.

판첸총은 한국 골퍼에게도 제법 알려진 선수다. 4년 전인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판은 김남훈을 밀어내고 대만 팀 개인전, 단체전 우승을 이끈 수훈갑 선수였다. 대만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김민휘에게 금메달을 뺏기자 프로 데뷔도 미루고 분골쇄신하며 실력을 키워, 4년 뒤에 금메달을 대만에 가져다 준 뒤에 프로에 데뷔한 전력을 가진 선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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