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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꼴찌 삼성, 그 원인과 해결책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동언 기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4번의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삼성왕조'라고 불리던 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순위는 최하위다. 지난 25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9로 완패한 뒤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고, 현재까지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KBO를 호령하던 삼성이 왜 꼴찌로 내려앉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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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은퇴한 이승엽의 공백이 커 보인다. [사진=KBO]


주축 선수들의 이탈

가장 큰 이유는 '삼성왕조' 시절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던 2015년 이후 삼성의 라인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5년 '해외 원정 도박'이라는 최악의 스캔들이 터지며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꼽히던 안지만과 세이브왕에 올랐던 임창용을 방출했다. 팀의 주장이었던 박석민은 4년 최대 96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외국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때려낸 야마이코 나바로는 일본의 지바 롯데로 떠났다.

다음 해에는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지던 채태인을 넥센으로로 보내고,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2017년에는 팀의 4번 타자였던 최형우가 4년 총액 100억 원에 KIA로 떠났고, 팀의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 4년 총액 95억 원에 LG로 이적했다. 이후 삼성의 심장과도 같았던 '라이언 킹' 이승엽마저 은퇴했다.

이처럼 삼성은 2년 동안 팀의 주축이었던 8명의 선수를 잃었다. 물론 그 사이 이원석, 우규민, 강민호를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지난 시즌 타점왕에 오르며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최충연과 양창섭 등 신인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8명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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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빠져 있는 구자욱의 복귀가 절실하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최악의 득점권 타율

삼성의 시즌 평균타율은 0.266으로 10개 구단 중 8위다. 타선의 승리기여도(WAR) 역시 1.60으로 10개 구단 중 8위다. 286개의 안타를 치며 5위에 랭크되어 있고, 볼넷도 107개나 골라내며 3위에 올라 있다. 이 정도면 삼성 타선이 생각보다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36개의 삼진(3위)을 당했고, 병살타(26개 4위)도 많다.

또한 삼성의 득점권 타율은 0.224로 10개 팀 가운데 압도적으로 꼴찌다. 삼성 타자 중 타점 10위 안에 드는 선수는 러프(8위) 한 명뿐이다. 하지만 러프의 득점권 타율 역시 0.281로 저조한 편에 속한다. 삼성의 투수진은 생각보다 잘 던지고 있다. 14개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평균 5.76실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타선이 평균 4.26득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14경기에서 8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있는 박해민과 김상수는 최근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 박해민은 출루율을 끌어올리며 9개의 도루로 어느새 도루 1위에 올랐다. 김상수는 5개의 홈런으로 러프에 이어 팀내 홈런 2위다.

해결책은?

문제는 중심타선이다. 구자욱이 허리부상으로 지난 6일부터 라인업에서 빠져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구자욱이지만 돌아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자욱이 빠진 3번 타자 자리는 이원석이 채웠다. 이원석은 현재 0.272의 타율과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최근 성적은 아쉽다. 원래 6번 타자에 더 익숙한 이원석은 3번 타자로 출장한 뒤 타점을 뽑아내야 된다는 생각에 스윙이 커지며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자욱이 돌아온다면 5번이나 6번 타자에 배치되어 부담감을 떨쳐내고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러프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삼성에서 유일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몰아치는 능력이 뛰어나 3번이나 한 경기 2개 홈런을 때려냈다. 팀의 4번 타자인 러프가 득점권 찬스에서 조금 더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많은 타점을 생산해야 한다.

시즌 초반엔 강민호가 5번 타자에 많이 배치됐지만 저조한 타격감 때문에 하위타선으로 내려갔다. 최근엔 배영섭과 김헌곤이 번갈아 5번 타자에 배치되고 있다. 배영섭은 0.264의 타율과 23안타 7타점을 기록하고 있고, 김헌곤은 0.351의 타율과 39안타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헌곤은 안타 4위 타율 6위에 랭크되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 두 선수는 클린업트리오보다는 테이블세터나 하위타선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삼성 타선에서 한방을 쳐줄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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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박한이에게 보다 많은 출장이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삼성에게는 결정적일 때 타점을 뽑아낼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의 타선에선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러프뿐이다. 구자욱이 돌아오면 그나마 나아지겠지만 5번 타순에 배치될 선수를 찾아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2군에 있는 박한이다. 박한이는 한 주 동안 5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지만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김한수 감독이 박한이에게만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한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7개의 우승반지를 가지고 있고, 은퇴 후 삼성의 영구결번 얘기까지 나오는 선수다. 파워는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타 생산 능력은 여전하다. 팀이 어려울 때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박한이에게 좀 더 많은 출장이 주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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