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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오픈 테니스] 끝나지 않은 정현의 여정, 결승 진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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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정현(21, 한체대, 사진)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8강을 넘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정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6, 미국)을 세트스코어 3-0(6-4 7-6<5> 6-3)으로 꺾었다. 8강에서 맞닥뜨린 상대로는 비교적 낮은 순위인 97위였으나 정현은 방심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정현은 이미 한국 테니스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전까지 한국인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에서 이형택(42)이 16강 대진에 이름을 올렸다. 1996년생인 정현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모자라 한두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이 놀랍다. 가히 '한국 최고의 테니스 선수'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모자람이 없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유망주' 정현은 이듬해부터 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2016 시즌 복부 부상으로 인해 4개월을 쉬었다. 그 기간 동안 유연성과 근력을 향상시키는 트레이닝에 집중했고, 일본의 명코치 고우라 다케시를 초빙해 1주간 서브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은 포핸드 스트로크 또한 그립부터 다시 배웠다. 쉬는 동안 랭킹은 145위까지 떨어졌지만, "부상 때문에 본의 아니게 휴식기를 가졌는데 오히려 그 시간에 더 단단해졌음을 느꼈다"고 말할 만큼 그에게 값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부활했다. 정현은 지난해 5월 BMW오픈 4강, 프랑스오픈 3회전 등으로 사상 첫 톱 50 진입(44위)에 성공하더니 11월에는 넥스트젠파이널스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ATP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스타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그의 활약에 한국은 물론 세계 테니스계가 'Chung'(정현의 성 '정'의 영문 등록명)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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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ATP 홈페이지 최신 기사 목록에 정현 관련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과연 정현이 이번 대회 결승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정현은 로저 페더러(36, 스위스, 2위)와 26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호주오픈 5회를 포함해 그랜드슬램에서만 19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페더러는 어느 누구를 상대하든 우위를 점하는 선수다. 서브, 스트로크, 발리, 경기운영 등 무엇 하나 부족한 면이 없는 '미스터 퍼펙트'다. 하지만 정현은 이미 이번 대회 3회전(32강)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0 독일), 16강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0, 세르비아, 14위)를 꺾었다. 못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현 기세를 이어간다면 다시 한 번 대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서브 구속이 최고 시속 200km에 육박하고 리턴 능력이 수준급에 도달해 있는 정현의 최대 강점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상대를 물고 끈질기게 늘어지는 지구력이다. 여기에 2017 ATP가 선정한 '올해의 지도자' 네빌 고드윈(43 남아프리카공화국) 코치를 영입해 기존 손승리(43) 코치와 함께 심리,전략적인 부분에서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러 가지 긍정요인들이 겹친 덕분에 약점이 많았던 정현은 근 2년 만에 무수히 많은 강점을 지닌 선수로 변모했다.

정현은 단식 4강 진출로 88만 호주달러(약 7억5600만 원)의 상금과 720점의 랭킹포인트를 확보했다.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만 해도 200만 호주달러(약 17억1800만 원)를 받게 되고, 우승 상금은 400만 호주달러(약 34억5000만 원)에 이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정현이 벌어들인 총상금이 170만9608달러(약 18억32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액수다.

이제부터는 보너스 게임이다. 한국에 때 아닌 테니스 열풍을 선사한 정현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요일에 뵐게요." 정현은 준결승 경기에도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정현이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일본의 니시코리 케이가 2014년 US오픈 준우승).

■ 정현의 한국어 인터뷰 영상(8강전 직후 온코트) 3분 55초부터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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