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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손연재’ 김채운, 러시아서 AG 준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한국 리듬체조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손연재(23 연세대)의 결선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 후 결선에 오른 선수조차 손연재가 유일했다. ‘포스트 손연재’ 찾기에 나선 한국 리듬체조에 기대주가 등장했다. 세종고 김채운(17)은 시니어 데뷔 첫 해였던 올해 세 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은 물론 국내에서 치러진 모든 대회에서 1위를 석권하며 새로운 리듬체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채운은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10월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전4기였다. 2014년 전국체전부터 지난해까지 은메달에 그쳤던 김채운은 올 시즌 상승세를 체전까지 이어갔다. 후프(17.100), 볼(15.400), 곤봉(15.300), 리본(15.350) 점수를 합친 총점 63.150점. 김채운은 고등부와 일반부를 통틀어 유일하게 총점 60점의 벽을 넘었다.

당초 김채운의 2017년 목표는 나서는 대회에서 한 종목이라도 17점을 받는 것이었다. 평균 17점 이상이 나와야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올해 성적은 4종목 평균 15~17점에 머물렀다. 김채운은 올 겨울 러시아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치러 4종목 모두 17점대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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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시니어 티가 나기 시작한 김채운. 1년 새 키는 5cm가 자랐고, 연기력 또한 농익었다는 평가다. [사진=선수 제공]


압도적인 성적을 낸 유망주지만 김채운의 리듬체조 입문은 또래보다 늦었다. 리듬체조의 경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나, 김채운은 생활체육으로 리듬체조를 즐기던 사촌동생을 구경하러 갔다가 마침 적성을 찾았다. 때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재능만큼은 독보적이었다. 선수등록 1년 만에 청소년 대표로 발탁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채운이 짧은 기간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비결은 ‘자기조절능력’에 있었다. 자기 관리가 중요하지 않은 운동이 어디있겠냐만은 더욱 철저하고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운동이 바로 리듬체조다. 특히 먹는 것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체중 관리를 위해 가족들과 외식을 나가도 차 안에 있거나 밖에서 기다리겠다며 단호하게 말하는 김채운 때문에 같이 가자고 한 가족들이 되려 미안해 할 정도란다.

손연재의 뒤를 이을 리듬체조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어마어마한 전지훈련 비용 때문이다. 리듬체조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협회 차원에서의 지원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후원금 모금을 위해 김채운의 부친 김경호 씨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는 “정유라 사태 이후 체육계에서 협회가 아닌 선수 개인에 대한 지원은 거의 끊겼다고 보면 된다. 지원도 지원이지만 멀리 봐서는 훈련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채운은 2일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전국체전 출전 때문에 내년 시즌 준비가 다소 늦어졌다. 러시아 선수촌 노보고르스크에서 앞으로 약 4달 간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노보고르스크는 알리나 카나예바,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마르가리타 마문과 같은 세계적인 올림픽 스타들을 배출한 곳이다. 손연재 역시 이곳에서 훈련하며 런던과 리우 올림픽을 준비한 바 있다.

특유의 성실성을 인정받아 노보고르스크에 입성한 김채운. 지난해 러시아 전지훈련 후 그야말로 ‘폭풍성장’한 모습을 이미 올 시즌 성적으로 보여줬기에 이번 겨울 역시 기대감이 남다르다. 어쩌면 내년 여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김채운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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