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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지던츠컵에선 왜 코스를 자꾸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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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내셔널 1번 홀 주변으로 대현 스탠드가 서 있다.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미국과 인터내셔널이 겨루는 팀 매치 프레지던츠컵은 대체로 대회장을 개조해서 운영한다. 대체 왜 굳이 그렇게 하는 것일까?

지난 2015년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앞두고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는 2년 전부터 코스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그곳은 18홀 토너먼트의 멀쩡한 코스여서 홀 흐름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그린 18개를 뜯어고치고 코스를 군데군데 손봤다.

당시 설계의 거장인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자신이 공들여 만든 토너먼트 코스를 스스로의 손으로 뜯어 고쳤다. 그 이유는 ‘팀 매치 플레이’이기 때문이었다. 누가 이겨서 상금을 타는 게 아니라 멋진 골프 승부를 보이는 게 더 중요한 ‘프레지던츠컵’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은 승부의 60퍼센트가 결정되는 14~16번 홀에서 선수들이 과감한 승부를 걸도록 코스를 바꿨다. 종전까지 전장 361야드에 2개의 페어웨이가 있던 14번 홀은 페어웨이를 한 개로 합치고, 장타자가 과감하게 티 샷을 그린에 올릴 수 있도록 티박스에서 그린까지의 길이를 300야드로 줄이는 드라이버블 파4 홀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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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잭니클라우스 14번 홀은 선수들의 원온 시도를 가능하도록 짧게 고쳤다.


572야드의 파5 홀인 15번 홀도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도록 티박스를 앞으로 당기고, 굴곡이 심했던 그린을 평탄하게 만들어 정확하게 그린에 올린 공이 달아나지 않도록 조성했다. 477야드의 파4, 16번 홀도 숏 아이언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게 거리를 당겼다. 그린은 18개를 모두 새롭게 했다. 대체로 구겨진 부분을 폈다. 니클라우스의 설명이 이랬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한 그린에 4개의 홀을 꽂을 자리만 있으면 되지만 프레지던츠컵은 6개 이상의 자리가 필요하다. 다이내믹한 승부를 위한 그린은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다르다.”

지난 1998년에 호주 빅토리아의 36홀 규모 로열맬버른골프클럽에서 처음으로 프레지던츠컵을 열 때 주최측은 합성된 컴포지트(Composite)코스를 만들었다. 당시 동서 코스가 중간에 고속 도로를 지나기 때문에 대회의 집중도를 높이고 안전을 위해 서코스 13개 홀을 중심으로 하되 동코스 5개 홀을 합쳐서 대회를 개최했다. 이후로 2011년 대회에서도 홀을 섞어서 치렀다.

2년 전 송도 JNGCK와 마찬가지로 올해 개최지인 리버티내셔널 역시 매립지에 만들었다. 밥 컵과 톰 카이트가 공동 설계해 2006년에 개장했다. 항구에 가까운 홀들은 벤트그라스의 페어웨이 옆으로 물결치는 러프의 긴 페스큐가 링크스 느낌을 자아낸다. 그린은 파인허스트에서 특징적인 솥뚜껑 그린이 대체로 많다.

해안에서 멀어지면 마치 깊은 정원에 와 있는 듯 푸르고 깔끔한 러프와 옮겨다 심은 5000그루의 아름드리 참나무와 단풍나무, 상록수들이 하늘로 가지를 뻗친다. 두 설계가는 긴 홀들의 경우 맞바람이 불도록 방향을 잡았다. 두 홀은 의도적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염두에 두고 배치했다. 물론 다른 몇몇 홀에서도 여신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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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스 스타일의 14번 홀은 원래는 18번 홀이었으나 매치 포맷을 위해 변경됐다.


공들여 조성한 이 코스는 한 때 고난을 겪었다. 개장 3년 뒤인 2009년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바클레이스챔피언십을 처음 열었는데 경기를 마친 뒤에 선수와 관계자들에게서 코스가 어이없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또한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이곳이 최악의 PGA투어 개최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에 다시 바클레이스를 개최해야 하는 PGA투어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 결과 2010년에 스티브 웬슬로프가 이끄는 PGA투어의 디자인 팀이 코스의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렇다고 전면적인 리모델링은 불가능했다. 그린 옆의 둔덕을 낮춘다거나 카트 도로를 옮기고 페어웨이의 잔디를 깎는 라인을 재설정하는 정도였다. 그린 3곳은 슬로프를 완화하기 위해 완전히 다시 만들었고, 아홉 곳은 굴곡을 부드럽게 다듬었다. 페어웨이벙커 두 개를 새로 추가했고, 여섯 개는 제거하는 정도의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 코스는 4년 전의 바클레이스 때와 똑같지만 크게 달라진 게 있다. 레이아웃의 순서가 바뀌었다. 원인은 매치플레이 경기방식 때문이었다. 초창기 대회장인 로버트트렌트존스골프클럽에서부터 TPC하딩파크, 작년 라이더컵이 열린 헤이즐틴까지 팀매치에서는 거의 어김없이 코스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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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내셔널 마지막 홀은 자유의 여신상을 향하는 파3 홀로 끝난다.


이에 따라 첫 홀은 5번 홀에서 시작한다. 6번 홀은 2번 홀이 되고, 이렇게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관계자들은 홀의 순서를 조정한 이유는 기존의 마무리 홀들이 대부분의 매치에서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홀들 주변으로 큰 돈을 후원하는 기업 텐트에서 플레이를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게 주된 이유다.

기존의 마지막 홀은 14번 홀이 되고, 마지막 네 홀은 기존의 1~4번이 맡게 되는데, 400야드에 못 미치는 두 개의 파4 홀과 리모델링 때 전혀 손을 대지 않은 두 개의 파3 홀로 구성되어 있다. 파3인 16번 홀은 자유의 여신상을 정면으로 향한다.

마지막 홀은 오거스타내셔널의 파3 12번 홀을 벤치마킹 했다는 파3 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면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는데, 티잉그라운드 위 언덕에 자리 잡은 갤러리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승부가 치열하게 펼쳐져 마지막 홀까지 간다면 아이언 티 샷 경쟁이 승부를 가르게 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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