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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판 추성훈' 정상은의 아시아탁구선수권 준우승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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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이 16일 끝난 아시아탁구선수권에서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국제탁구연맹 더핑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준우승을 했는데도 '쾌거'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충분했다. 워낙에 최강 중국의 아성이 높은 탁구라는 종목이었고, 또 세계챔피언 마롱(중국)과 '일본의 뉴에이스' 니와 코키 등을 격파하며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선수권 남자단식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정상은(27 삼성생명)이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단식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정상은은 16일 저녁 중국 우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경기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판젠동(세계 2위)에게 0-3(5-11, 5-11-8-11)로 패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 5-7로 뒤지다 8-8을 만드는 등 또 한번 대역전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수가 없기로 유명한 판젠동의 벽에 막혔다.

침체에 빠진 한국탁구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쾌거라는 정상은의 투혼은 결승에 오르는 과정이었다. 32강에서 세계 1위인 마롱을 꺾는 기염을 통했고, 이후 16강에서 홍콩의 강자 장티아니, 8강과 4강에서는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 4강전 니와 등 세계적인 강호를 차례로 격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007년 오상은이 4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정상은은 '탁구판 추성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중국 지린성 옌볜 조전족 자치주에서 태어난 재중동포 2세다. 지린성에서 어려서부터 '탁구천재'로 이름을 날렸으나 선수층이 두터운 중국탁구계는 조선족 유망주를 후원하지 않았다. 이에 2005년 한국으로 와 동인천고에 진학하며 국적을 한국으로 바꿨다. 그리고 17세인 2007년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에서 한국 최초로 남자단식을 제패하는 신기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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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출신으로 주니어시절부터 큰 기대를 모은 정상은은 최근 국제대회보다는 국내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끌 때의 모습. [사진=더핑퐁]


하지만 한국에서는 또 다른 차별이 있었다. 대한탁구협회는 추천선수로는 정상은을 발탁하지 않았다.대표선발전에서 자기실력으로 태극마크를 따야만 했다. 각종 국제대회 파견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있었다. 여기에 마음이 내켜야 열심히 하는 정상은의 운동스타일도 구설에 올랐다. 기술, 체력, 집중력 등 최고의 요건을 갖췄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연습량이 줄었다. 그래서 기복이 심하다는 평을 받았다.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해 국제대회보다는 국내대회에서 호성적을 내온 정상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철승 삼성생명 감독에게 전화를 해 "제대로 마음을 잡고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보란듯이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오르는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리우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탁구는 이번 정상은 쾌거에 크게 자극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승 감독은 "(정)상은이의 투혼에 감사한다. 소속팀 지도자로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낸 정상은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부상 등의 이유로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세계랭킹에서 빠져 있는 정상은은 1차 목표가 2018 아시안게임이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코리아오픈, 세계선수권 등에서 상위입상을 노린 후 하반기 각종 오픈대회에 출전하며 최대한 세계랭킹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남녀단체전과 남녀복식, 혼합복식, 남자단식 등 6개 종목을 석권했다. 여자단식만 '일본의 10대 소녀' 히라노 미우에게 내줬다. 한국은 정상은의 은메달과 함께 남자단체전 은메달, 여자단체전 동메달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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