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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틀리스트, ‘V 혹은 X’ 속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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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V 혹은 X를 캠페인으로 내건 8일 타이틀리스트 기자간담회. [사진=타이틀리스트]


[헤럴드 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양자택일을 묻는 심리는 단호함에서 나온다. 답변을 하는 이에게 둘 중 하나의 선택지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볼 브랜드 중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그렇게 묻는다면 자신감이 충분히 있거나, 혹은 쫓기는 심리가 반영됐다 볼 수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최고인 대표적인 볼 브랜드 타이틀리스트가 8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장에는 미국 본사의 메리 루 본 볼 총괄 사장과 빌 모건 R&D 수석 부사장이 자리했다. 이들은 9세대 프로(Pro)V1과 프로V1x를 발표하면서 새 모델의 탄생배경과 과정을 소개하며,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골퍼의 선택은 V 혹은 X냐’를 묻는 도발적인 홍보 캠페인으로 드러냈다.

2000년 프로V1이 투어에 혁신을 가져온 뒤 2년 주기로 내놓아 올해로 9세대가 된 타이틀리스트 볼 신형 버전이 내세운 특장점은 세 가지다. 첫째, 진화된 코어 디자인에서 비롯된 역대 최고의 비거리, 둘째, 새로운 공기역학 딤플 디자인으로 완성된 더욱 일관된 볼 비행, 셋째, 강화된 자체 생산 설비로 더욱 정교해진 제품력이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2.0 ZG 프로세스 코어는 롱게임에서 스핀량은 낮추고 볼 스피드를 증가시키는 설계로 V1 역사상 가장 긴 비거리를 제공한다. V1의 딤플수 352개, V1x는 328개는 동일하지만 딤플 크기와 배열을 달리해 각각 5가지에서 4가지로, 7가지에서 5가지로 줄였다. 모형 틀까지 자체 생산 관리하는 방식으로 타이틀리스트 제품 생산의 전문성과 순도를 높였다는 게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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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루본 타이틀리스트 볼 부문 사장(왼쪽)과 빌 모건 R&D 부사장.


빌 모건 부사장은 “더욱 일관된 볼 비행으로 더 작은 윈도우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윈도우(Window)란 볼 궤도가 최고점에 이르는 구간의 창을 말하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일관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윈도우를 받아들일 정도로 시장은 녹록치 않다. 타 브랜드는 컴프레션을 줄인 소프트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산 커크랜드 볼이 프로V1보다 절반이나 저렴하게 할인점 코스트코에서 매진 사례를 겪는다. 루 본 사장은 이를 충분히 인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양하다. 그런 볼들이 나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환영한다. 하지만 골퍼들이 사용하면서 어떤 볼이 좋은지 알면 최종적인 선택은 타이틀리스트의 V 혹은 X일 것이다.”

타이틀리스트가 18년에 걸쳐 9세대의 프로V1(V1x)만을 고집하는 건 이유가 있다. 결국 골프선수들의 선택이 고수 아마추어를 거쳐 일반 골퍼들에게 이르는 일종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처럼 영향을 주리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0년 10월 PGA투어 인벤시스클래식에서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다. 대회 우승자를 포함한 47명의 선수들이 시즌 중간에 프로V1로 바꾸었다. 이는 골프 역사상 한 번에 가장 많은 선수들이 용품을 바꾼 대회로 기록되고, ‘골프업계를 뒤흔든 골프볼’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런 투어와 소비자의 호응으로 프로V1은 예정보다 3개월 이른 2000년 12월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게 타이틀리스트 성공 신화의 서막이었다.

강렬했던 성공의 기억이 18년 9세대까지 이르렀다. 10세대에도 똑같은 캠페인을 내걸 수는 없을 것이다. 타이틀리스트 내에서도 프로V1, V1x 모델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의 1등’이라는 자신감이 유지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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