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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아기호랑이' 이종현, '두목호랑이' 이승현에 판정승
* 5일 경기결과

울산 모비스 피버스(19승 18패 5위) 73-61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23승 14패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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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의 새 기둥 이종현. [사진=KBL]


치열한 골밑 싸움... 모비스 판정승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의 골밑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특히나 두 명의 외국선수가 모두 정통 빅맨이 아닌 양 팀은 '아기호랑이' 이종현과 '두목호랑이' 이승현을 내세워 골밑대결을 펼쳐 흥미로웠습니다. 결과는 이종현의 모비스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종현은 공격에서는 7득점에 그쳤지만, 수비에서 블록슛 5개를 기록하는 등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게다가 양 팀 최다인 1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모비스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냈습니다. 게다가 더욱 고무적인 것은 6개의 어시스트인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아주 가파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본인의 공격만이 아닌 팀을 살리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도 가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종현의 활약과 더불어 언더사이즈 빅맨인 에릭 와이즈(17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활약도 쏠쏠했습니다. 와이즈는 화려하진 않지만 골밑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해내며 순도 높은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이종현의 성장세와 와이즈의 꾸준함으로 모비스의 복잡했던 골밑이 교통정리가 되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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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5개를 포함해 18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끈 전준범. [사진=KBL]


10개 터진 3점포 승리 원동력

모비스는 오늘 총 10개의 3점포를 터뜨리며 쉽게 게임을 가져갔습니다. 성공률도 50%(10/20)로 아주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죠. 반대로 오리온은 다양한 슈터 라인업을 보유하고도 외곽슛이 침묵한 점이 아쉽습니다. 불과 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고 성공률 또한 13%(2/16)로 매우 저조했습니다. 결정적일 때 2~3방의 외곽포 지원만 있었더라도 경기는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비스는 특히 오늘 전준범(18득점 3점슛 5개 3어시스트)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그 동안 기복이 심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올시즌 들어 슛의 기복을 줄이며 단점을 극복해내고 있습니다. 사실 전준범의 이 같은 활약도 이종현의 성장세와 연결이 됩니다. 전준범은 소위 '받아 먹는 슛'을 쏘는 '스팟 업 슈터'입니다. 그런데 그 '받아 먹는' 공의 출처가 골밑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슈터로서 더욱 편안한 슛을 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종현이 골밑에서 수비수들을 모아주고 전준범에게 공을 빼주니, 전준범으로서는 훨씬 편안한 슈팅을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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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업 공격 능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낸 최진수. [사진=뉴시스]


높이 우위 살리지 못한 오리온

오리온은 장재석을 제외하면 정통센터가 없지만 내외곽을 겸비한 장신 포워드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반면 모비스는 이종현을 제외하면 2m 이상의 선수가 없기에 오리온이 높이의 우위를 갖고 있었죠. 하지만 이승현(5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이종현을 상대로 수비에서는 괜찮았으나 공격에서 아쉬움이 드러났고, 최진수(13득점 5리바운드) 역시 매치업 상대가 상대적으로 높이와 웨이트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준범이었음에도 포스트업 공략 등을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애런 헤인즈(20득점 4리바운드)도 언더사이즈 빅맨인 와이즈를 상대로 크게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죠. 오리온은 헤인즈로부터 파생되는 공격력이 강점인데, 그 강점이 이날 경기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헤인즈는 개인기에 의존하려 했습니다. 꾸역꾸역 20점을 해냈지만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번의 야투 시도가 있었고, 그 중 절반은 공격에 실패했습니다. 물론 50%라는 야투율은 높은 수치이지만 그간 보여줬던 헤인즈의 파괴력과 효율성을 생각해보면 다소 무리한 공격이 많았다고 봅니다.

이승현과 최진수 등 신장의 우위를 가져오는 장신 포워드들은 포스트 공격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도 덜어낼 수 있고, 헤인즈 역시 훨씬 편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곽포가 살아나지 못했던 점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모비스의 경우 이종현이 골밑으로 수비를 몰아 외곽 찬스가 많이 났던 것과 달리 오리온은 헤인즈의 골밑 돌파 외에는 수비를 안쪽으로 모아주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에 쫓기거나 터프샷으로 3점슛을 쏘는 상황이 많아졌고, 이는 3점슛 2개 성공(13%)라는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Man Of Match - 울산 모비스 이종현

7득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5블록슛 2스틸. 데뷔한 지 5경기를 치른 신인의 기록입니다. 득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베테랑(?) 빅맨 수비수인 선배 이승현을 상대로 골밑에서 올린 순도 높은 득점임을 감안하면 제 몫을 다 했다고 봅니다. 게다가 6개의 어시스트는 5경기만에 팀플레이에 확실하게 녹아들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모비스는 내외곽의 조화가 좋아졌고, 이날 승리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5개의 블록슛과 2개의 스틸 또한 그가 수비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금주의 빅 매치(2월 둘째 주)

# 서울 삼성 썬더스(25승 11패 1위) vs 안양 KGC 인삼공사(25승 11패 1위) -2월 8일(수) 19:00


동공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KGC의 대결입니다. 삼성은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주춤했던 경기력이 다시금 올라오고 있고, KGC는 반대로 연승행진이 끊기며 다소 주춤한 상황입니다. 양 팀 5라운드 첫 대결부터 리그 1위의 지각변동을 볼 수 있는 게임이라 아주 흥미롭습니다.

KGC는 3라운드까지 전 구단을 모두 이겼지만 삼성 한 팀을 이기지 못했다가 4라운드에 들어 삼성에게 승리하며 전 구단 상대 승리와 리그 1위를 가져갔습니다.

삼성의 경우 올시즌 홈에서 단 3패에 불과하지만 최근 홈 4연전에서 2승 2패로 홈 패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경기가 KGC 전이었는데, 삼성이 지난 홈 패배를 설욕하며 단독 1위 탈환을 할 수 있을지, KGC가 단독 1위로 다시 올라갈 지 기대가 되는 경기입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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