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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고기도 먹어본 X이 먹는다' KGC 이정현 '에이스의 품격'
*30일 경기결과

안양 KGC 인삼공사(10승 4패 3위) 80-75 창원 LG 세이커스(5승 9패 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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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버팀목 제임스 메이스, 그는 27득점 11리바운드 11실책으로 '보기 드문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트윈타워 vs 트윈타워

오늘 대결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트윈타워의 맞대결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교체선수로 등장해서 매 경기 더블더블급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LG의 제임스 메이스, 그리고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역시 더블더블급 플레이를 펼치는 데이비드 사이먼의 대결이 있죠. 여기에 토종센터의 자존심인 LG 김종규와 KGC 오세근의 일합도 눈에 띄었습니다. 네 선수의 골밑 대결만 놓고 본다면 LG가 골밑에서 존재감을 더 드러냈습니다. 특히 김종규는 24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부상에서 완벽히 돌아온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1쿼터에만 14득점을 올리며 본인의 한 쿼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경기 초반 KGC는 이전까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김종규를 예상했는지 사이먼을 빼고 키퍼 사익스를 선발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의 오산이었을까요. 보란듯이 김종규가 골밑을 휘저은 것입니다. KGC는 뒤늦게 사이먼을 투입시키며 골밑을 강화했습니다. 김종규의 초반 활약이 외국선수 한 명의 부재를 메우며 마지막까지 경기를 박빙으로 끌고간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이스 혼자서 40분을 뛰기엔 무리가 있었죠. 메이스는 11개의 실책을 범하며 승부처에서 5반칙까지 당해 끝내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메이스는 27득점 11리바운드에 11개의 실책을 더해 '이상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고 말았습니다. 가정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겠지만 '만약 메이스의 실책이 반만 줄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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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의 에이스 이정현. [사진=KBL]


'이 구역의 에이스는 바로 나'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 이정현

LG가 메이스의 실책으로 자멸했다면 상대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바꾼 것은 바로 KGC의 에이스 이정현입니다. KGC는 리그에서 보기 드문 국내선수 에이스가 존재합니다. 외국선수보다 많은 옵션을 부여받는 이정현이 있죠. '고기도 먹어본 X이 먹을 줄 안다'고 이정현이 클러치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4쿼터에만 개인득점(22점)의 절반이 넘는 15득점을 집중했습니다. 박빙을 오가던 4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과 자유투로 승부를 결정지었죠.

물론 KGC에는 이정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정현 때문에 타팀보다 외국선수 의존도가 훨씬 낮습니다. 이날도 이정현 외에 10득점 이상 올린 선수가 4명(사이먼, 사익스, 오세근, 김민욱)이나 됩니다. 반면 LG는 김종규와 메이스가 51득점 22리바운드를 합작했는데, 두 선수 외에 10점을 넘긴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김영환과 기승호 등 내외곽을 오가는 선수들이 좀 더 분발하고, 기복을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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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득점 4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된 키퍼 사익스. [사진=KBL]


앞선 싸움에서 완승 거둔 KGC, LG에겐 숙제

골밑 대결에서 LG가 우위를 가졌지만 앞선 대결에서는 KGC가 완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지적받던 포인트가드의 부재 이야기가 지금도 경기를 치를 때마다 나옵니다. 이날도 이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죠. LG는 정성우(2득점), 양우섭(7득점), 정창영(5득점) 셋이 번갈아 나오며 사익스를 견제했습니다. 하지만 세 선수가 합친 득점이 사익스 한 명이 올린 득점(15득점)에 못 미쳤습니다. 내년에 김시래가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그 전까지 매번 이런 경기력으로 간다면 이미 상위권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익스는 점점 한국농구에 녹아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개인기에 의존한 득점이 주를 이루지만 빠른 손과 발을 이용한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도하고, 속공 등에서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4라운드 이후는 외국선수의 출전시간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위력을 배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an Of Match - 이정현(안양 KGC)

4쿼터에서 15득점을 쏟아부으며 박빙의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정현은 이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료 40초 전까지도 예측이 안 되던 경기의 향방을 그가 결정지은 것이죠. MOM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금주의 빅매치(12월 첫째주)

12월 4일 (일) 14:00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10승 3패 2위) vs 서울 삼성 썬더스(11승 3패 1위) (고양체육관)


11월 30일 경기로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삼성 1위). 당연히 이 경기에서 다시 양 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삼성이 웃었습니다. 오리온은 현재까지 홈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삼성이 원정팀의 무덤 고양체육관에서도 오리온을 한 번 더 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정리=배성문 기자(헤럴드경제 스포츠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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