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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41) 콩나물과 콩나무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 정채봉 시인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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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과 콩나무


들판으로 간 국화는 들국화가 되어 철철이 대지를 수놓고 온실로 간 국화는 화병에 꽂히거나 장례식장을 장식합니다. 담벼락을 따라 심어진 장미는 넝쿨이 되어 오가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계절의 여왕이 되지만 온실로 간 장미는 꽃다발이 되고 화분이 됩니다. 무엇이 더 가치 있다 말하기 어렵지만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삶을 지속하는 존재와 관찰과 배려의 대상이 되는 존재의 차이는 크다면 너무도 큰 차이입니다.

정채봉 님의 시 ‘콩 씨네 자녀 교육’은 자녀 교육에 지침이 되는 맛깔스러운 글로 교육이 ‘서비스 산업’이 되어버린 이즈음의 세태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어떤 교육이든 교육이 서비스의 영역이 되면서, 거칠고 투박한 것을 꼭꼭 씹어 삼켜 버릇해서 소화력을 키우기보다 부드럽고 맛있는 것만을 먹기 좋게 보기 좋게 만들어 먹입니다. 결과는 건강이 아니라 비만 혹은 소화력의 상실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골프도 요령이나 결과적인 모양을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라 혼자서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뿐이고 저 홀로 ‘긴~ 반복의 터널’을 지난 자만이 드넓은 잔디 위에 당당히 설 수 있을 터인데 마음골프학교는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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