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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가의 추락’ 수원 삼성, 이대로면 팬들도 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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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잘 못하면 팬들도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 [사진=OSEN]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까지 이제 3R가 남았다.(34R부터 그룹A, B로 나뉜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수원 삼성(이하 수원)은 7승 14무 9패로 리그 9위를 달리고 있다. 상위 스플릿 마지막 노선인 6위와의 승점 차는 현재(9.19) 6점 차. 시즌 전 주전 선수의 대거 이탈로 수원의 부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이 정도의 추락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시즌 내내 보여준 문제점이 지난 전북 현대와의 30R 경기에도 그대로 또 드러났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전반과 후반의 경기 내용이 완전히 달랐다. ‘염기훈-권창훈’이라는 차포를 떼고 나온 수원은 리그 선두 전북을 상대로 전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점유율도 51%를 차지할 정도였다. 전북이 내려앉아서 경기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수원은 전반 44분 조나탄의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에 성공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성환이 퇴장당하면서 수원은 수적 우세를 가져왔다. 전북의 무패 행진을 29경기에서 끊을 기회가 수원의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수원은 굴러온 떡을 스스로 차고 말았다. 전북은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며 단순한 공격 루트로 수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수원은 이에 수비 라인을 내렸다. 결국, 레오나르도에서 프리킥 한 방으로 실점했다. 게다가 이종성의 퇴장으로 추격의 불씨마저 스스로 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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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오른쪽)이 무리한 태클로 전북전 퇴장당했다. [사진=OSEN]


리그 2위 FC서울의 전북전 1-3으로 패배와 수원의 최근 행보를 고려해보면 1-1 무승부가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경기 내적 상황만 판단해보면 수원은 충분히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수원은 소극적이었다. 한 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 막판 골을 내주는 경기가 많았다. 한 골을 넣으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매번 수비 라인을 내리거나 공격수를 줄이고 수비수를 늘렸다. 하지만, 매번 이러한 전술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경기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김신욱의 머리가 위협된다면 전방에서부터 김신욱으로 가는 패스 줄기를 미리 끊었어야 했다. 게다가 수적으로 우세했던 수원이었기 때문에 이날 전술은 더욱 아쉬움이 따른다.

수원의 교체 타이밍도 아쉬웠다. 전북은 한 골을 내주자 재빨리 공격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그 카드(김신욱)가 수원을 위협했고, 동점에 성공했다. 수원은 동점골은 내주자 그제야 교체를 감행했다. 이종성이 경고를 갖고 있어 중원에서의 싸움이 부담됐다. 그를 대신해서 조원희를 투입해 다부짐을 기대할 수도 있었지만, 수원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종성은 퇴장을 당했다. 반면 전북은 전반 경고를 받은 장윤호를 빼고 신형민을 투입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그 결과 수비, 중원에서의 단단함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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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정원 감독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의 공격 루트는 매우 단순하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패스 축구를 지향한다. 하지만 수원의 선수를 한 명씩 뜯어보면 패스를 ‘잘’하는 선수가 몇 없다. 공격이 시작되는 수원의 수비수들은 전방으로의 패스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중앙 미드필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공을 측면으로 내주는 것이 대부분. 권창훈이 없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 여기에 측면의 지배자 염기훈마저 빠져 버리면 공격 활로를 찾기 힘들어진다.

지난 시즌 우승을 다퉜던 전북과 라이벌 서울은 리그 1, 2위는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수원’, 이 두 글자의 브랜드 가치는 급하락했다. 수원팬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욕적인 한 시즌이다.

팬들은 “하위 스플릿을 달릴 선수단은 아니지 않냐?”라고 말한다. 서정원 감독의 전술도 다소 아쉽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서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와 맞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K리그 ‘리딩클럽’이었던 수원이 매년 운영비가 축소와 함께 추락하고 있는 상황은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적은 금액 속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내야 한다. 없는 살림에서 알짜를 찾는 것도 구단의 능력이다. 그리고 수원의 축소된 운영비는 여전히 리그 상위권이다. 올시즌 수원은 운영비에 대한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돌아오는 이적 시장을 통해 선수단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남아있는 팬들조차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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