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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훈 "웹닷컴투어의 눈물이 한국오픈 2연패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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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라운드를 앞두고 1번홀 티박스에서 포즈를 취한 이경훈.[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이강래 기자] “하루에 8~9언더파를 몰아치는 선수가 꼭 나오니까 마음이 급해지더라구요. 또 보기가 나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 일쑤였구요”

콧수염을 기른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경훈(25 CJ대한통운)은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 개막을 앞둔 지난 7일 대회장인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기자를 만나 웹닷컴투어의 어려움이 토로했다. 작년 말 웹닷컴투어 Q스쿨을 통과해 풍운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탓인지 많이 위축된 모습이었다.

이경훈은 웹닷컴투어 18개 경기에 나가 톱10엔 한 차례 밖에 들지 못했다. 대신 10번이나 컷오프됐다. 골프를 시작한 후 이런 참담한 성적은 처음이었다. PGA투어 진출이란 풍운의 꿈은 거센 바람에 흔적없이 사라졌다. 결국 이경훈은 시즌상금 5만 8427달러를 획득하는데 그쳐 상금랭킹 7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5위 안에 들면 내년 PGA투어 풀시드를 받을 수 있었으나 못미쳐도 너무 못미쳤다.

이경훈은 “웹닷컴투어는 일본투어(JGTO)에 비해 거리도 짧고 코스 세팅도 평이했다”며 “잘치는 선수들이 너무 많고 몰아치기도 흔하게 나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졌고 무리하게 경기운영을 했다. 이런 어리석음으로 스코어를 망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후회했다. 이경훈은 일본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였으나 미국무대의 강호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만 것이다.

이경훈은 그러나 지난 8개월간 ‘눈물 젖은 빵’을 먹어서 인지 한국오픈이 시작되자 한풀이를 하듯 버디를 쏟아냈다. 첫날 6언더파를 몰아쳐 공동선두에 오른 이경훈은 2,3라운드에서 67-68타를 쳐 1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았고 11일 3타차 완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최진호(32 현대제철)가 8번홀까지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1타차로 추격하자 이경훈은 5~8번홀의 4연속 버디로 응수했다. 결국 추격의 동력이 약해진 최진호가 10~12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팽팽하던 승부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한국오픈을 2년 연속 우승한 선수가 나온 것은 배상문(2008년과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또한 이경훈의 우승 스코어는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우승상금 3억원을 차지한 이경훈은 든든한 실탄을 마련한 채 미국무대에 재도전하게 됐다. 오는 12월 웹닷컴투어 Q스쿨 최종 예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경훈은 “일년간 웹닷컴투어를 뛰는데 1억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며 “이번 한국오픈 우승상금은 PGA투어 재도전을 위한 든든한 밑천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은 "일년간 웹닷컴투어를 뛰면서 샷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이젠 원하는 대로 볼 컨트롤이 가능하다"며 "작년 한국오픈 우승땐 퍼팅으로 막은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우승 때는 샷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플레이가 쉬웠다"며 "웹닷컴투어의 눈물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내년엔 꼭 PGA투어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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