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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타이거 우즈는 나이키 대신 어떤 클럽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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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이키 광고에 등장했던 타이거 우즈.[사진=나이키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나이키의 갑작스런 골프용품시장 철수 발표로 미국 골프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나이키의 클럽과 볼을 사용하던 계약 선수들은 ‘멘붕’ 상태다. 12년째 나이키의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폴 케이시나 올해 나이키와 5년 계약을 한 토니 피나우 같은 선수들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나이키를 대체할 클럽을 찾느라 머릿 속이 복잡하다.

선수들은 그 나마 벌어놓은 돈이 있기에 나은 편이다. 나이키의 클럽과 볼, 골프백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들에 대한 선수들의 동정 발언이 사회관계망(SNS)을 장식하고 있다. 미셸 위는 “나이키가 용품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는 뉴스에 실망했다. 나이키는 나와 빛나는 시절을 함께 했다. 나이키 용품을 만들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로 쏠린다. 그가 복귀 때 어떤 클럽을 들고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즈는 나이키의 골프 비즈니스와 평생을 함께 했다. 1996년 프로전향 때 나이키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뒤 지금까지 한번도 후원사를 바꾸지 않았다. 나이키는 우즈의 눈부신 활약 속에 1998년 골프볼을, 2001년엔 골프클럽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우즈는 이제 골프웨어와 골프화는 계속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겠지만 클럽과 볼은 다른 회사의 제품을 써야 한다.

나이키의 용품시장 철수로 아쿠시네트(타이틀리스트)와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핑 등 4대 메이저 업체가 득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우즈가 이들 업체중 한 곳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추어 시절 타이틀리스트 클럽과 볼을 사용했던 우즈였기에 아쿠시네트와의 계약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하지만 아쿠시네트는 현재 IPO(기업이 최초로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보통 코스닥이나 나스닥 등 주식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것)를 준비중인데다 골프웨어와 골프화(풋조이), 클럽, 볼 등을 함께 묶어 계약하는 걸 선호한다. 우즈와의 계약이 쉽지 않은 이유다. 테일러메이드와 캘러웨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핑 만이 그런 제약에서 자유롭지만 우즈가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는 미국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이키의 용품생산 중단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우즈의 용품 계약은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계약을 이끌어내야 하는 에이전트의 입장에서 당연한 발언이다. 스타인버그는 “20개 정도의 골프용품 회사가 있는데 우즈가 편안하게 느끼는 클럽과 볼을 찾고 있다”며 “휴식과 재활을 병행하며 적당한 클럽메이커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유력하게 떠오르는 회사로 PXG(Parsons Xtreme Golf)를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대디닷컴으로 억만장자가 된 밥 퍼슨스가 설립한 회사로 아이언 클럽 한 개 당 300달러(약 33만원)가 넘는 하이엔드 제품이다. PXG는 의류나 골프화를 생산하지 않고 골프클럽만 만들기 때문에 계약이 간단하다. 또한 우즈와 ‘빅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너가 재력가다. 이미 잭 존슨과 로코 미디에이트, 제임스 한, 크리스티 커, 엘리슨 리, 제리나 필러 등 유명선수들이 사용중이라 신뢰성도 있다. PXG 퍼슨스 회장은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나이키의 용품시장 철수가 발표된 직후 나이키와 관련된 선수들로부터 한시간 안에 30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불혹의 나이가 된 우즈는 나이키의 용품시장 철수로 새로운 빅딜의 기회가 생겼다. 우즈는 1996년 나이키와의 첫 후원 계약 때 4000만 달러(약 445억원)를 받았다. 2001년부터는 연간 2000만 달러(약 222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클럽과 볼, 골프웨어와 골프화를 사용하는 포괄계약이었다. 우즈의 상품가치를 고려할 때 우즈를 잡으려는 클럽메이커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인수해 운영중인 아쿠시네트(타이틀리스트)나 테일러메이드를 매물로 내놓은 아디다스그룹은 우즈에게 빅딜을 제시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PXG가 우즈의 선택으로 좁혀지는 이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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