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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 아닌 유망주 풍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 롯데
롯데 자이언츠(이하 롯데)의 팜을 두텁게 할 유망주들이 2016년 대거 몰려온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창단 이후 롯데는 지역출신 인재들을 보내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 201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부산고 이민호(NC)를 시작으로 개성고 심재민(kt, 2014 드래프트 우선지명), 부경고-동의대 홍성무(kt, 2015 드래프트 우선지명) 등 1차 지명 대상자로 눈여겨 보고 있던 선수들을 내줘야만 했다.

인재 유출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은 유망주 기근에 시달렸다. 1차 지명감으로 마땅한 선수가 없었기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여러 선수를 두고 재는 타 지역 구단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봤던 롯데는 올해를 기약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 2016년, 새해가 떴다. 오랜만에 유망주들이 넘쳐나는 부산 지역 고교 3학년 선수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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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유력한 1차 지명 후보인 부산고 투수 윤성빈. [사진=정아름 기자]


‘시속 150km’ 1차 지명 유력, 부산고 윤성빈

현재 1차 지명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선수는 단연 부산고 우완 윤성빈이다. 2015년 20경기에 출장, 58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195cm-92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윤성빈은 최고 150km의 빠른 직구를 비롯해 낙차 큰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가 주무기다. 청소년 대표팀 투수코치로 윤성빈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대구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하체 밸런스만 잡히면 충분히 150 중반대의 공도 던질 수 있는 선수”라며 윤성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3학년 진학을 앞둔 윤성빈에게 있어서 지난 한 해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투구폼이다. 스리쿼터에 가까운 독특한 투구폼을 자랑했던 윤성빈은 팔이 점차 올라가 이제는 거의 오버핸드 스로에 가깝다. 부산고 박유모 감독은 이에 대해 “특별히 팔을 올리라고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 (윤)성빈이가 스스로 공을 던지며 자신의 폼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팔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부정적인 부분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서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며 투구폼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겨울 윤성빈은 예기치 못하게 발목을 다쳐 동계 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러닝이 부족했던 탓에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음에도 140 중후반대의 직구를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는 러닝과 웨이트 등 체력적인 부분 강화에 초점을 맞춰 몸 관리에 들어갔다.

사실 롯데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부분은 윤성빈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윤성빈은 “아직 메이저리그까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올해 아주 잘 던진다면 가야겠죠?”라며 “일단은 전체 1순위가 목표”라고 담담하게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부산정보고 야구부 창단으로 6개 구단 체제, 각 고교별 유망주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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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 투수 최지광. [사진=정아름 기자]


부산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공동 1위)
우완 원투펀치 윤성빈-최지광, 타선에서는 한기원, 김민수, 이진우 주목


먼저 부산고다. 앞서 살펴본 윤성빈과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최지광 역시 손꼽히는 투수 유망주다. 지난해 20경기 53.2이닝을 소화, 6승 3패 평균자책점 2.69를 마크했다. 175cm-80kg로 체격은 큰 편은 아니나 경기 운영 및 위기 탈출 능력만큼은 탁월하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최고 144km의 빠른 속구를 지닌 우완 최지광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구사하며 이번 동계에서는 몸쪽 제구와 커브 연마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고 부동의 4번 타자 한기원은 우투우타로 181cm-130kg의 거구에서 나오는 배팅파워가 압권이다. 체격에 비해 유연하며, 타격에서의 부드러운 스윙을 자랑하는 한기원은 지난해 20경기 출장, 타율 0.368, 출루율 0.493, 장타율 0.691, 5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1루 거포자원인 한기원은 최근 웨이트를 병행하며 체중 감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한기원의 최고 구속이다. 중학교 시절 이후 마운드에 선 적이 없는 한기원이 지난해 청룡기 때 불펜에서 장난삼아 던진 볼의 스피드는 142km였다.

이미 주목을 받고 있는 세 선수 외에도 우완 김승민의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지난해 경북고가 최충연-박세진-나태환 3학년 트리오의 존재로 전국무대를 호령했던 것을 볼 때 김승민의 성장은 부산고의 전국 제패에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야수 가운데 지켜볼 만한 선수로는 어깨가 좋고 컨택 능력이 뛰어난 3루수 김민수(180cm-82kg, 우우)와 준족으로 타격에 힘이 있는 외야수 이진우(177cm-75kg, 우좌) 등을 꼽을 수 있다. 김민수는 몸집 늘이기에 집중해 탄탄한 체형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는 반면, 이진우는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스타트 연습에 열중하며 겨우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부경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공동 1위)
클린업에서 김상우와 이의석의 한 방 기대


부경고는 저학년 선수들의 투수력에 의존하고 있지만 타선에서는 내야수 김상우와 외야수 이의석의 펀치력은 돋보인다. 먼저, 180cm-100kg의 건장한 체격조건을 갖춘 김상우는 지난해 대통령배 부산 예선에서만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손목 힘이 좋으며 파워가 남다르지만 컨택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상우는 올 겨울 컨택 중심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통해 보완에 나선다.

힘 있는 우타 외야자원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이의석은 지켜볼만한 자원이다. 179cm-94kg의 탄탄한 몸으로 힘 있는 배팅이 강점이다. 다만 발이 느리다는 점이 수비 범위와 주루에서 이의석의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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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투수 손주영. [사진=정아름 기자]


경남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공동 3위)
좌완 듀오 손주영-이승호 성장세 뚜렷, 포수자원에서 문상인 돋보여

라이벌인 부산고가 우완 일색이라면 경남고는 좌완 일색이다. 개성중 출신의 두 왼손투수들이 경남고의 마운드를 양분하고 있다. 먼저, 191cm의 큰 신장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이 매력적인 손주영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구사한다.

지난해 13경기 출장 20이닝을 소화하며 1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60. 좌우 코너 제구력에 자신감을 보이는 손주영은 이번 동계 훈련에서 체인지업 장착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초반 밸런스가 무너져 고생했던 이승호는 지난 시즌 후반 밸런스가 잡히자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롯데기 대회 예선전에서 삼진 17개를 솎아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열린 야구대제전에서는 최고 144km의 공을 뿌리며 모교에 우승컵을 안김과 동시에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이승호는 이 대회에서 전 경기 출장, 1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승호는 “같은 좌완투수인 (손)주영이가 있었기 때문에 발전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며 선의의 경쟁을 계속해서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2014년 고교 진학 후 계속해서 경남고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문상인 역시 상위지명이 유력한 포수 자원이다. 강견으로 송구 능력이 출중하며 투수 리드 역시 일품이다. 지난해 13경기 40타수 11안타 10타점 타율 0.275, 출루율 0.370, 장타율 0.425로 타격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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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고 투수 송후섭. [사진=정아름 기자]


개성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공동 3위)
우완 송후섭, 사이드암 강순식, 좌완 도윤 트리오 활약에 기대


타격에서 제몫을 해주던 3학년 선수들이 빠진 공백을 투수력으로 메워야 할 개성고다. 개성고의 에이스는 우완 송후섭이다. 거제 외포중 출신의 송후섭은 개성고 입학 후 손목 부상으로 1년 유급했기에 1차 지명 대상자는 아니다.

189cm-95kg의 체격조건을 갖춘 송후섭은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1학년부터 실전에 바로 투입됐기에 경기 경험이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젠 부산이 아닌 전국무대에서 본인의 진가를 보여줄 차례다. 큰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질 것이다.

스몰사이즈(175cm-75kg) 사이드암 강순식은 감독의 선택지를 넓혀줄 좋은 카드다. 지난해 봉황대기 1차전에서 깜짝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강순식은 지난해 7경기 28.2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3.4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팔의 힘으로 공을 던지는 스타일상 부상의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강순식은 “근육량 증가와 부상 방지를 위한 투구폼 유연성 기르기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번 동계 계획을 밝혔다.

구속은 130대 중반이지만 볼끝의 움직임과 종속이 좋은 좌완 도윤은 공식전 출전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부산고에서 전학을 결정해 지난해 공식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도윤은 “완급조절을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를 펼치고 싶다”라며 올 시즌 각오를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열린 롯데기에서 1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던 도윤은 올 시즌 투·타 겸업 예정이다.

부산공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공동 3위)
전력에 빨간 불 켜진 부산공고, 긴 부상에서 돌아올 장민재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부산 지역 6개 고교 야구부 가운데 등록 선수가 가장 적었던 부산공고. 3학년 선수들까지 빠져나가며 전력의 무게감이 줄어든 현재 최고 143km의 빠른 직구가 주무기인 우완 장민재가 제몫을 해줘야할 때가 됐다.

2014년 팔꿈치 수술로 1년을 유급한 장민재는 지난해 역시 어깨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오랜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장민재는 올해 3월부터 실전 경기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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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보고 투수/내야수 박성민. [사진=정아름 기자]


부산정보고(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 부산권 6위)
조직력 높인 막내구단, 형님들 놀래 킬 준비에 한창


지난해 본격적으로 리그에 참가한 부산정보고는 주말리그에서 주축이었던 선수들이 전학을 가며 전력에 제대로 구멍이 났다. 2대 감독인 김백만 감독은 부임 이후 새로이 팀 만들기에 나섰고, 8월에 있었던 협회장기 대회 예선 1차전에서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부산정보고의 중심은 주장이자 투수와 1루수를 겸하고 있는 박성민이다. 울산공고에서 부산정보고로 적을 옮긴 우완 김성진 역시 박성민과 더불어 부산정보고 마운드의 한 축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타 지역에 비해 따뜻한 부산. 밀양으로 떠난 부산정보고를 제외한 고교들은 학교 내 연습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새 시즌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시즌이 끝난 겨울은 기량 향상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추운 날씨 속에서의 무리한 훈련은 자칫 부상으로 직결될 수 있기에 코칭스태프들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부산 지역 고교들은 25일부터 시작되는 경남리그를 시작으로 내달 15일 개막하는 천우스포츠배 대회, 충청리그 등에 참가하며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아마야구 새싹들의 봄이 머지 않았다. [헤럴드스포츠=정아름 기자 reummming@unicon.kr]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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