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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동부의 위기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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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부상 이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는 허웅. 동부가 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


■ 1월 2주 UP &DOWN

동부의 위기,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번째 주를 가장 우울하게 보낸 팀은 원주 동부죠. 지난 주 세 경기를 모두 내주며 무릎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김주성의 공백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휴식기 직전까지만 해도 3위를 0.5게임차로 바짝 쫓던 동부였지만, 어느새 5위 전주 KCC에 1.5경기차 뒤진 6위로 주저앉게 됐는데요.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요동치는 중위권 싸움에서 3연패의 여파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게 느껴집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동부는 지난 16일 오리온에 19점차(75-94), 바로 다음날 삼성에게 12점차 대패(69-81)를 당했습니다. 큰 점수차가 충격적일수도 있지만, 사실 공수의 핵 김주성이 빠진 상황에서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오리온과 삼성 모두 높이를 무시할 수 없는 팀들이기 때문이죠. 로드 벤슨은 김주성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력에 편차가 큰 선수입니다. 맥키네스 역시 득점력을 갖춘 스윙맨이지만 제공권 싸움을 주도하기엔 무리가 있죠.

정작 동부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징후는 14일 전자랜드 전 패배(81-85)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날 무려 30득점을 몰아넣은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의 활약이 뛰어났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부가 객관적인 전력상 현재 리그에서 가장 처진 전력을 갖고 있는 전자랜드에게 일격을 당했다는 것은 자칫 향후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전자랜드를 잡지 못한 동부가 앞으로 어떤 팀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이죠.

김주성은 빠르면 1월 말 복귀가 예정되어 있으나, 보통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그만큼 부상 회복 속도가 더디기 마련입니다. 빨리 돌아온다 해도 남은 정규리그 동안 출전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죠. 골밑의 무게감이 약해졌을 경우 앞선 가드들의 외곽 공격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그 정도는 상대 팀도 훤히 알고 있는 수입니다. 실제로 지난 주 두경민-허웅 듀오는 상대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려야 했죠.

확률이 그리 높진 않지만, 7위 kt 입장에서는 동부에게 닥친 악재가 끝까지 투혼을 불태울 동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휴식기 이후 선두 모비스와 LG를 잇따라 잡고 신바람을 낸 kt는 어느덧 3연패에 빠진 동부와의 승차가 5.5게임까지 줄어들었는데요. 동부의 지난주 경기력이라면 kt가 남은 14경기에서 동부보다 6승 이상을 더 거두는 게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닙니다. 당장 이번 주만 봐도 동부를 기다리고 있는 팀이 SK, 모비스, 인삼공사인데, 어느 하나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보이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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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는 마리오(왼쪽)가 잘 해야 한단 '마리오'.


인삼공사, ‘내부의 적’을 물리쳐라

여타 중위권 팀들을 살펴보면 지난 주에는 삼성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3경기를 모두 잡으며 4연승, 다시 한 번 공동 3위까지 차고 올라갔는데요. 사실 냉정히 말하면 대진운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태껏 외곽 득점에 따라 워낙 들쑥날쑥했던 삼성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SK-전자랜드-동부 전 승리는 상승세를 탔다고 평가하기에 그리 좋은 근거가 되지 못할 듯싶습니다. 삼성의 저력은 LG-인삼공사-오리온으로 이어지는 이번주 경기결과를 놓고 봐야 확실히 진단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오히려 지난 주 주목하고 싶은 팀은 안양 KGC인삼공사입니다. 비록 휴식기 이후 첫 경기인 지난 13일 KCC 전을 어이없는 실책으로 놓쳤지만, 이후 SK와 모비스를 잡고 3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일지 모르지만 KCC 전 아쉬운 패배가 선수들의 집중력을 자극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항상 말씀드렸듯 인삼공사의 적은 내부에 있습니다.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인삼공사는 4강 이상의 전력을 갖고 있는데, 시즌 종료 후 받게 될 성적표가 그 이상일지 아닐지는 선수들이 각자 ‘내부의 적’을 얼마나 다스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개성 강한 선수들이 기분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히 팀플레이에 집중한다면 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가장 두려운 상대가 될 것입니다.

지난 15일 SK를 꺾은 비결 역시 팀플레이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막판 트래블링 등 실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SK에 비해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빛났습니다. 17일 모비스 전 연장 혈투 끝 승리는 막판 연속 득점을 몰아친 마리오 리틀의 맹활약 덕분이었는데요. 인삼공사가 더욱 살아나기 위해서는 찰스 로드보다 이날처럼 마리오의 득점이 좀 더 나와 줘야 합니다. 토종 선수들의 전력이 좋지만 마리오가 침묵한다면 결국 여타 구단과의 외국선수 매치업에서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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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높이가 강한 팀을 잇따라 상대하는 오리온은 이승현의 활약이 중요하다.


■ 1월 3주, 오리온을 주목하라

# 20일 vs KCC(19시, 전주)

# 22일 vs KGC인삼공사(19시, 고양)

# 24일 vs 삼성(14시, 잠실실내)


이번 주에는 선두권을 주목할 만합니다. 모비스가 지난 주 2패를 떠안으며 2위 오리온에게 1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는데, 이번주 모비스가 단 한 경기를 치르며 숨을 고르는 사이 오리온이 3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죠. 오리온 입장에서는 자력으로 다시 선두 자리에 오를 기회가 온 셈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습니다. 모비스가 김주성이 빠진 동부를 무난히 잡는다면 오리온은 KCC-전자랜드-삼성을 모두 잡아야 공동 선두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높이가 뛰어난 KCC와 삼성전에서는 각각 하승진, 라틀리프를 얼마냐 묶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듯한데, 키플레이어는 이번에도 이승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발이 느린 하승진이 17일 SK 전에서 노련한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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