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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루키 김지영2 '움츠린 만큼 높이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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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2는 지난해 시드전에서 5위로 통과하며 올해 KLPGA 1부투어 루키로 데뷔한다.


높이 도약하는 개구리는 보통 뛸 때보다 더 오래 멈췄다가 뛰어오른다. 멈춰 있을 때는 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정작 뛰고 난 뒤에는 그 멈춤이 도약의 원동력이었음을 깨닫는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무대를 뛰는 김지영2는 프로가 되기 전에 입스(Yips)라는 멈춤의 과정을 2년여 겪고 올해는 힘찬 도약을 준비한다.

1996년 3월 생으로 청주에서 식당을 하는 부모에게서 나고 자란 김지영은 자녀가 없는 삼촌의 권유로 초등학교 6학견 때 클럽을 처음 잡았다. 어렸을 적부터 활동적이고, 무슨 운동이든 좋아했던 까닭에 바로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5개월 만에 필드 시합을 나가 86타를 치고 ‘골프 신동’ 소리를 듣고서는 신이 났다. 그해 열린 도 대회에 나갔고, 출전 선수는 모두 4명뿐이었지만 초등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좋아하는 운동에다 주변에서 칭찬이 더해지니 골프 연습 자체가 좋았고, 하루가 다르게 실력은 늘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전국대회 상위권에 들기 시작했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우승권에 근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용인대총장배에서 우승하더니 뒤이어 아마추어로서는 메이저 대회인 송암배에서 우승하면서 2014년도 국가대표로 발탁되었다.

2014년 용인대에 입학해서 상반기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극심한 입스가 찾아왔다. 평소 그렇게 잘 되던 샷에 두려움이 앞섰다. 그 뒤로 시련이 이어졌다. KLPGA 준회원 선발전과 정회원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칭찬만 듣고 자란 골프 인생에 닥친 큰 위기였다.

급하면 돌아가라 했던가. 김지영은 골프를 포기하는 대신 차근차근히 프로가 되는 길을 밟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지난해 KLPGA 3부 투어인 점프투어를 거쳐, 드림투어 평균타수 2위(70.71)를 기록했다. 어느새 자신을 괴롭히던 입스도 서서히 극복되어 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6년 KLPGA 시드순위전에서 5위로 당당하게 1부 투어 티켓을 따냈다.

올 봄부터 시작되는 시즌을 위해 17일 한 달간 태국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났다. 어떤 각오를 가지고 떠나는지를 물어봤다. 잠시 멈췄던 개구리는 봄을 앞두고 도약할 준비를 갖췄을까.

한 달간 동계 전지훈련에서 할 일

- 요즘 국내 여자 대회 코스 전장은 세계 어느 투어 못지않게 길다. 비거리는 어느 정도 나가나?

드라이버 샷은 250야드 정도로 적게 나가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 있는 거리(110~120미터는 피칭, 9번 아이언, 50~60미터는 58도 웨지)에서 플레이 기회를 만들려면 드라이버 거리를 지금보다 10야드 정도 늘려야 할 것 같아 그 훈련을 하고 있다.

- 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동계훈련을 가기 전에는 트레이너와 체력훈련(코어운동, 밸런스 운동, 유연성) 등을 주로 하는데 하체 강화훈련을 좀더 치중했다. 나는 발목이 약한 편이어서 시즌에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목강화 운동에 특별히 신경 쓴다. 10~20분정도의 프로그램을 짜서 매일 반복하고 있다.

- 선수로서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는?
상체가 다른 선수보다 발달되어 있다. 팔 힘도 강하고 손목 힘도 세고 유연성도 자신 있다.

- 동계 훈련기간에 보완할 약점이나 강화할 요소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샷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굳이 약점을 꼽으라면 그린 주위에서의 숏게임에서 파세브율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다. 동계 훈련 기간 이 점을 집중 보완할 계획이다.

- 골프 훈련만 하면 지겨울 수 있을 텐데 취미생활이나 장기가 있다면?
MTB자전거 타기다. 시합 없는 날 자전거 전용도로를 중심으로 장거리를 뛴다. 청주에서 가까운 대청댐이나 세종시까지 다녀온 적도 있다. 그건 취미와 운동의 연장선이다. 힙합 음악도 즐겨 듣는다. 김진오, 로꼬 등을 좋아한다.

- 골프 외에 다른 운동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볼링과 당구를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편은 아니다. 운동하고 배우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2013년 사이판에서 스킨스쿠버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못해봤다. 나한테 골프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선 정규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틈틈히 취미 생활로 가져가 보고 싶은 운동이다.

-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에 존경하는 인물이나 닮고 싶은 선수를 꼽자면?
조던 스피스를 좋아한다. 나이에 비해서 침착하게 플레이 하는 게 너무 멋지다. 여자 골프선수 중에는 이정민 선배를 좋아한다. 스윙 스타일이나 프로다운 모습, 당당한 모습이 너무 좋다. 롤 모델이다. 인기도 닮고 싶고, 우승한 것도 닮고 싶다.

- 지금은 누구에게 배우며 학업은 어디서 하고 있나?
용인대학교 3학년이다. 김순희 교수가 은사인데 국가대표일 때도 코치였고, 나를 잘 알고 잘 이끌어 주신다. 평소에는 청주의 스카이21에서 왕성도 프로에게 배우고 있다. 동계훈련은 17일날 태국 워터밀로 간다. 왕성도 프로는 내 단점을 잘 보완하도록 이끌어준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셨다고 할 수 있다.

- 후원사는 정해져 있나?
메인 스폰서는 올포유다. 의류(올포유), 클럽(스릭슨), 신발(푸마), 장갑과 볼(스릭슨)이 현재 나를 둘러싼 후원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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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를 잡지 않으면 김지영은 사진찍기를 즐기는 여느 대학생과 같다.


내려놓으니 비로소 즐기게 되었다

- 골프를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시기를 떠올린다면 언제였나?

2012년이다. 태국동계훈련 다녀와서 말라리아에 감염되어 1년간 거의 시합을 못했다. 2014년 하반기에 입스가 와서 아시안게임도 못나가고 프로전향 후 준회원 선발전에서도 탈락한 때도 힘들었다. 점프투어에서 세미 프로를 취득한 후 정회원선발전에서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을 지경이었다.

- 힘들었던 일은 지금은 완전히 잘 극복했다고 봐도 되나?
국가대표가 되면서 부담이 됐고, 아시안게임도 부담이었다. 아마도 주변에 보여주기 위한 골프를 당시엔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해 완전 바닥까지 갔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골프를 즐기게 된 기회가 온 것 같았다. 생각보다 슬럼프 기간이 짧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짧은 기간 동안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것 같다.

- 골프를 정말 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시기는?
아마추어로는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인 송암배 우승했을 때 가장 좋았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태릉선수촌에 들어가게 되었다.

- 지금까지 출전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
지난해말 시드순위전일 것 같다. 예선 면제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긴장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첫날 2오버로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최종 10언더 5위의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올해 잡은 목표가 있다면?
겸손하고 싶지만 2016년 목표는 일생에 한번 밖에 없는 신인왕이다. 골프선수로서 당연히 도전해야 할 목표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다면 루키 해에 컷탈락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 조금 더 긴 골프 인생의 목표나 계획이라면?
신인이라 장기적인 목표를 내놓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내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 뒤에 해외 무대를 노크할 계획이다. [인터뷰=헤럴드스포츠 남화영 기자]

김지영2 프로필
생년월일 :
1996년 3월 6일 청주 생(만19세)
학교 : 봉정초등학교, 이포중학교, 영동산업과학고, 현 용인대학교(3학년)
입회년도 : 2015년 5월 KLPGA 입회
신장 : 167cm

[주요 기록 및 성적]
- 2014 대한민국 골프 국가대표
- 2014 준회원 테스트 탈락, 점프투어로 세미 자격 취득, 정회원테스트 탈락
- 2015년 준회원자격으로 점프투어 1차 디비젼에서 정회원 취득
- 2015 KLPGA 드림투어 평균타수 : 2위(70.71)
- KLPGA 2015 이동수스포츠배 드림투어 7차전 2위
- KLPGA 2015 이동수스포츠배 드림투어 10차전 2위
- 2016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 5위(10언더파 278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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