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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이슈 메이커 김주성…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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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2015년 연말을 보낸 동부 김주성. (사진=KBL)


■ 12월 5주 UP &DOWN
이 주의 인물 ‘김주성’…사상 첫 1000블록 달성 이후 곧바로 찾아온 부상
지난달 30일,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이 또 하나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역대 2호로 개인통산 4,000리바운드 기록을 세웠던 동부 김주성이 이번에는 사상 첫 1000블록슛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는데요. 토종 빅맨이 외국선수들 틈바구니에서 블록슛과 관련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는 게 참 선배로서 뿌듯합니다. 김주성의 기록은 현역 2위(415개, 인삼공사 찰스 로드)와의 차이도 큰 만큼,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 같네요.

블록슛은 단순히 신장이 크다고 해서, 점프력이 좋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의 슛 타이밍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죠. 타이밍이 맞지 않은 채 상대의 슛을 가로막다간 파울이 나오기 십상인데, 여타 신체접촉 없이 상대의 슛만 쳐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농구센스라는 소프트웨어가 받쳐줘야 합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요. 대기록을 달성한 바로 다음 경기에서 김주성은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새해 첫날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3주 결장 진단을 받았는데요. 가뜩이나 윤호영도 부상으로 코트를 비우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는 다시금 커다란 악재를 만나게 됐습니다. 김주성이 돌아온 이후 19경기에서 무려 15승을 쓸어 담았던 동부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갑작스런 부상 변수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포워드 라인의 차-포가 모두 떼인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건 두경민-허웅 등 가드진입니다. 김주성의 결장 기간 동안 동부를 상대하는 팀들이 앞선부터 타이트한 수비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한편으로는 올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 온 젊은 가드들이 자신들의 진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부의 미래인 이 어린 선수들이 다가올 올스타 휴식기동안 정신을 다잡고 시즌 막판 팀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힐 효과’ 등에 업은 KCC, 4연승 신바람…지난주도 잘 버틴 오리온
KCC는 지난주 모비스-전자랜드-kt를 차례로 잡고 4연승 가도에 올랐습니다. 나란히 연패를 떠안으며 주춤했던 인삼공사와 동부 등 공동 4위 그룹을 따돌린 채 2위 오리온을 1.5게임차로 뒤쫓게 됐는데요. 극명하게 드러난 ‘허버트 힐 효과’가 연승의 원동력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안드레 에밋의 득점력이야 이젠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원체 기량이 좋았던 선수이기 때문이죠. 힐의 합류 이후, 에밋은 포웰이 있던 시절에 비해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가 됐습니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매서운 득점력을 뽐낼 수 있게 됐죠. 힐은 수비에서도 눈에 보이진 않지만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하승진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하승진과 함께 뛸 때에는 가공할 만한 마천루 라인을 그려 내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달 31일 선두 모비스를 제압한 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한몫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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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오리온은 지난주에도 꿋꿋이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사진=KBL)


애런 헤인즈가 다시 부상을 당해 악몽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오리온은 위태로움 속에서도 지난주를 잘 버텨냈습니다. 2일 인삼공사를 무려 28점 차로 대파(106-78)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는데요. 물론 물오른 조 잭슨과 다시 돌아온 제스퍼 존슨이 무난히 경기력을 끌어올린 덕택에 승리를 따낼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허일영-문태종 등 토종 슈터 라인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고무적이네요.

헤인즈 공백 초기, 오리온이 생각보다 더 큰 침체를 겪었던 이유는 단순히 그의 개인 득점뿐만 아니라 팀 공격력 전체에 미치는 파생효과가 줄어들었던 탓이 컸습니다. 이와 함께 토종 슈터들의 득점이 동반 침묵하면서 오리온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고 말았죠. 하지만 이제는 헤인즈의 빈자리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원활한 패스워크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인삼공사전에서는 무려 13개의 3점슛이 소나기처럼 양산됐고, 106점이라는 시즌 최다 득점 기록(연장 제외)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점수 차가 큰 대승을 거둔 만큼, 이제 오리온에는 ‘헤인즈 없이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겁니다. 시즌 초반과 같은 신바람이 계속 유지된다면, 선두권을 지키는 데는 무리가 없을 듯싶네요. 더구나 최근 5경기 2승 3패로 주춤한 선두 모비스의 사정을 고려하면 헤인즈가 없는 동안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시즌 첫 3연승 LG, 드디어 탈꼴찌…전자랜드는 속절없는 7연패
LG가 드디어 ‘탈꼴찌’에 성공했습니다. 지난주 인삼공사-kt-동부를 연거푸 잡고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한 LG는 7연패에 빠진 전자랜드를 리그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9위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3일 동부전이 인상 깊었는데요. 길렌워터가 손 부상을 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평균 득점을 해줌과 동시에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했고, 김종규도 김주성 없는 골밑에서 맹위를 떨쳤습니다.

사실 그간 LG는 괜찮은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승리를 내주는 모습이 많았는데요. 이날은 베테랑 슈터 김영환이 4쿼터 승부처에서 3점슛 두 방을 연달아 꽂아 넣는 등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3연승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집중해야 할 때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한 데에는 가라앉은 팀 분위기도 원인이 됐을 텐데, 이제 이기는 맛을 안 만큼 휴식기 이후에도 충분히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상위권 팀들은 시즌 막판까지 ‘LG표 고춧가루’를 조심해야 할 겁니다.

반면 최하위로 주저앉은 전자랜드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침묵하는 것도 항상 문제였지만 최근 연패기간 실점이 부쩍 늘어난 게 눈에 띕니다. 그만큼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할 수 있겠죠. 아무래도 계속된 연패로 흥이 나지 않다 보니 예의 강점인 조직력이 사라진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올 시즌이 끝이 아닌 만큼, 다가올 휴식기 동안 잘 정비해서 막판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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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이 아무리 '철인'이라도 이쯤되면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사진=KBL)


■ 올스타 브레이크, 막판 총력전 위한 마지막 숨고르기
이번 주 수요일 경기가 끝나면 프로농구는 6일 간 휴식기를 갖게 됩니다. 팬 여러분들께서 9일, 10일 양일간 펼쳐지는 올스타전 행사를 즐길 동안, 각 구단들은 막판 총력전을 위한 구상에 여념이 없을 텐데요. 물론 부상자가 많은 팀들이나 주전들의 체력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팀들은 컨디션 조절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제 와서 운동을 더 한다고 그간 안 됐던 플레이가 삽시간에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찰스 로드의 가정사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인삼공사는 선수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팀플레이를 다시 한 번 다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3라운드 한때 선두권을 위협할 가장 큰 복병으로 여겨졌던 인삼공사가 최근 10경기 3승 7패로 주춤한 데에는 조직력이 무너진 탓이 크기 때문이죠.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인 만큼, 서로 많은 소통을 통하면 다시 상승세의 여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어차피 5라운드에 돌입한 이상, 각 팀의 장단점은 서로서로 다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큰 폭에서의 전술 변화보다는 맞대결 상대에 대한 맞춤식 전술 연구가 중요한 때입니다. 디테일한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팀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습니다. 이는 휴식기 이후 농구팬 여러분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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