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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배구] 2015~2016 V리그 전반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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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저(왼쪽)와 시몬은 연일 맹활약으로 팀에 사기를 불어넣는다. 둘의 선의의 경쟁은 후반기에도 치열하게 전개될 듯하다.


<남자부> 외국인선수의 활약 = 승리의 바로미터

V리그가 지난 12월 22일 한국도로공사-KGC인삼공사 경기를 마지막으로 3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무리 했다. 남자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여 배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남자부는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다. 지난 시즌 창단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우뚝 선 OK저축은행이 전반기 13승 5패(승점 41)로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전통의 강호들이 피할 수 없는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승점 36)과 삼성화재(승점 33)는 나란히 12승 6패를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이 10승 8패(승점 31)로 뒤를 바짝 쫒고 있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단 한 경기의 승패로 순위가 순식간에 요동칠 수 있다. 한국전력은 부상에서 돌아온 전광인의 부진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고, KB손해보험과 KOVO컵 우승팀 우리카드는 ‘승점 자판기’로 전락한 느낌이다.

전반기 상위권 팀의 공통점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현재 득점 부문 6위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로저(삼성화재)가 565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시몬(OK저축은행)과 얀 스토크(한국전력), 오레올(현대캐피탈), 군다스(우리카드), 마틴(KB손해보험)이 뒤를 따른다. 국내 공격수들의 공격점유율을 높였다고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공격 편중 현상은 여전했다. 특히 시몬은 전반기에만 4차례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점 이상씩)을 달성했다.

마이클 산체스(29·쿠바)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주춤하던 대한항공은 3라운드 중반부터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파벨 모로즈(27)를 영입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4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한 김종민 감독은 “후반기 라운드별 5승1패씩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전반기 막판 3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삼성화재는 당분간 ‘버티기 작전’에 나선다. 그로저가 2016 리우올림픽 예선을 위해 29일 한국전력과의 4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독일로 떠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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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요미'로 불리는 양효진은 2라운드 MVP 수상에 이어 올스타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력과 인기를 모두 잡았다.


<여자부> 토종의 반란, ‘트라이아웃 효과’

여자부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하면서 ‘외인 하향평준화 시대’를 맞이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시원하게 승부가 갈리는 장면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커졌고, 토종이 강한 팀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양효진(26), 황연주(29) 등 실력파 국내선수가 많은 현대건설은 트라이아웃 효과로 날개를 달고 12승 3패(승점 35)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양효진은 득점부문 7위로 외국인 선수(1~6위)를 제외하면 국내선수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 레프트인 에밀리 하통(23·미국)이 합류하면서 에밀리-양효진-황연주로 이어지는 공포의 삼격편대를 형성했다. 양효진은 에밀리에 대해 “작년에는 좋은 외국인선수가 있었지만 국내선수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우리 팀에 꼭 맞는 선수가 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희진(24), 박정아(22)를 보유한 IBK기업은행(9승6패·승점 28)과 지난 시즌 신인왕 이재영(19)이 크게 성장한 흥국생명(9승6패·승점 25)은 각각 2,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국내선수들이 잘해야 팀이 상위권에 자리한다는 공식이 만들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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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 남녀부 통틀어 처음으로 수비 1만개 성공을 기록하며 '최초'의 주인공이 되는 감격을 누렸다.


기록 풍년, ‘보는 재미가 쏠쏠해~’

전반기를 마친 V리그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황연주는 V리그 여자부 최초로 공격득점 3,500점을 달성했다. 11월 11일 KGC인삼공사 전에서 황연주는 10득점을 올려 통산 3,503점 고지에 올랐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이날 경기까지 291경기, 1,102세트를 뛰는 동안 세운 대기록이다. 블로킹(348개)과 서브(366개)득점을 합하면 무려 4,217점에 이른다.

김해란(31·KGC인삼공사)과 여오현(37·현대캐피탈)은 각각 ‘수비 1만 개’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해란은 11월 29일 한국도로공사 전에서 52개의 수비(리시브 14개, 디그 38개)를 성공시켜 통산 1만 수비(1만3개)를 기록했다. V리그 원년부터 묵묵히 땀 흘리며 일군 의미 있는 결과임에 틀림없다. 이에 질세라 남자부에서도 ‘월드 리베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여오현이 12월 16일 삼성화재 전에서 통산 1만 수비를 달성했다. 그는 남자부 최초로 4,000디그를 달성하기도 해 한국 최고의 리베로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외국인선수 중에서는 그로저의 기록이 눈부셨다. 그로저는 11월 18일 OK저축은행 전에서 서브에이스 9개를 기록해 서브 역사를 새로 썼다. 기존 V리그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은 2005년 숀 루니(현대캐피탈)와 2010년 정평호(KEPCO)가 기록한 8개였다. 1라운드 중반 합류해 적응 기간이 다소 필요했던 그로저는 이내 월드클래스급 기량을 선보이며 단숨에 리그를 주름잡았다.

전반기를 마치고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이한 2015~2016 V리그는 12월 27일 남자부 OK저축은행과 KB손해보험의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Linsanity_H]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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