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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GA 경기 위원회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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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코리안투어에서 룰 판정 중인 경기 위원.<사진제공=KPGA>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해외 선진투어의 경우 경기 위원으로 발탁되면 본인이 사임하지 않는 한 계속 일할 수 있습니다. 경기 위원들이 전문화되었기 때문에 직업의 안정성이 확보된 것이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음으로써 오로지 경기 위원직에만 매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경기 위원들은 브리티시오픈이나 PGA 챔피언십 등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에 초청 받아 참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경기 위원들은 외국어에 능통하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1997년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 열린 필립 모리스 대회에 경기위원으로 참여했던 데이비드 파르킨, 완차이 미차이, 안토니오 오캄포 등의 경기위원들은 지금도 아시안투어와 원아시아투어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8년 아시안 PGA투어의 경기 위원이었던 말레이시아의 카마룰 자만이라는 분은 아직도 아시안 투어 경기 위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그렇다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사정은 어떨까요? 전문성보다는 인맥으로 인선이 이뤄집니다. 경기 위원회 구성은 회장이 임명한 경기 위원장이 추천해 회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다 보니 여러 폐해가 발생했습니다. 능력과 경력을 감안해 선발하기 보다는 ‘내 사람’ 또는 ‘예스맨’ 위주의 선발이 주를 이뤘습니다.

경기 위원장과 경기 위원과의 관계는 상하 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 위원 발탁과정에서 위원장의 역할이 크다 보니 경기 위원장이 경기 위원들의 생사 여탈권을 갖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경기 위원은 위원장의 절대적인 위치에 대해 건의나 개선 등을 요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왔으며, 위원장과 위원과는 갑을 관계 또는 주종 관계로 이뤄져 왔습니다.

경기 위원장의 잘못을 지적해도 받아 들여지기보다는 지적한 사람의 잘못으로 무시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또한 경기 위원이 실수를 해도 위원장의 결정으로 유야무야되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파행적인 운영은 무사 안일주의로 연결됐습니다. 이 모든 불합리한 것들이 경기 위원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퇴보시키는 구태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경기 단체에는 경기 위원회가 있습니다. 야구, 축구, 배구 등의 인기 종목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사실상 하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현주소는 심판 관리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경기 위원회는 그 경기 단체의 얼굴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경기 위원 선정시 공개 모집 등을 통해서 최적임자를 선정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이상과 같은 사례와 상황을 종합해 제안합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KPGA 경기 위원회의 발전과 선진화를 위해 경기 위원회를 이원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계적인 상황을 종합해 보면 대부분 PGA와 투어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PGA of America 와 PGA Tour가 분리되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일본의 Japan PGA와 Japan Golf Tour Organization이 별개의 단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유러피언 투어와 아시안 투어는 각국의 PGA에서 양성한 선수를 주축으로 투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PGA와 투어의 역할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겠습니다.

기존의 KPGA 경기 위원회는 회원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선발전과 PGA 챔피언십 대회를, KGT 경기 위원회는 투어를 주관하여 Korean Tour 1부, 2부 투어, 그리고 시니어 투어와 각각의 투어에 관련된 Q-School 등을 관장했으면 합니다.

KGT 코리안투어 경기 위원회는 고매한 인품과 경력을 갖춘 위원장 및 부위원장급 4명 내외, 그리고 위원급 6~8명, 위원보 4~6 명 등 총 17명 내외를 공개 모집을 통해서 구성해야 합니다. 경기 위원장은 부회장의 직급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된 위원에 대하여는 신분상의 보장이 필요합니다. 견책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해촉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전임제의 실시도 필요 합니다. 위원장과 부 위원장 및 팀장급 위원들까지는 빠른 기간 안에 연봉제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책임있는 경기 위원을 양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임된 경기 위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 및 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능력과 인품을 고루 갖춘 위원을 육성할 수 있으며 미래의 경기 위원장 후보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개혁 조치를 위해 경기 위원회 전담 사무국 직원을 배정해야 합니다.

KPGA 경기 위원회는 지난 10월의 위원장 경질 사태로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새해 출범할 양휘부 회장의 차기 집행부는 KPGA와 KGT의 발전을 위해 대회 수의 증가 뿐만 아니라 질적인 향상을 약속한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 경기 위원회의 발전과 개선은 그 무엇 보다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필자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KPGA 회원이 아니면서도 3회에 걸쳐 경기 위원직을 수행하였습니다. 지난 시간은 불합리를 개선해야 발전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것을 통감한 시간이었음을 밝힙니다. 감히 새 회장단에 건의합니다. 새로이 구성될 경기 위원회가 상식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노력이 KPGA와 KGT의 미래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고충남(전 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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