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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브리핑] 생각보다 컸던 헤인즈 공백…오리온 선두 수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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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가 지난 주 세 경기를 모두 쓸어담는 저력을 보여줬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KBL


■ 11월 4주 UP & DOWN

UP! ‘폭풍전야’ 선두권 전쟁 속 굳건했던 모비스, 소리 없이 강한 KCC

인삼공사발(發) 폭풍. 최근 프로농구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죠. 안양 KGC인삼공사의 상승세는 지난주에도 계속됐는데요. 지난달 28일 최하위 LG를 홈으로 불러들여(104-99 인삼공사 승) 홈 14연승 및 리그 8연승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다만 인삼공사가 이날 경기 외 지난주 다른 일정이 없었던 만큼, 선두권 지각변동은 아직 불씨로만 남아 있습니다. 선두 오리온, 2위 모비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각각 2.5, 1.5게임차 뒤에서 이번주 추격을 준비하고 있네요.

추격을 받는 쪽에서는 모비스의 굳건함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비스는 지난주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3경기를 내리 잡으며 2위 자리를 지켜냈는데요. 지난달 24일 LG전에서 3쿼터 14점차 열세를 뒤집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목요일에는 2012년 1월 14일부터 이어온 삼성전 연승 기록을 ‘23’으로 늘렸습니다. 마침내 지난달 29일 헤인즈를 잃은 선두 오리온에게 시즌 첫 연패를 선사하며 3연승 신바람을 불어 일으킨 모비스는 불안한 2위 자리를 단지 지키는 데만 그치지 않고 힘겨운 주간 오히려 더 힘을 내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선두 오리온과는 1경기 차, ‘위기에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라는 말을 제대로 보여준 듯하네요.

KCC 역시 3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 탈출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팀플레이의 부재라는 불안요소를 항상 가지고 있는 팀인데도 불구하고 잡아낼 경기를 꼭 잡아내며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추승균 감독이 선수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고 불렸듯 팀도 감독 따라 가는 모양입니다. 어느덧 승패 마진 +4를 기록(15승 11패)하며 상위권 합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KCC의 연승 동력은 역시 보란 듯이 건재한 전태풍-포웰-에밋 삼각편대의 개인능력과 하승진 이외 나머지 한 자리를 알차게 메워 준 김효범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김효범은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든든한 토종 슈터로서 제몫을 다했는데요. 일주일 간 휴식을 통해 컨디션 조절에도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앞으로의 상승세 역시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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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헤인즈의 일시대체선수로 돌아온 제스퍼 존슨은 경기력이 올라오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KBL



DOWN.. 오리온, 생각보다도 더 컸던 헤인즈의 공백

오리온은 헤인즈의 빈자리가 본격적으로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말 2연전(삼성-모비스)을 모두 내주며 시즌 첫 연패에 빠지고 말았죠. 헤인즈를 대신해 제스퍼 존슨이 오랜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존슨은 제가 오리온 코치로 있던 시절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인데요. 그리 빠르진 않지만 농구 센스와 슈팅력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였습니다. 다만 아직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고 살도 많이 오른 모습이라 경기력이 올라오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네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오리온 입장에서는 존슨이 헤인즈의 일시대체 기간인 다음 주까지 본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헤인즈가 오리온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도 훨씬 컸습니다. 이는 비단 존슨 개인의 경기력이 헤인즈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보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여타 국내선수들의 움직임이 단체로 침체되는 현상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죠. 특히 활활 타오르던 오리온의 외곽 공격은 볼을 바깥으로 잘 빼주던 헤인즈가 없으니 쥐 죽은 듯 고요해졌습니다. 덩달아 슈터 허일영도 난조에 빠진 모습이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던 이승현의 움직임도 꽤나 둔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외국선수와 상대하는 경우가 많은 이승현은 존슨의 게임 체력이 아직 받쳐주지 않다보니 가중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추일승 감독 역시 머리가 꽤나 아플 듯합니다. 이날 3쿼터 외국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한 번도 존슨과 조 잭슨을 동시에 기용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추 감독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헤인즈가 돌아올 때까지 힘겨운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는 오리온 입장에서는 당장 이번 주 kt전이 중요합니다. 모비스와 인삼공사가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황에서 연패를 빨리 끊어내지 못할 경우 분위기가 가라앉아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죠. 주말 높이가 강한 동부전이 더 쉽지 않음을 감안하면 kt전 승리는 더욱 절실합니다. kt 코트니 심스 역시 1대1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높이만큼은 무서운 선수인 만큼, 치고 들어가는 공격보다는 허일영-문태종 등 슈터들의 움직임을 살려줄 수 있는 쪽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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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주 연달아 상위권 팀들을 상대하는 동부에게 허웅의 활약 여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진=KBL



끝을 모르는 하위 3팀의 동반 부진…6강 판도 조기 확정?

한편 8위 전자랜드부터 SK, 최하위 LG까지 하위권 3팀은 좀체 암흑의 터널에서 빠져 나올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전자랜드는 3연패 포함 최근 10경기 1승 9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SK 역시 김선형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채 4연패에 빠져 있습니다. 승률이 2할을 넘지 못하고 있는 LG는 굳이 6연패를 언급하지 않아도 그 사정이 알 만합니다.

더 위험한 건 하위 3팀과 중위권 사이에 승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전자랜드와 7위 kt간 승차는 어느덧 3.5게임차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다간 올 시즌 6강 판도가 생각보다 일찍 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위 팀들에게서 좀체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전자랜드는 남은 3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 외국선수 2명 출전 쿼터가 늘어나는 4라운드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알파 뱅그라 대신 들어온 자멜 콘리는 인사이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로 보였는데요. 국내선수들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으면 이는 빛바랜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 12월 1주, ‘동부’를 주목하라

# 동부 vs 모비스(2일 19시, 원주)
vs 오리온(5일 14시, 원주)
vs KGC(6일 14시, 안양)

이번 주는 여러모로 동부를 주목할 만 합니다. 지난주 한 경기만을 소화하며 숨을 고른 동부는 이번주 상위권 3팀을 연달아 만나는 강행군을 치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스케줄이지만 이 3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동부는 상위권 도약에 큰 힘을 받게 될 것입니다. 김주성 복귀 후 그의 중심으로 팀이 재편되면서 잠시 숨을 골랐던 두경민-허웅 가드진이 이번에는 다시 힘을 내야 할 때입니다. 풀타임 첫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허웅이 체력 부담을 느낄 만도 한데, 가용 인원이 그다지 많지 않은 동부의 앞선 사정을 감안하면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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