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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의 주간 브리핑] 김주성의 귀환, “어서 와, 프로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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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안양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문성곤.



어서 와, 프로는 처음이지?

26일 신인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22명의 어린 선수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요.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한 시대에, 순위에 상관없이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게 된 것 자체가 선수, 가족, 지도자 모두에게 기쁨이고 축복일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막 학교의 품을 벗어난 이들 앞에 어쩌면 냉혹하기까지 한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겠죠.

시즌 개막 전에 ‘프로-아마 최강전’이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당시 유수의 대학 팀들이 잇따라 프로 ‘형님’들을 잡아먹으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요. 사실 대학과 프로의 실력 차는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그 이상입니다. 이번 주 데뷔전을 치른 루키들이 다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죠.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문성곤(고려대 출신)이나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은 한희원(경희대), 삼성 이동엽(고려대) 등 모두 대학에서 소위 ‘한가닥’ 했던 선수들이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기만 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차이는 체격일 겁니다. 웨이트 훈련량부터 대학과 프로는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대학 훈련이 기능 위주로 짜여 있다면, 프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전에는 고정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죠. 몸싸움 강도, 체력, 1대1능력에서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한 선수들로서는 당해내기 버거운 이유입니다. 1라운드 3순위로 KCC에 지명된 송교창(삼일상고)은 ‘고교 출신 프로 지명자’라는 타이틀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추승균 감독이 대학 출신들도 버거운 환경에서 이제 갓 스무 살인 송교창을 지명한 건 족히 1-2년 앞을 내다본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LG에 선발된 한상혁(한양대)은 백코트가 약한 팀 사정상 당장 꽤 많은 기회를 부여받게 될 것 같습니다. 부단히 형님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힘써야겠죠. 어찌됐건 지명된 선수들 모두, 앞으로 한국농구를 짊어질 될성부른 재목들인 건 분명합니다. 농구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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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이 돌아왔다.


■ 10월 5주 UP & DOWN

UP! ‘He’s BACK!’ 김주성의 귀환, 동부 시즌 첫 3연승 신바람


김주성이 돌아왔습니다. 한때 9위까지 처졌던 동부로서는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죠. 김주성은 1일 전자랜드를 상대로 한 복귀전에서 20여 분간 코트를 누비며 15득점 6리바운드로 팀의 87-68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덕분에 동부는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했는데요. 사실 연승의 제물들이 SK, 전자랜드 등 요즘 상황이 좋지 않은 팀들이라 진정한 상승세는 다음 주를 지켜봐야겠습니다만, 김주성의 가세만으로 동부의 사기가 크게 올라간 건 당연지사일 겁니다.

김주성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순한 기록 그 이상입니다. 공격에서는 벤슨과 윤호영의 가교 역할을 하며 이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고, 수비에 있어서도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채워주며 ‘산성’을 보수하죠. 특히 김주성은 주축 외국선수 벤슨을 가장 잘 아는 선수 중 한명입니다. 벤슨이 받게 될 심리적 안정감만 해도 동부에겐 큰 자산이 아닐까 싶네요.

라샤드 제임스 대신 들어온 웬델 맥키네스 역시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일 24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5득점에 그쳤던 데뷔전 때 우려를 불식시켰는데요. 윤호영-맥키네스-김주성-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마천루 라인에 두경민-허웅 백코트진까지 완전체를 이룬 동부는 어쩌면 3라운드 가장 뜨거운 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막간 관전평] KCC, 모비스의 9연승을 저지하다

2라운드 전승 포함 8연승을 질주하던 모비스의 파죽지세를 저지할 팀은 결국 KCC였습니다. KCC는 1일 전주 안방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82-79로 3점차 신승을 거뒀는데요. 중계를 맡아 유심히 지켜보니 여러모로 추승균 감독이 수비 쪽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국내선수들의 득점을 타이트한 1대1수비, 도움수비로 봉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비록 ‘명불허전’ 양동근이 22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 외 모비스 토종선수들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향후 모비스를 상대할 팀들에게도 좋은 공략 모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달 24일 선두 오리온의 연승 행진을 저지한 것도 KCC군요. 그만큼 KCC의 전력은 제대로만 발휘된다면 너끈히 선두권을 위협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KCC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벤치 자원과 주전들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정희재 등 토종 포워드 라인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합니다. KCC는 하승진이 있고 없고에 따라 높이 차이가 심한 팀입니다. 물론 하승진도 꾸준히 출전 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풀타임 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죠. 앞선에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갖고 있는 전태풍이 버티고 있기에, 하승진이 없을 때 에밋과 포웰을 도와줄 국내선수만 있다면 KCC는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에밋과 포웰도 너무 외곽에서 볼을 오래 끄는 습성을 버린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DOWN.. ‘He’ll be back..’ 사이먼고개 SK, ‘루키 있음에’ LG

SK는 결국 사이먼이 돌아올 때까지 다른 선수를 영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초 전자랜드가 영입하려 했었던 제이비어 깁슨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사이먼은 이르면 7일 모비스 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빅맨 외국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겠다는 건 그만큼 현재 대체선수로 한국에 들어올 ‘쓸만한’ 외국선수가 없다는 뜻이겠죠.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육지책을 선택한 SK는 4연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인삼공사 전에서 끝까지 잘 싸웠지만 끝내 안양의 홈 9연승을 막을 순 없었죠. 개인적으로 이승준이 사이먼의 빈자리를 메워줄 적임자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몸 상태는 예전 같지 않아 보입니다. 다행인 건 SK에게 이번 주 주중 경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릿고개에 비견할 만한 ‘사이먼고개’가 끝날 날도 이제 머지않았습니다.

최하위 LG 역시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31일 2차 연장까지 갔던 전자랜드와의 접전에서 112-114로 패했죠. 길렌워터와 김종규가 모처럼만에 불같은 화력을 과시하며 69점을 합작했지만 결국 막판 자유투에 울고 말았습니다.

LG는 길렌워터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죠. 최근 기세가 좋은 양우섭이 더욱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인 한상혁이 같은날 15분여를 뛰며 9득점을 기록한 건 다행이네요. 어려운 상황에서 루키의 활약은 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LG의 다음 주 반등 여부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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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는 '만수'를 당해낼 수 있을까.


■ 11월 1주, 이 경기를 주목하라

# 5일 오리온 vs 모비스 (19시, 고양)


1,2위 팀 간 2라운드 빅뱅입니다. 1라운드는 오리온이 완승을 거뒀지만(83-74 승), 그때는 양동근이 없을 때였죠. 이번 대결이 그야말로 진검승부가 될 듯하네요. 관전 포인트는 ‘만수’ 유재학 감독의 헤인즈 공략법입니다. 과연 어떤 비책을 들고 나올지 기대가 되네요. 오리온도 커스버트 빅터에 대한 매치업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 9일 동부 vs KCC (18시, 원주)

김주성이 돌아온 동부와 하승진이 버티는 KCC가 만납니다. 동부는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 KCC 역시 잇따라 선두권 팀을 격파한 에너지를 이어가고 싶을 테죠. 추승균 감독은 정희재, 김태홍 등 김주성의 대항마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두경민-허웅과 전태풍-김태술의 백코트 싸움도 볼만하겠네요. [김유택 SPOTV 해설위원] (정리=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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