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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프로농구 개막 ‘공공의 적’ 우리은행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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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선수들의 '감독 밟기 세리머니'.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 또 밟히고 싶은가 보다.


“할머니들은 물러날 때가 됐다”…5개 팀 사령탑, 너도나도 ‘타도 우리은행’


‘겨울스포츠의 꽃’ 여자프로농구가 7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다. 31일 KDB생명과 KEB하나은행 간 개막전을 통해 닻을 올리는 2015-20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는 7라운드로 치러지는 정규 리그와 6개 팀 중 상위 3개 팀이 나서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5개월 간 이어지는 대장정, 관전포인트는 역시 통합우승 3연패에 빛나는 우리은행을 향한 나머지 다섯 팀의 도전기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도 ‘우승후보 0순위’다. 백코트 라인부터 포스트까지 어느 한 곳 빈틈이 없다. 박혜진-이승아-임영희-양지희로 이어지는 토종 선수 라인업은 국가대표팀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도 우승 욕심은 변함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머지 다섯 팀은 바짝 약이 올랐다. 지난 19일 열린 미디어 데이 현장에는 ‘타도 우리은행’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WKBL 최고의 인터뷰이로 소문난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통합 우승 3연패 했으면 수명이 다한 것이다. 할머니들은 물러날 때가 됐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 KDB생명 김영주 감독 역시 우리은행의 4연패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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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의 프로 데뷔는 생각보다 빨라질 지도 모르겠다.


KB, 신한…대권 향한 ‘동상이몽’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신 KB스타즈 역시 칼을 갈고 있다. 당시 KB는 우리은행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잡으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 내리 3연패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 어느덧 ‘우승 DNA’가 자리 잡은 우리은행에 비해 확실히 뒷심이 달렸다. 서동철 감독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비시즌 그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단을 담금질했다.

키워드는 디펜스다. 패턴의 다양화, 남들보다 한발 더 뛰는 수비를 통해 다시 한 번 ‘V1’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서 감독이 건강 문제로 뜻하지 않게 시즌 초반 벤치를 비우게 됐지만, 박재헌 수석코치가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올 시즌도 ‘변코비’ 변연하가 팀을 이끌고, 홍아란-강아정 등이 활력을 불어넣는다.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겸비한 데리카 햄비-나타샤 하워드 외국선수 조합도 팀 적응을 마치고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던 신한은행은 올 시즌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확실한 기선 제압을 통해 리그 판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인교 감독은 모니크 커리(포워드 183cm)와 마케이샤 게이틀링(센터 197cm)이 짝을 이룬 외국선수 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커리와 포스트에서 무게감이 돋보이는 게이틀링은 신한은행 토종선수들과 다양한 시너지를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선수들의 이름값만 보면 결코 우리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좀체 100% 전력을 가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윤아의 내구성은 아직도 문제다. 지난 9월만 해도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는 듯했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시 무릎 상태가 온전치 못한 모습이다. 김단비 역시 무릎이 성치 않고, 신정자-하은주의 체력 관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7일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신재영의 데뷔 무대가 생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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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선수 첼시 리를 등에 업은 KEB하나은행이 올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새 리더십 맞은 삼성, KDB…다크호스 하나은행

삼성생명은 임근배 감독 부임 후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그 내용은 역시 이미선 위주의 농구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농구 명가’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 할 선결 과제다. KBL에서 ‘모비스 왕조’를 닦는데 일조했던 임 감독이 비시즌 국내 선수들의 개인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진행 상황은 나쁘지 않다. 박하나-배혜윤 등 주전들은 물론 박소영-양지영 등 벤치 자원들도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 다만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혼혈 선수 첼시 리를 보유한 KEB 하나은행은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힌다. 리는 루마니아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8.1득점 12.3리바운드를 기록한 바 있는 정통 센터다. 포스트업, 훅슛 등 골밑 플레이에 능하고, 파워에 운동 능력까지 겸비했다. 기량은 이미 웬만한 외국선수보다 낫다는 평가다. 리의 가세로 외국선수 3명을 보유한 효과를 누리게 된 하나은행은 신지현, 김정은 등 부상 선수들만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 KDB생명은 2011-2012 시즌 준우승의 주역 김영주 감독과 4년 만에 재회했다.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김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또 한 번의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플레이어는 한채진이다. 기량에 비해 다소 파이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채진이 내외곽의 중심에서 안정감을 심어줘야 한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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