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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토토 이슈] 상대전적 8승 8패 ‘NC와 두산의 예측불허 플레이오프’
10월 5일 시즌 최종전에서 kt 위즈와 2-2 무승부를 거둔 NC 다이노스. NC는 진작 플레이오프(PO) 직행 확정 지었던 덕에 열흘이 넘는 휴식일을 누렸다. 여유를 부릴 법도 하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며 자체 청백전 등으로 경기 감각을 조율해온 NC. NC의 상대가 비로소 결정됐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미라클 두산’의 드라마를 연출해낸 두산이 18일부터 NC와 맞상대를 펼친다. 1~2차전의 무대는 마산종합야구장. 시즌 전적 8승 8패가 증명하듯,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 하기 힘든 양 팀의 팽팽한 맞대결을 예상 선발투수를 통해 낱낱이 분석해보자.

■ 해커 쨍쨍, 스튜어트 흐림

NC가 정규시즌 2위를 조기에 확정지은 건 지난 9월 28일이었다. 시즌 끝까지 삼성 라이온즈와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NC 김경문 감독은 “1위를 못한 아쉬움보다 2위를 지킨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격려를 보냈다. 격려도 잠시. 승부사 김경문 감독은 또 한 번 고삐를 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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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투수 변신에도 놀라지 말아요' NC의 나성범.



두산과 넥센의 준PO가 한창이던 기간, 잠잠히 훈련에 매진하던 NC가 뜻밖에도 화두에 올랐다. 김경문 감독의 ‘한 수’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3일 청백전에서 외야수 나성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당시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던 나성범은 실제 NC에 입단할 때도 투수로 지명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권유 한마디에 즉시 외야수로 전향한 나성범이었기에 등판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연장 15회까지 진행되는 포스트시즌 특성상 다양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며 깜짝등판 이유를 설명했다. 나성범은 이어 15일 청백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다. 최고구속 145km. 두 경기에서 단 5구를 던지며 0.2이닝을 막았을 뿐이지만 NC의 각오가 나타나는 대목이었다.

NC의 1·2차전 선발은 시즌 내내 원투펀치 역할을 도맡았던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로 점쳐진다. NC 1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에릭 해커는 이번 시즌 19승(5패)으로 다승 1위에 오른 명실상부 리그 에이스다. 31경기에 선발등판해 204이닝 평균자책점 3.13으로 호투한 해커는 두산을 상대로 평균보다 더 강했다. 해커의 두산 상대 전적은 3경기에서 20.2이닝 2승 1패. 세 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세부 성적도 빼어나다. 피안타율 0.218은 자신의 시즌 기록(0.232)보다 다소 낮다. 주목할 건 피장타율이다. 시즌 0.333의 피장타율을 기록했던 해커는 두산을 상대로 0.256으로 크게 낮아졌다. 그 결과 두산 상대 피OPS는 0.503로 낮다.

해커의 두산전 3경기에서 그를 괴롭혔던 상대는 단연 양의지다. 양의지는 해커 상대 타율 0.429(7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좋았다. 특히 두 번의 사구를 맞는 등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두산 타자들이 모두 해커를 상대로 고개를 떨궜기에 한 점을 짜낼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해커는 12일 청백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인 노히트 피칭을 했다. 투구수는 88개로 이닝 당 15개를 밑돌았다. 순번대로 해커가 NC 1차전 선발로 나선다면 두산은 ‘더욱 강한’ 해커를 상대해야 한다. 12일 청백전 등판 이후 5일의 휴식을 취하게 된다. 이번 시즌 해커는 5일 휴식 후 등판했던 18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기 때문에 그 기세를 이어간다면 더욱 무서워진다.

NC의 2차전 선발 예상 투수 스튜어트는 시즌 19경기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했다. 후반기 NC의 좋은 성적에는 대체 용병 스튜어트의 가세가 한몫했다는 평이다. 다만 해커와는 달리 두산을 상대로 약했다. 2경기 1패 12.1이닝 평균자책점 6.57로 평소와 달랐다. 스튜어트가 상대한 팀 중 가장 좋지 않았다. 3점대를 넘는 평균자책점은 두산 상대가 유일했다.

시즌 0.290의 피안타율을 기록한 스튜어트는 두산을 상대로 0.333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오재원(3타수 2안타 1타점)과 김현수(4타수 2안타 1타점) 등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스튜어트를 가장 괴롭힌 두산 좌타자는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이 중 하나가 홈런이었다. 두산의 좌타라인 봉쇄는 NC 2차전 승리의 키포인트다.

■ 니퍼트와 장원준. 쌩쌩한 원투펀치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PO 4차전. 8회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9-5로 앞서던 넥센의 승리를 의심한 사람은 없었다. 넥센의 승리로 시리즈 전적 동률을 이룬 뒤 잠실 5차전에서 자웅을 가리게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NC 김경문 감독 얼굴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두산은 9회 대거 6점을 내며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그렇게 목동구장에서의 프로 경기도, 올 시즌 넥센도 끝이었다. 시리즈 내내 제 몫을 다하던 타선이 불을 뿜었고, 윤명준과 진야곱, 오현택 등 ‘추격조’로 분류할 선수들이 이닝을 먹어줬다. 마무리 이현승의 활약은 의심의 여지없었다. 4차전까지의 긴장감 넘치는 승부로 몸은 지쳤지만, 보기 드문 명승부를 연출했기에 기세는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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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 선발이 유력한 두산의 '돌아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두산이 극적인 승부로 준PO를 4차전에서 끝낸 건 PO 투수진 운영에 숨통을 틔어줬다. 돌아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1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지난 10일 준PO 1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하며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며 구속이 140km를 상회하는 데 그쳤지만, 준PO 1차전에서는 150km를 넘어섰다. 좋았을 때 모습이 돌아온 것이다.

니퍼트는 이번 시즌 NC전 한 경기에 나서 5.2이닝 6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한창 부진에 시달리던 니퍼트였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점에서 표본으로서 의미가 강하지 않다. 김종호(4타수 3안타 2타점)를 봉쇄하는 것이 관건이다.

두산의 PO 2차전 선발로는 장원준이 예상된다. 이번 시즌 내내 ‘84억의 사나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고, 잘 던질 때나 못 던질 때나 ‘돈값’에 대한 의문부호가 함께 했다. 그런 부담감 속에 준PO 2차전 선발로 나섰던 장원준. 롯데 자이언츠 소속 시절 가을야구에 약했던 장원준이기에 부담이 컸지만 6이닝 2실점으로 역할을 다했다.

장원준의 NC전은 ‘쾌조’였다. 2경기 13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2.77로 운이 따르지 않은 편이었다. 피안타율이 0.294 피장타율 0.392로 시즌 평균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롯데 시절에도 NC를 상대로 역할을 다했기에, 상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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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 갓갓갓'의 활약은 PO에서도 이어질까. NC의 에릭 테임즈.



다만 좌투수임에도 좌타자 박민우와 김종호는 무섭다. 김종호(5타수 2안타)와 박민우(7타수 3안타)가 테이블세터로 나선다면, 장원준의 피안타율은 5할에 육박하게 된다. ‘갓갓 갓갓갓’ 에릭 테임즈(5타수 2안타)는 당연히 경계 대상이다. 피안타 2개 모두 2루타였기에 장타 주의보가 요망된다.

■ ‘현블리’의 유지냐, 막내의 패기냐

1·2차전 선발투수의 싸움은 역시나 백중세였다. 시즌 전적 8승 8패는 괜히 나온 기록이 아니었다. 결국 포스트시즌이 으레 그러했듯 불펜싸움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두산은 시즌 내내 불펜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후반기 이현승이 마무리 투수로 연착륙에 성공한 뒤부터 불펜 교통정리에 성공했다. NC의 ‘빠른 볼 스페셜리스트’ 임창민은 이번 시즌 초부터 NC의 뒷문을 틀어막았다. 시작이야 어쨌든, 현재 상황은 양 팀 투수들 모두 뒷문을 깔끔히 틀어막을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섣불리 승패를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1차전은 언더, 2차전은 오버에 베팅을 추천한다. 가능하다면 1차전의 분위기를 보고 2차전 베팅 결정하기를 추천한다. 기세 오른 두산의 타선은 PO에서도 매서울 공산이 크다. 결국 보름 가까이 쉰 NC 타자들이 얼마나 빨리 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만일 1차전에서 NC가 맥을 못 춘다면 의외로 두산이 적지에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가을야구도 반환점을 향해 달려간다. PO가 이제 시작된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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