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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그룹의 골프 유망주 육성 정책 '결실' 주렁 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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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오픈 챔피언 이경훈(오른쪽)과 포즈를 취한 김유상 CJ스포츠마케팅팀 부장. 천안=채승훈 기자


종합생활문화기업인 CJ가 후원하는 선수들이 투어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3일 끝난 내셔널타이틀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에서 이경훈이 첫 승을 올렸다. 또한 14일 끝난 미국 웹닷컴투어 대회인 호텔피트니스 챔피언십에서는 이동환이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골프 유망주를 장기 육성하는 정책을 꾸준히 고수해 온 CJ는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종전까지 CJ는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제주의 클럽 나인브리지와 플래티넘 클럽인 해슬리 나인브리지 등 명문 코스에 집중했다. 또한 CJ 나인브리지 클래식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등 국제 대회도 꾸준히 개최했다. 반면 선수 육성 차원에서는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CJ의 선수 육성은 인삼을 재배하듯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 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란 뜻이다. 2000년 14세에 최연소 프로로 데뷔해 LPGA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이선화를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CJ의 유망주 육성 정책이 시작됐다. 현재 남자 5명, 여자 5명을 후원하고 있는 CJ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길게 갈 선수를 신중하게 선택하지만 한번 후원한 선수는 적어도 3년 이상 장기적으로 밀어준다.

CJ 소속 선수는 2010년 선발된 정연주, 김지현이 가장 오래 됐다. 3년 뒤에 김민선5, 백규정, 김정수가 들어왔다. 여자 선수 이후에는 남자 선수까지 확대됐다. 2012년 이경훈, 이동환을 선발했고 이듬 해 김시우가 들어 왔으며, 올해 이수민, 이창우가 추가됐다. 김시우는 지난 7월 웹닷컴투어 스톤브래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0위에 올랐다. 이동환은 비록 호텔피트니스챔피언십에서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우승을 허용했으나 이미 내년 PGA투어 시드를 확보한 상태다.

실무 담당자인 김유상 CJ 스포츠마케팅 부장은 후원 선수들의 대회장을 꼼꼼히 따라 다니며 경기 외적으로 도울 일을 챙긴다. “선수를 고르는 첫 번째 원칙은 유망주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시절부터 선수를 선발합니다. 실력은 대체로 비슷하죠. 유망주를 뽑는 기준이라면 품성과 선수로서의 자세, 뚜렷한 목표 의식, 그리고 근성입니다.”

CJ 선수 지원팀이 하는 역할은 유망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스윙이나 코치는 전적으로 선수에게 맡기되 그 밖의 환경을 조성해 준다. “그룹 내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CJ가 소비재 기업인 만큼 음식이나 건강을 챙기는 일이나 미디어 교육 등을 주로 합니다. 멘탈에 도움이 되는 책을 찾아서 주거나 회사 내의 전문가 도움을 얻어 경기 외적인 조언도 하지요.”

2012년 미PGA투어에서 마지막 퀄리파잉 스쿨이 열릴 때였다. 김 부장은 대회 현장을 따라 다니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내도록 도왔다. 그런 정성에 감동한 김시우의 부친인 김두려 씨는 ‘Q스쿨에 오르더라도 앞으로 CJ하고만 계약하겠다’고 했다. 김 부장은 공로를 회사로 돌렸다. “저 때문이라서가 아니라 CJ의 선수 후원 방침 자체가 깊이 있게 오래 선수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경훈은 CJ소속 선수가 되고 나서 일본프로투어(JGTO)에서 첫 승을 거뒀지만 그 이후로는 매번 아슬아슬하게 우승을 놓쳤다. 국내무대에선 2013년 매경오픈에서 거둔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주전 후지산케이클래식에서는 김경태에 이어 2위를 했다.

“경훈이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욕심이 있겠지만 경훈이는 특히 스스로 알아서 연습을 합니다. 올해는 점점 살아나고 있었어요. 그 결실이 내셔널타이틀 우승이 됐네요 "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나온 이경훈을 맞이하는 김유상 부장은 3년 만에 잘 익은 장뇌삼을 캐는 농군의 흐뭇한 얼굴이었다. [헤럴드스포츠 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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