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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에게 한 달 일찍 찾아온 한가위 '오늘만 같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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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승투수라니!' 91일만의 연승을 기록한 조쉬 린드블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올해 추석은 9월 27일이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한 달 앞선 8월 27일이 추석과도 같은 날이었다. 그야말로 '오늘만 같으면' 되는 하루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8-3으로 완파하며 승리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5위 KIA 타이거즈를 3경기, 6위 한화 이글스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8월 들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롯데였지만 KIA의 기세 역시 매서웠기에 두 팀의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경쟁자가 패할 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패했던 롯데였기에 5위는 여전히 먼 이야기였다.

그러나 27일은 달랐다. 롯데가 이긴 반면 5강 경쟁팀인 KIA와 한화가 나란히 패했다. 최근 롯데가 승리한 날에 KIA가 진 건 두 팀의 맞대결이었던 지난 21일이 마지막이다. 범위를 넓혀 롯데가 승리할 때 KIA와 한화가 나란히 패한 건 지난 13일 경기 이후 정확히 2주 만이다. 또한 롯데가 5위와의 격차를 3경기 차로 좁힌 게 7월 1일이 마지막이었으니 무려 58일, 40경기 만이다. 모두 롯데의 최근 호조를 입증하기 좋은 기록이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8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전등판이던 21일 사직 KIA전 이후 2연승이다. 린드블럼이 두 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된 건 5월 29일이 마지막이니 무려 91일 만이다. 당시 린드블럼은 11경기만에 7승을 올리며 유력한 다승왕 후보였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이후 14경기에서 단 한 번의 연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14경기 90.1이닝 평균자책점 3.69로 호투했음에도 불펜과 수비, 타선의 도움을 모두 받지 못하며 3승에 그쳤다.

마무리 투수 정대현도 8-3으로 승기를 잡은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공 여섯 개로 끝냈다. 15일 목동 넥센전 이후 무려 11일 간 등판이 없던 정대현이 컨디션 점검 차 마운드에 오르기에 제격인 상황이었다.

타선도 힘을 냈다. 8번 타자 이우민을 제외한 선발 전원 안타. 특히 이틀 전 득남한 4번타자 짐 아두치 역시 '분유 효과'를 입증하듯 3타점을 올렸다. 오승택도 5-3으로 앞선 7회 2사 만루 기회에서 싹쓸이 3루타를 쳐냈다. 손아섭 역시 1회와 3회 연속 안타로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다. 2010년 이후 6년 연속 세 자리 수 안타인데, 이는 KBO 역대 43번째 기록이다.

롯데 이종운 감독 역시 승부가 갈린 9회, 정훈을 빼고 김대륙을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대타와 대주자 작전을 쓰지 않았다. 대타 타율 0.183으로 리그 최하위인 팀답게 선발 야수들을 믿은 것이다. 또한 8회 린드블럼이 4연속 안타를 맞는 등 흔들릴 때 한 번 더 믿음을 보여줬다. 올 시즌 번번이 투수교체에 실패하며 흐름을 내줬던 걸 감안한다면 그 자체가 신의 한 수였다.

29경기가 남은 지금, 롯데와 5위와의 승차는 3경기다. 순위도 여전히 8위다. 5강 싸움이 쉽지 않다. 다만 지금 롯데가 무기력하고 어이없이 패하던 시즌 초반과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아직 5강행 막차는 누구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이 롯데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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