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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렌더 첫 승' DET, TB에 2-1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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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승을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저스틴 벌렌더. 사진=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홈페이지

관중 모두 대기록을 기대하며 숨죽이게 만든 투수전. 승부를 가른 건 아주 작은 균열과 그 균열을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30일(이하 한국시간)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1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돌아온 저스틴 벌렌더의 호투를 앞세워 2-1 승리를 따냈다. 앞선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며 스윕 위기에 몰렸던 디트로이트는 시즌 49승(52패)을 기록하며 3연패를 끊었다. 반면 탬파베이는 52패(51승)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홈팀 탬파베이 선발은 크리스 아처였다. 올해로 데뷔 4년차인 아처는 21경기 9승 7패 134.2이닝 평균자책점 2.6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처가 나올 때면 침묵하는 타선 탓에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최근 7경기에서 44.1이닝 평균자책점 3.65로 호투하고도 1승(3패)만을 따낸 건 그 반증이었다.

이에 맞서는 디트로이트 선발투수는 벌렌더였다. 커리어 내내 부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금강불괴' 벌렌더는 올 시즌 우측 삼두근 통증으로 6월 중순이 되어서야 1군에 올라왔다. 복귀 후 7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39이닝 평균자책점 5.54로 이름에 걸맞지 않는 피칭을 선보이던 벌렌더에는 직전 등판이었던 24일 보스턴 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였다. 벌렌더로서는 호조를 이어가야 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두 선발투수는 4회까지 단 하나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벌렌더가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수전의 서막을 알렸다. 그러자 아처도 이에 질세라 2회 세 타자에게 모두 삼진을 빼앗았다. 4회까지 양 팀 투수는 이닝을 '순삭'하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0의 균형을 먼저 깬 건 탬파베이였다.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무게추를 기울였다. 카브레라는 5회 2사 후 벌렌더의 장기인 85마일 행잉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카브레라 자신의 시즌 6호 홈런. 양 팀 통틀어 나온 첫 번째 출루로 스코어는 단번에 1-0이 됐다. 하지만 벌렌더는 흔들리지 않고 커트 카살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아처가 균열을 드러낸 건 7회였다. 1사 후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내야안타로 1루를 밟은 것이다. 느린 타구였지만 유격수 카브레라의 송구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었다. 아웃카운트 7개를 남겨놓고 대기록을 남긴 아처에게 탬파베이 수비진마저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자신의 송구로 아처의 퍼펙트게임과 노히트노런이 모두 날아갔기 때문일까? 카브레라는 또 한 번 흔들렸다. 요니스 세스페데스의 타구에 어이없는 실책을 범한 것이다.

아처는 안타와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1·2루 위기에서 빅터 마르티네즈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J.D. 마르티네즈의 좌전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닉 카스텔라노스에게 다시 한 번 적시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두 점을 내줬다. 6회까지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한 디트로이트 타선의 집중력은 경기를 단숨에 2-1로 뒤집었다.

현지 중계진은 단 두 점을 뽑아낸 디트로이트의 7회 공격을 두고 "디트로이트가 빅 이닝을 만들어내며 아처의 퍼펙트를 깼다"고 표현했다. 물론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최소 4~5점을 뽑아냈을 때 경기흐름을 바꾼 '빅 이닝'이라고 칭하는 걸 감안하면, 명품 투수전에서 미칠 2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셈이다.

탬파베이도 반격을 시작했다. 이어진 7회 공격을 선두타자 스티븐 소우자 주니어의 좌전 안타로 시작했다. 소우자 주니어는 에반 롱고리아 타석에서 2루를 훔치려 했지만 디트로이트 포수 제임스 맥켄이 허락하지 않았다. 롱고리아마저 땅볼로 물러난 2사 이후 제임스 로니와 로건 포사이드가 연속 안타로 불씨를 살렸지만 카브레라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한번 흐름을 잡은 벌렌더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8회, 투구수 100개에 임박했지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처리하며 탬파베이의 기를 완전히 눌렀다.

이후 디트로이트 마무리 투수 호아킴 소리아가 9회 마운드에 올라 사구 하나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소리아는 시즌 23세이브로 구원 부문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덟 번째 도전만에 시즌 첫 승(3패)을 따낸 벌렌더의 경기 성적은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무볼넷 1자책점. 벌렌더가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건 2013년 9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벌렌더는 6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1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노 디시전으로 물러났었다. 무려 670일 만의 두 자릿수 탈삼진이었다.

스윕을 노리던 탬파베이는 벌렌더의 호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처 역시 7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2자책점으로 벌렌더 못지 않게 호투했지만 야수들에게 공수 양면에서 도움 받지 못하며 시즌 8패(9승)를 기록했다. 올 시즌 9이닝 당 3.79점의 득점지원만을 받았던 아처의 불운이 또 한번 발목을 잡은 것이다.

탬파베이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하기 위한 원정길에 오르며 디트로이트는 3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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