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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성(性)] 만일 골프 홀이 두 배로 넓어진다면?
초보든 프로이든 간에 골프 홀은 언제나 바늘 구멍처럼 보이게 마련이다. 동네 축구 선수가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어도 스포츠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골퍼가 홀인원을 하면 가끔씩 스포츠 뉴스에서도 소식이 전해지곤 한다. 그만큼 골프 홀의 크기가 작다는 반증일 것이다.

축구 골대보다 농구 골대가 작고, 골프 홀은 그보다 훨씬 작다. 물론 공의 크기가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골대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의 통과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 이는 비단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립선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흔히 전립선은 성기능과 관련된 기관으로 인식되어지곤 한다. 물론 전립선은 정액의 성분을 만들고, 사정액의 통로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전립선에는 방광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통과하는 요도도 존재한다. 이를 전립선 요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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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좁으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 소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20대만 되면 성장이 멈추는 사람의 키와 달리, 전립선의 경우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어느 정도는 크기가 계속 증가한다는 점이다.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듯이, 전립선의 성장 속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전립선이 커지게 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소변을 볼 때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소변의 줄기가 약해지는 세뇨, 밤에도 깨어나서 소변을 보게 되는 야간뇨,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참기 힘든 급박뇨 등이 가능하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 나오는 길인 요도를 눌러 막기 때문이다. 하수도가 막히게 되니 소변의 흐름이 정체되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의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심하지 않거나 초기일 경우에는 간단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동시에 진행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전립선의 크기가 매우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의 수술적 치료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원리는 동일하다. 전립선이 막고 있는 소변길을 개통시켜 주는 것이다. 마치 굴착 공사를 하듯이 내시경으로 튀어나온 전립선 조직을 제거해 주는 수술은 보편적이다. 최근에는 플라즈마로 기화시키거나, 홀렙이라 불리는 레이저 수술로 도려내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또는 수술이 아닌 형상 기억 합금 임플란트를 이용하여 튀어나온 전립선 조직을 당겨 견인하는 방법도 최근에 개발되었다.

예전 통신사 광고 중에는 이런 멘트가 있었다. “지하철 문이 10배로 넓어지면 얼마나 타기가 쉬울까?” 전립선 비대도 마찬가지이다. 소변이 나오는 길이 좁을 경우 소변의 정체가 발생하고 이는 심하면 신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 소변을 못 보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수술 기술의 발달로 보다 편한 배뇨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준석(비뇨기과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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