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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김진수, '제2의 박지성-이영표' 제대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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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진수 듀오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기만 했다.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최고의 레전드 두 명을 떠나보내야 했다. 바로 한국의 심장이나 다름 없었던 박지성과 ‘초롱이’ 이영표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 둘이 있었기에 다른 포지션은 몰라도 한국의 왼쪽 라인만큼은 든든했다. 무려 10년 가까이 한국을 이끌었던 조합이었기에 그들의 은퇴는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2의 박지성-이영표를 찾는 일은 누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던 간에 큰 화두였다.

한국축구의 고민거리였던 제2의 박지성-이영표는 이제 손흥민-김진수로 완벽히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흥미롭게도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한 아시안컵 무대에서 손흥민-김진수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손흥민과 김진수에게는 아시안컵이라는 무대가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손흥민은 대회 초반 감기몸살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8강 토너먼트 이후 급격히 좋아지면서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8강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2골, 결승전에서도 동점골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 중 최다 골의 영예도 차지했다. 과거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연계 플레이와 수비력도 일취월장하며 팔방미인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진수는 사실상 이번 대회 숨은 MVP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풀타임 출전한 선수다. 체력적으로 지칠 만도 하지만 티도 내지 않았다. 경기 내내 공수를 오가며 다른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준수한 오버래핑 능력은 물론이고, 수비력도 결코 뚫리는 법이 없다. 우즈벡이 자랑하는 ‘신성’ 라시도프와 호주의 로비 크루즈 모두 김진수가 버티고 있는 측면을 뚫지 못해 울상을 지었다.

사실 손흥민의 경우 이 대회전부터 실질적인 에이스나 다름없었다. 독일 명문 레버쿠젠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고 있고,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홀로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양발은 상대 수비진들에게는 악몽이다. ‘어떻게 한국에서 저런 선수가 나왔지?’라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다.

김진수는 손흥민만큼은 아니지만 차세대 이영표로 꾸준히 각광받았다. 각 연령별 엘리트 코스를 거친 후 홍명보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사실상 주전으로 낙점 받았지만 브라질 월드컵 직전,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출전을 못하게 되어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고,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하며 자신의 기량을 한층 발전시켰다.

한국나이로 겨우 24세가 된 이 절친 듀오는 장차 한국축구의 10년을 이끌어갈 것이다. 비록 우승컵은 들지 못해 실망이 크겠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것을 해줘야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 이 기간 동안 92년생 듀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이 축구팬들의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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