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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조던 스피스, 매킬로이의 대항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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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4-68-69-67-72-69-63-66-67-63-66. 최근 3주간 조던 스피스(미국)가 일본과 호주, 미국을 비행기로 3만 3800km 이동하며 치른 12라운드의 스코어다. 단 한번만 70대를 쳤고 나머지 11라운드는 모두 60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53언더파에 평균타수는 무려 66.58타다. 이 숫자들은 스피스가 내년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둘 것, 그리고 세계랭킹 1위에 도전할 것이란 예고편과 같다.

스피스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호주 시드니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호주오픈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3개 대회 모두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한 프리미엄 대회였다. 그 결과 스피스는 세계랭킹을 11위에서 9위로 두 계단 끌어 올렸다.

놀라운 것은 스피스가 최근 3주간 아시아와 호주, 미국 대륙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이는 ‘젊음’ 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물 오른 기량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실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스피스는 최근 3주 사이 자신이 더 이상 미래의 기대주가 아니라, 현재의 블록버스터 스타 임을 입증해 보였다.

스피스는 키드 아메리카의 대표주자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스피스는 2009년과 2011년 US주니어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스피스는 지난 해 스무번째 생일을 2주 앞두고 존 디어 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뒀다. 윈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기회를 맞았으나 연장전 끝에 패트릭 리드(미국)에게 패했다. 리키 파울러와 함께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의 뒤를 이을 후보로 손색이 없는 성장세다.

관심사는 이제 스피스가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다. 아직은 부족해 보이지만 최근 경기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스피스가 호주오픈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타이거 우즈나 매킬로이처럼 압도적인 골프를 했기 때문이다.

스피스는 세계랭킹 1, 3위인 매킬로이와 아담 스캇(호주)이 출전한 호주오픈에서 최종일 코스레코드(63타)를 작성하며 6타차로 우승했다. 스피스는 지난 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는 세계랭킹 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을 10타 차로 따돌렸다.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와는 무려 26타차였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는 제이슨 데이(8위)와 리키 파울러(9위), 매트 쿠차(11위)도 출전했다.

스피스의 급부상으로 내년 마스터스가 더욱 흥미롭게 됐다. 매킬로이는 내년 4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매킬로이는 올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해 그린재킷만 차지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된다. 스피스는 올 해 아깝게 놓친 그린재킷에 재도전한다. 스피스는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버바 왓슨(미국)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훌륭한 스토리텔링 소재다. 도박사들이 점치는 내년 마스터스의 우승후보는 매킬로이-우즈-스캇-스피스 순이다.

스피스는 벌써부터 흥행에 불을 지피고 있다. 조용한 성격 임에도 불구하고 매킬로이에 대해 확실하게 전투 의지를 밝혔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 우승 인터뷰에서 "이제 다음 레벨로 넘어가야 한다. 그건 메이저 우승”이라며 “매킬로이는 우리 모두가 추격하는 대상이다. 최근 3주간 그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호주오픈을 앞두고 “매킬로이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라고 말했던 것과 비교된다. 25세의 매킬로이가 4살 어린 스피스의 정상 도전을 받을 정도로 세계 남자골프는 빠른 속도로 돌아 가고 있다.[헤럴드 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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