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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구조화 보이자 날개 단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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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선발라인업을 책임지고 있는 고참 트리오.(왼쪽부터 전태풍,송영진,오용준)

[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신구조화의 KT가 비상의 날개를 달았다.

KT가 오리온스에게 92-66으로 대승을 거두며 거세게 약진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KT의 저력에는 선, 후배간의 조화를 이룬 팀워크가 있었다.

KT는 압박적인 수비와 고감도 외곽포를 앞세운 끈질긴 승부의 대명사로 유명했다. 이러한 KT의 ‘다크호스’ 면모는 최근 까지 만해도 없었다. KT의 ‘주포’ 조성민(189cm, 가드)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 반자리를 채워야 할 이광재(187cm, 가드)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외국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T에 입단한 마커스 루이스(198cm, 센터)는 한국 농구에 적응하지 못한 채 코트를 떠났다. 갖가지 악재 속에 KT는 시즌 초반, 8연패라는 성적표를 받고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시련의 계절을 보내는 와중에 제 역할 이상을 다하며 KT를 든든하게 지킨 기둥이 있다. 바로 KT의 ‘노장 트리오’다. 전태풍(180cm, 가드)과 송영진(198cm, 포워드), 오용준(193cm, 포워드)이 주인공이다. 세선수의 평균나이는 34.6세. 농구선수로 치면 환갑은 훌쩍 넘은 나이다.

전태풍은 KT의 야전사령관과 득점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듀얼가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태풍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빠른 슛동작에 이은 정확한 슈팅을 가진 자원. 1대1로 전태풍을 막을 수 있는 앞선 자원은 꼽기 힘들 정도다. 전태풍은 15경기를 뛰며 평균 13.9점 4.8도움 1.1가로채기로 매 경기 힘을 보태고 있다. 고감도 3점슛 성공률(39.2%)까지 갖춘 전태풍은 찰스 로드와 함께 KT의 원투펀치로 자리매김 했다.

‘캡틴’ 송영진은 어느덧 14년차 프로 생활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경기당 6.1점 2리바운드 0.9도움. 두각을 나타내는 성적은 아니지만 코트위에서는 언제나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공격권을 따내려 허슬 플레이도 서슴지 않는 송영진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상대 주득점원을 꽁꽁 묶는 악착같은 수비는 송영진의 전매특허. 전창진 KT 감독도 송영진의 활약을 높이 평가해, 은퇴 이후 코치 자리까지 마련해둔 상황이다.

왼손잡이 주포인 오용준은 송영진과 함께 궂은일을 도맡아 KT의 연패탈출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이재도의 ‘깜짝활약’에 가려 8연패 탈출의 주역에서 밀려났지만, 7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노장트리오’의 힘은 18일 열린 오리온스와 2라운드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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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준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이날 KT는 오리온스를 92-66으로 대파했다. 대체 용병 에반 브락(204cm, 센터)이 17점 11리바운드를 올리며 KT 농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도는 24점에 6어시스트를 곁들이며 승리를 견인했다. 오용준은 21점(3점슛 3개) 2리바운드로 시즌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전태풍은 16점 2스틸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오리온스의 찰스 가르시아와 이승현이 각각 18점 7리바운드와 11점 4리바운드 4도움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로써 KT는 6승 10패로 단독 6위를 차지했다. 8연패 이후, 최근 4경기 중 3승을 챙긴 KT는 상승세 흐름을 형성했다. 오리온스는 11승 5패를 기록하며 3위로 떨어졌다.

KT에 모처럼 기분 좋은 기록도 쏟아졌다. 1라운드 완패(68-80)에 대한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고, 시즌 최다 득점도 종전 87점(KGC전)에서 92점으로 갈아치웠다. 홈 5연패도 끊어냈다. 특히, KT는 이날 1쿼터에만 35점을 뽑아내며, ‘1쿼터 악몽’도 완전히 떨쳐냈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친 KT, 그 중심에는 역시 ‘노장 트리오’가 있었다.

오용준의 3점슛과 송영진의 골밑슛이 림을 가르며 KT가 초반부터 5-0으로 앞서갔다. 전태풍-송영진-오용준은 1쿼터에만 20점을 합작하며 KT의 공격을 이끌었다. 송영진은 이현민과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해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노련미를 보였다.

오용준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꽂아넣으며 격차를 벌렸다. 또한, 베이스라인을 파고들어 더블클러치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해 홈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태풍도 외곽 3점포로 득점에 가세하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KT는 3쿼터에 들어서 3분 35초 동안 득점이 없었다. KT의 소강상태를 깬 것도 전태풍이었다.

형들이 펄펄 날자, 후배들도 힘을 보탰다. 이재도가 가장 먼저 힘을 냈다. 이재도는 1쿼터에만 무려 13점 3스틸을 올리며 형들의 부담을 덜었다. 또한, 오리온스의 야전사령탑인 이현민(174cm, 가드)에게 득점, 리딩, 스틸에서 앞서며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재도는 지난 12일 열린 삼성전에서 28득점을 올리며 8연패 탈출의 주역으로 우뚝 선 바 있다.

뒷선에도 KT 농구에 녹아드는 선수가 보인다. 김승원(202cm, 센터)이다. 송영진의 백업자원인 김승원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전창진 KT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송영진이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당장의 임무다. 그러나 김승원은 최근 3경기 평균 6리바운드를 따냈고 16일 열린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는 4쿼에만 8점을 몰아넣으며 백업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T는 형들에게 의존한 농구만으로는 장기레이스 임을 고려했을 때,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없다. ‘노장 트리오’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냐는 앞으로 후배들의 활약상에 달렸다.

■ 18일 프로농구 결과
부산 KT(6승 10패) 92 - 66 고양 오리온스(11승 5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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