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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중러견제·지역확장 ‘신전략’ 발맞추고…한미일 삼각협력 복원
자유·인권·법치 고리 국제연대 확대
가치외교 자칫 진영외교 흐를 수도
대통령실, 한미일 공동훈련엔 거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마드리드·서울)=강문규·신대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가치외교와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북한·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외교 어젠다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데뷔무대에서 밝힌 이 같은 외교 아젠다는 향후 5년 간 외교·안보전략의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나토 中·러 견제 발맞추기=윤 대통령의 대한민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가치외교 구상은 3박 5일 간 순방 일정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29일(현지시간) 또렷이 부각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 그리고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AP4) 정상회동 등 굵직한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계기마다 가치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7번째 연설자로 나서 “자유민주주의, 법치 기반 위에 설립된 나토와 변화하는 국제안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또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가 향후 10년 간 안보 도전과 정치·군사적 임무를 담은 ‘전략개념’에서 러시아에 대해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겨냥해 사상 처음으로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안보·가치에 도전한다’고 경고한 가운데 사실상 나토의 대중·대러 압박에 힘을 실은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식회견에서는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규범에 입각한 질서가 존중되는 협력을 나토와 인·태 국가들 사이에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 민주, 인권, 법치 등 한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 목표로 신흥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시하면서 가치규범 연대를 가장 먼저 꼽은 배경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회의가 반환점을 돈 이날 “세 가지 목표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한미일 4년 9개월 만 정상회담=윤 대통령은 최대 안보현안인 북한·북핵문제에 있어선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 협력과 지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4년 9개월 만이자 3국 정상이 모두 교체된 뒤 처음으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연설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은 공통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 중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이 포함돼 있다”며 북한과 중국에 대응한 한미일 3각 공조를 촉구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공조를 언급하면서 핵실험 감행시 공동훈련을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가치외교 구상이 자칫 진영외교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서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이 한일의 나토 밀착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역사문제와 수출규제 등 갈등이 여전한 한일관계도 과제다. 대통령실이 중국과 관련해 딜레마를 언급하고,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한미일 공동훈련에 거리를 둔 것은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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