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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희의 B레이더] 안희수, 연필로 써 내려간 ‘나’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54. 금주의 가수는 안희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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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들렌뮤직 제공)



■ 100m 앞, 일관성 있게, 다양하게 드러내는 ‘안희수’

마들렌뮤직에 소속된 안희수는 지난해 4월 싱글 ‘찾고파’로 데뷔했다. 이후 ‘재밌는 습관이 생겼어’ ‘내 맘을 안다면’을 발표하면서 기타소리와 목소리가 강조된 포크 스타일을 강조했다. 지난 1월에는 이 두 곡이 포함된 정규 1집 앨범 ‘너의 세계’를 내며 보다 다양한 색깔을 알렸다. 지난달 발표한 싱글 ‘연기자’ 역시 이전보다 더 깊어진 감수성과 피아노가 돋보이는 곡으로 ‘안희수’라는 가수를 드러냈다.

■ 70m 앞, 대표곡 ‘찾고파’

안희수의 데뷔곡. 대중에 처음 모습을 비추는 곡인 만큼 다가가기 편안한 멜로디를 갖추고 있다. 안희수는 ‘본래의 내 모습을 찾고 싶다’는, 다소 철학적일 수도 있는 내용을 경쾌하고 단순한 리듬과 음으로 구성했다. 담백한 기타 리프와 깨끗한 피아노 소리의 조화가 참 자연스럽다. 포크의 성향도 짙다. 그래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면서도 가사와 함께 감상을 한다면 자신만의 생각을 빠지게 하는 묘한 힘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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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m 앞, 연필로 ‘안희수’를 쓴다면

안희수의 노래를 한 번 들었을 때는 기분 좋아지는 멜로디와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두 번 들으면 깊이가 있는 안희수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렇게 여러 번 듣고 나면 단순히 지나칠 수 없는 가사가 제대로 보인다.

안희수는 자신을 “연필로 쓴 편지처럼 자연스러운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연필’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안희수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나무의 색’을 띄고 있다. 우리가 새 연필을 쥐고 글씨를 써 나가는 과정과 닮았다.

정성들여 깎은 연필을 처음으로 종이에 긋는 순간 나는 사각사각한 소리는 안희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과 같다. 차분하고 다정하게 흘러가는 멜로디는 왠지 더 또박또박 글씨가 써질 것 같은 뾰족한 심처럼 간결하고 바른 인상을 준다.

그렇게 계속해서 연필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심은 뭉툭해진다. 굵은 선들은 희미해진 것 같지만 그 흔적은 분명히 있고 또 다른 깊이를 남긴다. 안희수의 목소리 역시 시간의 겹을 고스란히 쌓은 두께를 지니고 있다.

곱씹을수록 내면이 도드라지는 안희수의 가사는 굵어진 연필심으로 인해 그대로 드러나는 종이의 질감이다. “내 모든 걸 이해할 거라고 하지만/남들처럼 너도 결국 날 겁낼 거면서”(괴물) “TV 속의 연예인들이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늘 공허함에 한숨이 나날이 깊어져만 간다”(재밌는 습관이 생겼어) “내일은 또 어떤 나를 연기해볼까/또 어떤 내가 버텨내려나”(연기자) 등 그의 가사는 남에게 내보이지 못하고 꽁꽁 숨겨왔던 진짜 내 모습을 조심스럽게 펼쳐낸다.

■ 드디어 안희수, 추천곡 ‘마지막 선물’

‘마지막 선물’:
이별에 관한 곡이지만 슬픔을 드러내기보다 슬픔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미니멀한 구성을 추구하는 안희수이지만 이 트랙은 유난히도 그렇다. 가성이 돋보이는 안희수의 보컬과 아름다운 선율만이 곡을 이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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