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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뷰] 레드벨벳에게 똑같은 여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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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걸그룹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가요계에서 레드벨벳이 지난해 펼친 콘서트가 지니는 의미는 남달랐다. 그리고 다시 뜨거운 여름날, 레드벨벳은 두 번째 콘서트로 다시 팬들을 찾았다. 이번에는 공연이 아닌 팀 그 자체의 가치를 증명한 콘서트였다.

레드벨벳은 지난 4일에 이어 5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레드메어(REDMARE)’를 개최했다. 무대는 이전보다 확실히 탄탄한 짜임새를 지니고 콘셉추얼해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만 생각보다 폭발하는 화려함은 적었다. 대신 레드벨벳은 이들의 지향점처럼 그렇게 마니아틱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평이하지 않은 밸런스 속에서 오롯이 자신들의 힘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이번 공연은 ‘테마파크’를 콘셉트로 판타지 어드벤처, 아마존, 퍼레이드, 호러 어드벤처, 리얼월드까지 5개 섹션으로 나뉘어졌다. 그에 따라 기존 보여줬던 무대도 새롭게 재해석됐다.

특히 초반의 판타지 어드벤처와 아마존 세션에서는 오는 6일 발매되는 새 미니앨범 ‘서머 매직(Summer magic)’ 수록곡과 기존 히트곡들이 교차로 반복됐다. 레드벨벳의 포텐을 터뜨려준 히트곡 ‘러시안 룰렛’으로 등장한 이들은 두 번째 곡으로 신곡 ‘파워 업(Power up)’을 택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보통 콘서트에서 신곡을 공개할 경우 공연장의 열기가 달아오른 중간이나 엔딩에 배치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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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로도 기존곡 ‘#쿠키 자(coocie jar)’ ‘봐’ ‘주(zoo)’ ‘행복’ 등 기존 곡과 ‘모스키토(mosquito)’ ‘미스터 이(Mr. E)’ ‘힛 댓 드럼(Hit that drum)’ 등 새 앨범 수록곡을 번갈아가며 펼쳤다. 언제 어디서 신곡이 튀어 나올지 모르는 기분 좋은 밀당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는 오프닝부터 화려한 세트나 임팩트 있는 효과장치를 쓰지 않고도 오로지 노래로만 공연 초반의 몰입도를 확 높일 수 있는 현명한 구성이 됐다.

전체적인 틀도 그랬다. 레드벨벳은 처음부터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다. 리본폭죽을 터뜨리고 함께 뛰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레드벨벳만의 호러 콘셉트로 공연장을 채우는 등 점층적으로 화려함을 얹어갔다. 이야기로는 멤버들이 새로운 세계로 빠지게 된 이후 정글 숲으로 들어가 사냥꾼들에게 잡히고, 멤버 조이로부터 탈출에 성공해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그러다가 폐가로 들어가게 된다. 이 서사는 미스터리한 도입부부터 강렬한 열린 결말로 끝나는 한 편의 판타지 만화에 점점 빠져드는 과정과 비슷했다.

각각의 섹션은 스토리가 담긴 브릿지 영상으로 이어졌다. 레드벨벳은 무대 곳곳에 콘셉트와 어울리면서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집어넣어 밸런스를 맞췄다. 이들은 ‘판타지 어드벤처’에서 이들의 경쾌함을 어필할 수 있는 의상을 입고 ‘아마존’ 때는 동물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입었다. ‘퍼레이드’ 때는 이동장치무대를 이용해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사인볼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겸했다. ‘호러 어드벤처’에서는 검은색 의상으로 단숨에 이미지 변신을 하고 카리스마를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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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의외인 점은 여름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해 발표한 여름 노래들은 ‘주’와 ‘빨간 맛’뿐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새 앨범도 여름 시즌에 나오기 때문에, 공연의 무드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여름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이로써 레드벨벳은 이전과 또 다른 카리스마와 발랄함을 내뿜는 공연을 만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간 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외에는 정규앨범의 트랙과 새 앨범 위주로 세트리스트가 구성됐다. 이는 마치 레드벨벳이 찍어온 방점들과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뜻하는 듯했다. 즉 이전과 달라진 구성은 레드벨벳의 성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치였고, 그래서 이번 콘서트는 ‘레드벨벳이니까’라는 한 마디로 증명할 수 있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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