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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명성황후' 김소현·손준호 "부부싸움 후 무대 영향?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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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손준호(사진=에이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공연 직전 다퉈서 ‘무대 위에서 사적인 감정을 넣으면 어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뛰어 넘고 관객에게 고종과 명성황후로만 보인다는 게 참 감사해요(김소현)”

김소현, 손준호 부부가 한 작품 출연에 이어 합동 인터뷰에 나섰다. 실제 부부인 두 사람은 뮤지컬 ‘명성황후’에서도 부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집과 일터 심지어 다니는 미용실도 같다는 두 사람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한다. 결국 김소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웃어 보인다.

두 사람이 그린 ‘명성황후’는 관객 호평이 자자하다. 합동 출연을 두고 고민했던 두 사람은 기대 이상의 호평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미소 짓는다. 특히 두 사람은 “편하고 의지가 됐다” “부부이기 때문에 좋았다”는 말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다. 부부 동반 출연의 좋은 예를 보여준 두 사람이다.

한 공연 출연에 이어 인터뷰도 함께 진행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 둘이 23주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원캐스트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돼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꼈어요.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다음 시즌을 하는 분들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간 많은 분들이 잘 해냈고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회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 마무리하자는 다짐으로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김소현)”

▲공연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홍보를 위해 동반 예능 출연도 잦은데?

“재밌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기도 하고, 활동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즐거움이죠. 오히려 쉬면 늘어지게 돼요. 다양하게 많은 모습을 비출 수 있어서 좋아요. 그래서 바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어요. 끊임없이 일하는 게 좋아요(손준호)”

▲ 부부 역할로 함께 출연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사실 안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기엔 버거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거의해본 적이 없어요. 20주년 때만 해도 내 캐스팅을 두고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죠. 그럼에도 23주년까지 참석하면서 나름대로 새롭게 장면을 소화하고 있어요. 스스로 새 캐릭터를 하는 것처럼 기존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 나갔죠. 감사하고 재밌어요.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사실 손준호에게 고종 역할이 들어왔을 때 걱정부터 했어요. 추석특집에 외국인이 한복 입고 출연하는 느낌일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보니 손준호가 자신만의 강함과 따뜻함,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고종을 그려나가는 걸 보면서 정말 좋았죠. 박수도 많이 받아요(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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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 무대 한 장면(사진=에이콤)


▲손준호가 그린 고종은 어떤 인물인가요?


“원래 고종에 대한 유약한 이미지가 가장 강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받아보고 장면을 연습하면서 고종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유약하지만은 않구나 느꼈죠. 부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원래는 명성황후가 기가 센 여자라서 끌려간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고종도 왕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민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현실적 부부의 삶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죠. 조선시대 왕인데 아내가 이야기하는 데로 끌려만 갔을까에 대한 접근으로요. 물음표를 띄었을 때 내 판단에선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나름 선택한 결과가 아닐까 했어요. 결과적으로 내가 만든 고종은 유약한 왕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한 왕이 됐어요(손준호)”

▲명성황후에 대한 역사적 해석이 달라서 매번 논란도 함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를 더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기록 속의 명성황후만 존재할 뿐 실제의 그를 아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냥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남편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아들에겐 어떻게 대할까와 같은 것들이요. 현명한 여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런 후기를 봤어요. ‘명성황후는 역사적으로 싫지만 여자로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글이요. 이 글을 봤을 때 그래도 감사했어요. 내가 고민했던 게 조금이라도 관객에게 보였다면 감사할 뿐이었죠. 그냥 논란이 돼서 안타깝죠. 아니면 내가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까 이 인물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사 하나를 하더라도 되게 조심스러웠죠.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어요(김소현)”

지난 시즌에 비한 장면 변화가 많다고 들었어요.

“지난 시즌에는 결혼식 장면부터 내가 화려하게 오픈했어요. 일대기를 쭉 연기했죠. 이번 시즌엔 화려한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하지 않고 현재에서 시작해서 과거로 돌아가요. 또 아역이 나와서 결혼식을 장면을 대신 연기해요. 그 전 시즌과는 시작부터 달라요. 또 고어들을 많이 빼고 현대 언어를 많이 쓰려고 노력했어요. 지난번과 캐릭터 성격도 좀 달라졌어요. 지난번엔 카리스마 있는 명성황후를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번엔 신마다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어요. 스스로 연기하면서 눈물도 많이 났고, 객석에서도 눈물을 많이 흘려주시더라고요. 지난번엔 화려한 박수를 받았는데 이번에 공감을 받아서 새로웠어요(김소현)”

부부로서 무대 오르니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내가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면서 기댈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이 공연에서 만큼은 내가 하는 것들을 다 잘 받아주고 있어요. 그런데 김소현이 마음대로 장면을 바꿀 때가 있어요. 아마 서로 믿으니까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정말 사전에 한마디도 안하고 즉석에서 바꾸는 거거든요(손준호)”

“사실 연습실에서까지도 ‘명성황후’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우리가 평상시 보여준 TV 속 모습들을 명성황후랑 고종으로서 관객에게 몰입을 유도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첫 공연 올리고 관객들이 오히려 케미가 좋았다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생각하는 거랑은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부터 편해지고 확신이 들면서 몰입하게 됐어요. 부부라서 케미가 더 좋았다고 해주셨죠. 감사한 마음도 들고 정말 좋았어요. 결혼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상대역을 했거든요. 그동안 피했었는데 그 판단이 잘못됐던 거구나 깨달았어요. 사실 투어를 돈다는 게 정말 힘들이에요. 극장 사이즈, 객석 거리감, 공간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해서 하는 게 힘들어요. 그런데 손준호가 옆에 있으니까 믿고 편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어요. 의지가 많이 되죠(김소현)”

▲실제 싸움이 무대에 영향을 끼친 적은 없었나요?

“‘사적인 감정이 들어가서 공연을 망치면 어쩌자’라는 고민을 우리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런 게 전혀없어요. 그걸 뛰어넘고 진짜 역할로 보인다는 게 감사한 것 같아요. 싸워도 싸움을 잊어버린다거나 싸움을 피하는 노하우가 한참동안 쌓였죠. 오히려 함께 뮤지컬 할 때 싸움이 줄어들어요(김소현)”

“무대에서의 모습을 보고 김소현이 나에게 반했어요. 사실 안싸우면 부부가 아니잖아요. 서운한 부분이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만약 공연이 없다면 바로 이야기를 한다던가 서로 맞춰갈텐데 공연 있는 날에 그런 감정이 생기면 참아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공연을 마치죠.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끝나고 이야기해요. 좀 좋은 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다보면 내가 김소현과 왜 싸웠는지 잊어버리거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열 번 중 아홉 번이 그렇게 돼요. 싸움의 횟수가 줄어들었죠(손준호)”

▲김소현이 라디오에 나와서 ‘손준호와 같이 해서 숨 막힌다’는 말을 해서 화제가 됐어요.

“숨막혔다는 게 아니라 미용실도 같고 방도 같이 쓰고 밥도 같이 먹다보니까 약간 컴퓨터가 과부화 된 느낌이 들었어요. 손준호라서 싫다는 게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보니까 재부팅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숨막힌다는 자극적 단어를 써서 이렇게 됐어요(웃음). 그런데 모든 분들이 그런 것 같아요. 업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휴가를 가고 싶잖아요. 24시간을 같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한 거예요(김소현)”

“난 혼자 있는 시간이 별로 필요하진 않아요(손준호)”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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