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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의 9년전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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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리스'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오늘(7일) 첫 선을 보인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많은 이들이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아온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 션샤인’은 ‘태양의 후예’, ‘도깨비’의 흥행을 이끈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화제성을 갖는다. 여기에 한동안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 이병헌의 출연 소식이 더해지며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급격히 높아진다. 이병헌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레드: 더 레전드’(2013)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 ‘협녀, 칼의 기억’(2015) ‘내부자들’(2015) ‘미스컨덕트’(2016) ‘매그니피센트7’(2016) ‘마스터’(2016) ‘싱글라이더’(2017) ‘남한산성’(2017) ‘그것만이 내 세상’(2018)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왔다. 하지만 드라마 출연은 무려 9년 만. 이병헌의 마지막 드라마 출연작은 지난 2009년 방영한 KBS2 ‘아이리스’다.

■ ‘아이리스’, 액션씬보다 더 화려했던 배우들의 연기

‘아이리스’는 대한민국(이하 남한)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 사이의 제2차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 드라마다. 국가안전국(NSS) 대테러 1팀장 최승희(김태희)와 대테러 1팀 요원 김현준(이병헌)은 사내에서는 팀장과 요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회사 밖에서는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간다. 남몰래 사내 연애를 즐기는 두 사람의 모습은 짜릿하고 설렌다. 여기에 김현준의 절친한 동기이자 최승희를 짝사랑하는 진사우(정준호), 적과 동지의 경계를 넘어 김현준을 사랑하게 된 김소연(김선화)의 존재가 더해지며 흥미로운 사각관계가 형성된다. 극은 이 세 사람과 통일을 반대하는 비밀 조직 '아이리스'를 중심으로 남·북한 첩보원들의 임무 수행 과정과 사랑, 우정, 배신 등을 그린다.

제작비만 200여 억 원을 들인 이 작품은 일본과 헝가리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고 압도적 규모의 총격전과 차량 추격신 등을 선보이며 풍부한 볼거리, 완성도 높은 영상미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병헌(김현준), 김태희(최승희), 정준호(진사우), 김소연(김선화), 김승우(박철영), 김영철(백산) 등 이름만으로 작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배우들이 출연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에 배우들은 연기만으로 캐릭터와 극 중 상황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활약으로 화답했다. 작품을 화려하게 만드는 온갖 장치들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는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비판도 있었다. ‘아이리스’는 방영 내내 개연성 없는 스토리, 현실성을 떨어트리는 설정들, 과도한 PPL(간접광고) 등으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방대한 스케일에 비해 만듦새의 디테일함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결말 역시 완성도가 떨어져 꾸준히 지지를 보내온 시청자들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김현준은 아이리스로부터 대통령 조명호(이정길)의 목숨을 구하고 남북정상회담이 무사히 끝나도록 임무를 완수한다. 이후 최승희와 함께 NSS를 떠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누군가의 피습으로 목숨을 잃는다. 최승희는 이 사실을 모른 채 김현준을 기다린다. 다분히 시즌2를 의식한 엔딩이다. 약 3년 뒤 제작된 시즌2에서야 김현준을 저격한 인물이 아이리스 소속 킬러 김연화(임수향)와 레이(데이비드 맥기니스)임이 밝혀진다.

이런 비판들 속에서도 '아이리스'의 인기는 종영 순간까지 수그러들지 않았다. 초반 방송분에서 이미 20.3%(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이하 동일 기준)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 시청률은 최종회에서 35.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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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태원엔터테인먼트, KBS2 방송화면)


■ ‘아이리스’가 남긴 명장면·명대사


‘아이리스’는 높은 인기를 방증하듯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남겼다. 우선,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광화문 총격신은 국내 드라마 역사를 다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로서는 최초로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 일대에서 대규모 총격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고, 인파와 차량 통행이 많은 낮 시간에 무려 12시간 동안(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차량이 통제된 상태에서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액션 장면을 촬영했다. 이렇게 완성된 광화문 장면은 ‘아이리스’가 자랑하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장면으로 회자된다.

달콤한 멜로 명장면도 남겼다. 일명 ‘사탕키스’라고 불리는 김현준과 최승희의 키스신. 김현준과 일본 아키타로 여행을 떠난 최승희는 화이트데이에 아무런 선물도 준비하지 않은 김현준에게 토라진다. 그 모습을 귀여운 듯 바라보던 김현준은 최승희에게 입을 맞추며 자신의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을 건네준다. 최승희와 김현준 사이의 달달한 분위기를 극대화시킨 이 키스신은 전파를 탄 이후 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며 키스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김태희는 종영 후 해당 장면에 대해 이병헌이 즉석에서 낸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고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아이리스’는 잊지 못할 명대사도 남겼다. 일명 '슬픈 전설' 대사다. 김현준은 일본 아키타의 한 호숫가에서 동상을 바라보던 중 김선화에게 “이 동상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라 말한다. 이어 무슨 전설이냐고 묻는 김선화에게 “난 전설 같은 건 믿지 않아”라고 답한다. 해당 장면은 김현준이 김승희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애틋하고 진지한 장면이었지만, 이후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현재까지도 코믹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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