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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화유기’ 방송사고 되돌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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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다. 2회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방송사 사고가 많은 이들을 실망하게 했지만 작품 자체만 놓고 보자면 '흥행하지 않을 수 없는' 베테랑들의 운집이다.

유난히 군복무가 길게 느껴져 팬들의 궁금증이 높았던 이승기의 복귀작이고, 차승원이 2015년 MBC 드라마 ‘화정’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나선 작품이기도 하다. 묘한 분위기를 잘 소화하는 오연서와 이엘뿐만 아니라 가수 겸 배우인 이홍기와 윤보라 역시 기대를 높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을 이끌어갈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판타지다.

■ 스토리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절대낭만 퇴마극이다. 1회에서는 어릴 적부터 요괴를 볼 수 있던 진선미(오연서)의 어린 시절이 그려졌다. 그는 우마왕(차승원)의 부탁으로 오행산에 갔다가 그곳에 갇혀 있던 손오공(이승기)을 탈출시킨다. 25년 뒤, 우마왕과 손오공은 먹으면 무적이 된다는 삼장법사의 피를 받고 태어난 인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 첫방 업&다운
UP:
전개가 빠르다. 1회 만에 주인공의 배경 파악이 끝났고 손오공과 우마왕의 목적인 ‘삼장 찾기’도 미션 클리어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안정적이다. 착하고 성실한 이미지의 이승기는 말썽꾸러기 악동으로 거듭났다. 새로운 모습에 호기심과 재미가 생긴다. 차승원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초반 다소 오버스러운 모습에 흠칫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극의 방향이 서서히 파악되면서 왜 그가 무게감 있는 ‘우마왕’ 역을 맡았는지 알 듯싶다. 차분하고 강단 있는 오연서의 연기도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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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호기심은 자아냈지만 흡입력은 약했다. 초반부 어색한 CG와 촌스러운 스타일링은 보는 이를 피식 웃게 만든다. 차승원과 이승기는 꼭 그런 파마머리여야 했는지, 귀여운 수준이다. 여기에 약 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극의 배경을 설명하느라 전개는 다소 직접적으로 이뤄졌다. 그 때문에 극 초반은 마치 한 편의 어린이 영화 같았다.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가볍다. 무게감을 어떻게 잡아나갈 지가 숙제로 보인다. 아울러 들뜬 템포로 이끌던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이승기와 오연서의 만남에서 로맨틱한 음악이 흘러나온 건 흐름을 깰 정도. 강한 남성과 강인한 척 하지만 결국 도움을 받고 마는 여성의 관계는 이제 탈피해야 한다.

■ 시청자의 눈
이승기와 차승원의 조합에 믿고 본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차승원의 연기에서는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비슷하다는 말도 꽤 된다. 워낙 강한 개성 탓이다. “오글거린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극과 캐릭터의 배경을 위주로 설명하느라 아직 디테일한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까. 이야기가 진짜로 허술할 지는 몇 회 더 지켜봐야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흥행 가능성
최근 없던 소재로부터 나오는 흥미와 기대치가 ‘화유기’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유기’는 좀 더 깊숙이 요괴의 세계를 다뤄 신비로운 느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화법은 코믹으로 잡아 거부감이 없게끔 했다. 이는 판타지계의 넘어야 할 산 ‘도깨비’의 굴레를 벗어난 지점이기도 하다. ‘도깨비’가 묵직한 분위기에 설레는 웃음을 자아냈다면 ‘화유기’는 좀 더 가볍고 직접적이다. 물론 주인공들이 필연적으로 얽혀 있는 설정은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공통된 개연성이다. 다만 허울만 좋은 요괴 퇴치물로 그려지지 않기 위해서는 촘촘한 전개와 디테일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판타지 특성상 더 유치하고 조잡한 모양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화유기'는 지난 24일 방영 2회 만에 CG 처리가 되지 않은 장면들이 전파를 타는 등 역대급 방송사고를 겪었다. 판타지물은 장르 특성상 실감나는 그래픽이 시청자들이 몰입도를 높인다. '화유기' 역시 악귀와 요괴들의 등장이 주로 이뤄지는 드라마인 만큼 이번 방송사고의 여파는 꽤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환상을 가지고 판타지물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이미 몰입도를 깨는 작품의 민낯을 드러냈다. 아직 2회에 머무른 것이 오히려 앞으로 위기를 타파해나갈 빠른 시점이 될 지, 단 2회 만에 큰 팬덤을 상실하고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할 지는 앞으로의 퀄리티에 달렸다. tvN도 이 점을 의식해서인지 2회 정규방송 바로 다음날인 25일 2회 방송을 재편성했다. 오후 6시 10분 방송.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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