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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합 공연의 '이상한' 개런티 축소경쟁, '쇼미더머니' 거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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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쇼미더머니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쇼미더머니’ 인기가 공연 시장 판도까지 흔들었다.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에 비해 관객의 발길은 저조하다.

현재 공연 중이거나 앞두고 있는 힙합 콘서트만 '블랙썸머파티 with 다이나믹듀오 & 크러쉬' '2017 매드홀릭 힙합풀파티 - 홍천' '2017 THE CRY 100℃' '서울소울페스티벌 2017' 'NBA BUZZER BEAT FESTIVAL 2017' 등에 이른다. 이미 대중화돼 문화로 자리잡은 록페스티벌에 능가하는 수준이다. 또한 ‘쇼미더머니’ 방송 전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지난 2012년 엠넷에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바로 로꼬, 비와이, 베이식, 씨잼, 면도, 슈퍼비, 해쉬스완, 마이크로닷, 스윙스, 매드클라운, 릴보이, 송민호 등 수많은 스타 래퍼를 배출한 '쇼미더머니'다.

엠넷은 시즌제로 ‘쇼미더머니’를 방송했다. 대중에게 힙합이라는 마니아성 장르는 곧 호기심으로 뒤바꼈고 ‘쇼미더머니’는 단번에 화제로 떠올랐다. 결국 ‘쇼미더머니’는 힙합을 주류 문화로 바꿔 놓기에 이르렀다.

시즌이 늘어나면서 얼굴을 알린 래퍼들도 함께 불어났다. 여기에 래퍼에게 ‘스타’라는 수식어까지 달리며 이들의 무대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이 생겨났다. 대중의 니즈를 파악한 공연 시장은 이들을 위한 무대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쇼미더머니’ 이후 힙합이 주류 문화로 바뀌면서 콘서트와 같은 관련 공연 시장이 넓어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클럽 등에서 소규모 공연을 주로 펼쳤던 힙합이 주 메인 공연 시장으로 확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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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소울페스티벌 2017, 2017 THE CRY 100℃, 2017 매드홀릭 힙합풀파티 포스터


공연 방식은 이렇다. 실제 스타 래퍼 3~4명을 전면에 세워놓고 나머지 라인업은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래퍼로 라인업을 구성한다. 또 래퍼들의 공연엔 별도의 밴드 사운드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MR로 무대에 오르는 래퍼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좀 더 갖춰서 공연을 하면 DJ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식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래퍼 위주의 공연이 많아진 것에 대해 ‘화제성’과 ‘낮은 행사비’, ‘간단한 무대구성’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래퍼들이 방송에 출연하고 2~3달은 스타급의 인기를 누린다. 이에 따른 화제성은 관객을 유입하는 데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더욱이 기존에 유명 가수들처럼 밴드나 세션과의 리허설이 필요하지 않다. 무대를 준비하는 데도 다소 간단한 편”이라며 “개런티 역시 기존 가수보다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계에선 이러한 흐름에 대해 반응이 분분하다. 인지도를 알린 래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면서 공연과 아티스트들이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는 곧 개런티의 축소 및 경쟁을 부추겼다. 기존에 공연 무대에 오르던 아이돌이나 밴드 등의 경우 여러 구성 인원이나 세션 등의 이유로 더 많은 개런티를 필요로 했다. 래퍼들의 경우 독자 활동이 더 많고, 마이크 하나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이점을 지녔다. 하지만 이러한 래퍼들의 ‘이점’이 되레 기존 아티스트들의 설 자리를 뺏었다.

그렇다고 래퍼 위주의 공연이 다 ‘대박’을 이루는 것도 아니다. 방송효과를 누린 래퍼들은 예능을 통해 이미지 소비가 빠르게 이뤄진다. 이 탓에 방송 이후 이들을 직접 보고자 하는 ‘니드’ 욕구가 빨리 식게 된다. 이미 방송을 통해 선보였던 곡들을 공연에서도 똑같이 되풀이 하고 있으니 신선도 면에서도 관객의 발길을 잡지 못한다.

한 공연 기획자는 힙합 공연의 ‘인기 거품’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현재 힙합 콘서트의 거품 및 티켓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저조하다. 올해 힙합 뮤지션들의 곡 발매는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흥행이 점차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콘텐츠 구성에 따라 판매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힙합 콘서트 유행은 ‘거품’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쇼미더머니’ 방송 중 ‘반짝’하는 인기가 점차 빠르게 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그램의 인기에 기댄 래퍼 활용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그러나 분명 ‘롱런’ 중인 래퍼들도 있다. 앞서 공연 기획자가 말한 ‘콘텐츠 구성’에 따라서 말이다. 현재의 힙합 공연 인기가 ‘거품’에 그치지 않으려면 래퍼들 스스로 프로그램 인기가 아닌 ‘음악 콘텐츠’의 발전을 보여줘야 한다. 방송에서 봤던 똑같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굳이 비싼 값에 다시 보고 싶은 관객은 없을 테니 말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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