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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희의 보다가] ‘효리네 민박’ ‘비긴어게인’, 연속 시청이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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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 '비긴어게인' (사진=JTBC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진희 기자] 일요일 저녁이 즐겁다. 일요일을 제목 전면에 내세운 지상파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JTBC가 나란히 출발시킨 일요일 저녁 8시 50분부터 월요일 0시까지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일요일 저녁이 즐겁다고.

‘효리네 민박’과 ‘비긴어게인’은 그렇게 또 새롭게 달려야하는 월요일을 앞두고 묵직해진 마음에 ‘진짜 힐링’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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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지척에 있어 더 사랑스러운

적어도 지난 한 주 이효리는 ‘블랙(BLACK)’으로 음악방송에, 탁월한 입담으로 예능프로그램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그녀를 훔쳐보는 듯한 ‘효리네 민박’에서는 수수한 시골 아낙네의 모습이다. 보는 이마저 편안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늘 입던 옷으로 갈아입고 쇼파에 마음껏 누워 있는 듯 하달까.

그 안에서 주인장이 된 이효리는 남편 이상순과 함께 손님을 맞이한다. 손님들은 다양하다. 20대 친구들의 여행이 주는 청량감, 탐험가라는 두 남자가 주는 생경함과 호기심 그리고 직원이자 톱스타인 아이유. 여기에 이효리가 보살피는, 한때 유기견이었던 그 집의 개들까지.

‘효리네 민박’이 사랑스러운 것은 제주라는 지척이다. 대한민국 전국 어디서든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한 곳에 ‘효리네 민박’이 있기에 도시에서의 오늘 하루도 견딜만하다.

프로그램에는 목적이 없다. 제주 생활을 하는 이효리 부부가 실제 생활하는 공간을 민박집으로 꾸민 후 게스트를 맞이한다는 설정이다. 여기서 박장대소하게 하는 재미를 연출한다거나 제주여행의 정보를 제공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리네 민박’은 유익하다. 제주라는 여행지를 보다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여행을 하라고, 일상 자체가 쉼이고 자체가 여행이라고 소개하는 듯하다.

그러기에 남편 이상순은 모든 아내들의 로망이 된다. 어리바리 한 직원에게 눈살을 찌푸리기보다 자상한 미소를 내보이게 된다. 왁자지껄한 손님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조용히 펼쳐진 대문 안 밭을 보며 꿈을 꾼다. 전원생활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이제 3회 방송한 ‘효리네 민박’은 앞으로 최소한 9주 동안은 안방에 소소한 웃음과 따뜻함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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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그리고 버스킹, 이게 뭐라고 긴장되나?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콘서트 티켓파워로 뒤지지 않는다. 음악으로 내로라할 만한 실력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긴장한다. 흡사 신인 시절 같은 긴장감을 거르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실력파 뮤지션들의 인간미가 돋보인다. 은둔형 이소라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골목대장 같은 윤도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고, 재간둥이 유희열의 진짜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의 감정 상태와 함께 스타의 내면을 바라보는 관음이 충족된다면 풍광은 감성을 채운다.

‘비긴어게인’은 우리들의 소중한 뮤지션들을 아일랜드 거리로 내몰았다. 조금은 질투가 난다. 우리네 홍대 거리에서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의 버스킹을 볼 수 있었단 말인가.

질투심을 안고 TV 앞에 앉는다. 동시에 아일랜드의 이국적인 풍광은 한시도 시선을 TV화면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또 온 힘을 다해 ‘바람이 분다’를 부르는 이소라가, 기타를 조율하는 윤도현이, 쥬크박스처럼 건반을 다루는 유희열이 잠시도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없게 한다.

흡사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버스킹 장소를 물색하기 위한 뮤지션들의 걸음걸음을 동행하는 것 같다. 이들은 여행지에서 게임을 하지도 않고, 풍광에 감탄하지 않는다. 다만 그 곳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인가만 고민한다. 그 고민과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로 인해 시청자들은 아일랜드의 거리 곳곳을 의미 있게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거리에 동양인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나라. 그 만큼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의 삶이 생생한 나라다. 펍에서의 작은 공연을 보면서도 대극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는 것 같은 매너를 갖춘 국민성 그리고 거리 곳곳이 예술극장인 나라다. ‘비긴어게인’을 보면서 그 아일랜드를 향해 당장이라도 캐리어를 밀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이것이 ‘비긴어게인’의 잔잔한 힘이다. 부추기지 않되 부추기는 ‘비긴어게인’은 일생에 한 번 가볼까 말까한 나라 아일랜드다.

제주도가 지척에 있어서 사랑스럽다면 아일랜드는 막연해서 마음이 쓰인다.

‘효리네 민박’으로 제주도를 여행하고, ‘비긴어게인’으로 아일랜드를 여행한다. 그리고 두 프로그램이 끝나면 자기 자신에게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바로 이곳, 내 집 TV 앞에서 말이다. 이 두 프로그램을 연속으로 볼 수 있는 일요일 밤이 즐거운 이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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