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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강혜정 "전성기요? 전 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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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배우 강혜정은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변화무쌍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좀처럼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현실에서는 잘 나가는 여배우에서 어느덧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돼 있다. 그런 강혜정이 새 영화에서 또 한 번 변신에 나섰다. 지적인 매력을 장착한 정신과 의사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 '루시드 드림'은 일명 '자각몽'이라고 불리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여기에 딸을 잃어버린 아빠가 꿈을 통해 범인을 쫒는다는 드라마와 스릴러까지 결합돼 있는 복합 장르물이라 할 수 있다. 강혜정은 이 작품에서 루시드 드림 연구 분야에 있어 국내 1인자인 소현으로 분해 딸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대호(고수)의 조력자로 활약한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한 카페에서 강혜정을 만났다.

◆ "감독님 때문에 출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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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은 "멋있었다"는 말로 완성된 작품을 감상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CG 완성본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는데 좀 어색하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일부러 기대를 낮추기 위해 깔아놓은 밑밥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너무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 내용도 3년동안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부성애를 표현하는 것이라 무겁고 지루할 줄 알았는데 속전속결로 진행되더라.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강혜정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 이는 김준성 감독의 제안 때문. 극중 캐릭터를 위한 것이었기에 강혜정 역시 흔쾌히 수용했다. 덕분에 영화 속 강혜정은 좀 더 지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는 작품에 대한 몰입감으로 이어졌다. 모두 감독을 향한 강혜정의 깊은 신뢰 덕분이다. 이같은 결과는 강혜정이 '루시드 드림' 출연을 결정한 계기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었다.

"설경구 선배님과 함께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고수 오빠와도 20년만에 만났고 영화로 함게 한다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독님을 만나뵙고 제가 맡은 역할의 성격이나 어떤 일을 해야한다는 그런 확실한 맵을 갖고 계신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어요. 감독님이 지정해 준 길을 따라간 거죠. 신인 감독님이라는 건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숙제가 많은 영화를 정말 잘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 육아와 일 병행하는 커리어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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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면서도 강혜정은 연기와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었다. 영화 방송 공연 등 분야를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강혜정은 "아이를 잘 키우는 것과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공존하고 있었다"며 "당장 손에 쥐어지지 않는 작품의 부재는 아이를 키움으로써 메우고 있었다. 특별히 육아를 한다고 해서 연기에 대한 공허함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혜정의 남편은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 딸은 하루다. 이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가족이다.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 사랑받았던 하루는 어느새 초등학생이 됐다. 으레 연예인들은 자신의 가족에 대해 언급하는 걸 꺼리는 편인데 강혜정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남 자식 자랑하는 거 듣는 게 힘들지 않나? (내 자식) 말을 못해 안달이지"라는 말을 듣고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전 하루가 초등학생이 되는 게 싫어요. 계속 아이였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학교라는 틀 안에서 친구들을 만나면서 뭔가를 배웠으면 좋겠어요. 공부 1등도 기대 안해요.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한글도 최근에 뗐어요.(웃음)"

◆ "전성기요? 전 외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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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강혜정이라는 이름보다 '하루 엄마'라는 인식이 강해졌지만 전성기 시절 그녀의 인기는 대단했다. 무엇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속 여일 캐릭터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패러디를 하기도 했다. 강혜정 본인은 그러나 자신의 전성기 시절 언급에 "솔직히 그때를 아쉬워하거나 뒤돌아보거나 돌아가고 싶다거나 그런 건 없다"고 밝혔다.

"그런 건 아마 외부에서 봤을 때 저의 황금기였겠지만 제 인생에서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어요. 좋은 작품들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인데 어쩌면 그때는 되게 외롭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래서 방황도 많이 했던 것 같고요. 만약 저에게 앞으로 맞을 황금기가 있다면 스페인의 어떤 한 여배우처럼 되고 싶어요. 항상 작품 속 캐릭터로만 기억된 배우가 다른 유명 배우와 영화제에서 경쟁했는데 이 캐릭터로만 기억된 배우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해요. 저도 제가 해내야 할 역할들에는 목숨을 걸고 생기를 불어넣어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언젠간 그 늙은 배우처럼 돼 있지 않을까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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