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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쓴소리’하는 팬들…성장한 팬문화에도 변함없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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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시대가 변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감싸주던 팬들은 시대에 따라 변해갔다. 잘못한 일에 대해선 따끔히 충고하고 공론화를 위해 노력했다. 반면 이런 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있다.

지난 연말과 올해 초, 그룹 다이아의 공식 팬카페에는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를 향한 피드백을 요청하며 ‘캘린더 사인회를 취소하라’는 글일 줄을 이었다. 이는 다이아가 연말에 발표한 시즌 그리팅 사진 때문이다. 시즌 그리팅은 아이돌의 사진으로 제작된 달력, 다이어리 등으로 구성된 물품으로 아이돌 팬들에겐 연말 필수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물에 팬들은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이아의 시즌 그리팅 사진을 로타 작가가 찍었기 때문이다. 미소년 전문 작가라는 별칭으로 활동을 해 온 로타는 어린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하는 로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사진을 발표해 논란을 빚어 왔다. 다이아 팬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왔다.

지난해 비스트를 탈퇴했던 장현승의 논란은 팬들이 문제를 제기해 더욱 화제가 됐다. 팬들은 유료 팬미팅 불참하고 무대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준 장현승을 지적했다. 결국 묵묵부답이었던 장현승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는 직접 사과를 했고 그 후 4월엔 팀에서 탈퇴를 했다. 현재 비스트의 나머지 멤버들이 새로운 소속사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큐브는 장현승을 포함해 다시 3인조 비스트를 제작한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돌 팬들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김윤석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토크쇼 자리에서 한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김윤석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팬들에게는 물론 시사회장에서 공식 사과했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김윤석의 팬들은 그에게 페미니즘 관련된 도서를 선물했고 김윤석은 이를 인증하며 꾸준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요즘 팬들은 가수들의 노래 가사에서 발견되는 여성혐오 표현들을 지적하고 경호원이나 소속사의 잘못된 행태를 문제삼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아이돌 팬덤들은 ‘민주팬덤연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팬들은 자신이 아끼는 스타들은 물론 사회적 문제에도 목소리를 낼 정도로 변화하고 성장했다.

◆ 변화하는 팬덤, 못 따라가는 시선

반면 팬들을 향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변화가 없어 보인다. MBC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우주의 별이’는 팬들을 비하하는 대사로 논란이 됐다. 극 중에서 스타인 우주(김준면)의 팬들을 ‘빠순이’ ‘ATM’ 등으로 지칭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심지어 “빠순이면 쉬웠겠다. 공 안 들여도 자달라면 자주고"라는 성희롱적 대사까지 나와 문제가 됐다. ‘우주의 별이’가 더 논란이 된 이유는 지난해 진행된 촬영에서 수호의 팬들을 엑스트라로 동원해 밤샘 촬영을 강해해 구설에 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팬들을 동원해서 촬영을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매번 뒷이야기가 흘러나온다.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은 촬영을 위해 경호원들이 과도한 제재를 가한다고 불만을 성토했고 MBC뮤직 ‘스타360’은 새벽부터 팬들을 동원시키고 진행 직원들의 일처리 미숙으로 첫방송 전부터 폐지요청이 이어지기도 했다.

팬덤 문화는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발전하고 성장했다. 10대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20대~30대 팬들도 팬덤의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대중문화산업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들을 하위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팬들의 문화가 발전한 만큼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젠 선입견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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