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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시국발언] ①김제동 이승환 등..‘폴리테이너’가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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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최순실 관련 뉴스가 지겹게 느껴지는 요즘, 연예계를 포함한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뜨거운 감자다. '반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단체와 인물들의 명단을 정부가 정리해 특별관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중 리스트에 포함된 연예계 인사들은 그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배우 송강호 김혜수 백윤식 등 톱스타들이 대부분. 하지만 최근에는 그동안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스타들도 하나 둘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향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온 유재석은 얼마 전 한 시상식에서 "나라가 힘들 때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라는 발언으로 한 보수단체의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들이 현 상황을 무시한 채 입을 다물고만 있는 것이 과연 미덕일까. 스타들의 시국 발언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2016년 연말 시상식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이른바 ‘폴리테이너’(politainer)를 자처하는 스타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로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연예인을 일컫는다.

올해 현 시국과 매우 닮아 있는 영화 ‘내부자들’로 시상식을 휩쓴 이병헌은 ‘청룡영화상’에서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것 같은 상황이다. 모두 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있는 걸 봤는데 아이러니하게 ‘언젠가 저것이 희망의 촛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유재석 역시 ‘MBC 연예대상’에서 ‘무한도전’으로 대상을 수상하고 “요즘 특히 역사를 배우면서 나라가 힘들 때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라는 걸, 나라의 주인 역시 국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요즘 ‘꽃길 걷는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소수의 몇몇 사람만이 꽃길을 걷는 게 아니라 내년에는 대한민국 그리고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걷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차인표도 “오십을 살면서 느낀 것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둘째는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셋째는 남편은 결코 부인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세월호 추모곡인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의 노랫말을 인용한 소감으로 소신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다양한 스타들이 시국 발언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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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뉴스캡처)


그간 공식석상에서 폴리테이너적인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던 스타들의 시국발언은 대중에게 낯설고 새로웠다. 절대다수가 현 정권을 비판하는 예외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스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제법 자유로워진 모양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김제동은 폴리테이너의 원조격 스타로 볼 수 있다. 현 시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2009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때부터 정치적인 소신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추모식 사회를 맡거나 특별 콘서트, 특별 강연 등을 열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김제동의 활약은 예상했던 대로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판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민중총궐기 촛불집회에서 김제동은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만민공동회 사회를 맡아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 자리에서 김제동은 시민들의 울림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제동이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했다면 이승환은 민중총궐기 대회를 축제로 만든 주인공이다. 이효리, 전인권과 함께 국민 위로곡 ‘길가에 버려지다’를 발표했고 ‘하야 콘서트’에서 노래 ‘덩크슛’의 가사를 ‘하야하라 박근혜’로 개사해 불러 시민들의 떼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제동, 이승환은 물론 김미화, 크라잉넛 등 꾸준히 정치적인 소신을 드러내던 스타들이 무대에 오르거나 집회에 참석하면서 대중과 타 연예인들에 미친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참여 시민들을 독려하는 것을 넘어 그간 정치적인 소신을 가지고 있더라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스타들의 입을 여는데도 한몫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사건이 기폭제 역할을 하고 김제동, 이승환 등 스타들이 울림통을 자처하면서 사회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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