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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영 수목극]③ '쇼핑왕 루이', 착한 드라마도 역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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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쇼핑왕 루이'는 한 편의 동화를 연상케 하는 착한 드라마였다. 소재도 특별할 게 없었다. 하지만 '쇼핑왕 루이'는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가 가진 편견을 보기 좋게 부숴버린 드라마였다.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는 방송 전 그리 큰 기대작은 아니었다. 서인국과 남지현이라는 두 주연배우가 있었지만 모두 이렇다 할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여기에 재벌가 남자와 산골 소녀의 사랑이라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너무나도 뻔해보였다.

극중 루이(서인국)가 사고를 당하고 얻은 기억상실증도 이미 숱하게 등장한 뻔한 소재였다. 여기에 복실(남지현)을 사이에 둔 중원(윤상현)과 루이의 삼각관계 역시 마찬가지. 이처럼 뻔하디 뻔한 소재와 구성으로 출사표를 내민 '쇼핑왕 루이'가 처음부터 인기를 얻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미 동시간 SBS '질투의 화신'이 너무나도 강세였고, KBS '공항가는 길'도 불륜이라는 소재를 아름답게 풀어가며 호평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별다를 게 없는 '쇼핑왕 루이'가 설 자리는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쇼핑왕 루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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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그 중심에는 루이와 복실이 그리는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 두 사람의 사랑에는 거짓이 없었고 그 어떤 계략이나 모함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역도 다른 드라마에서 봤던 '정말 나쁜' 인물이 아니었다. 다들 어딘가 2% 부족한 인물들 뿐이었다. '쇼핑왕 루이'는 그렇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쇼핑왕 루이'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있는지 역설적으로 알려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신데렐라 스토리 기억상실 삼각관계 등 뻔한 소재들은 재미가 없다는 편견, 눈에 띄는 톱스타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편견 등 '쇼핑왕 루이'는 이러한 것들을 보기 좋게 날려버린 고마운 작품이기도 하다. 바꿔말하면 그 어떤 진부한 소재도 어떤 작가 연출 연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소위 '막장 드라마'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막장' 소리를 듣는 드라마들은 시청률이 높다. '쇼핑왕 루이'를 계기로 막장 보다는 착한 드라마들이 더 사랑받는 시기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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