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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② 박보검 "의도치 않은 민폐, 이제 지하철 못 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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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나경 기자)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응답하라 1988'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배우 박보검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대세'라고 부르기에도 뭔가 부족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하지만 이런 높은 관심이 박보검 본인에게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높아진 인기와 함께 느껴지는 무거움은 그를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팬들 때문이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박보검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건 시청자들의 반응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새삼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던 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렸던 '구르미 그린 달빛' 팬사인회 현장에서였다. 그곳에는 당초 추첨을 통해 선발된 200명의 팬 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몰려들면서 안전사고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정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은 상상을 못했어요. 저희는 처음에 200명이 오신다고 해서 조금 많이 오시겠구나 정도만 생각했는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죠. 그래서 너무 고맙고 반가워서 인사를 드렸는데 팬 분들이 더 몰려드는 거예요. 그때 깨달은 게 제 손동작,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전 문제도 걱정됐고요. 그것 때문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박보검의 인기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단했다. 지난 21일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진은 필리핀 세부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아직 이렇다 할 해외 활동을 한 적이 없는 박보검은 그곳에서만큼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필리핀에서도 곳곳에 모여드는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박보검은 필리핀에서의 인기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도 KBS 월드 채널을 통해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방영 중이었던 것이다.

"필리핀에 무방비 상태로 갔다가 모두들 카메라를 들고 계셔서 정말 놀랐어요. 그때도 저는 그저 감사한 마음에 인사를 드렸는데 펜스가 무너지고 공항 전체가 저로 인해 인산인해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스태프분들에게도 피해가 되고 서로 몰려들다보니 어떻게 행동해야 될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뒤를 돌아봐달라고 하셔도 못 돌아보겠어요. 왜 손 안 잡아주냐고 하시는데 저도 그걸 못해드리는 게 정말 아쉽고 죄송해요. 저에게는 팬들 덕분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거고 그 분들이 힘의 원천인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사고가 생길 수 있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지하철도 탈 수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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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나경 기자)


갑작스레 높아진 인기 덕분에 겪어야 하는 일이었기에 박보검 본인에게도 적잖은 고민이 될 터. 혹시 스스로 생각하기에 배우로서의 목표를 너무 빨리 이룬 것은 아닌지 물었다. 박보검은 "제 목표가 돈과 명예를 누리겠다는 건 아니었다.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마음은 배우를 하는 동안 쭉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건 변치 않을 것 같다"며 "팬 분들의 마음에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고민이다. 어렵더라. 그래서 선배님들께 물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보배보(寶)에 칼검(劍)이라는, 어쩌면 무서울 수 있고 무거울 수도 있는 이름에 박보검은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보배로운 칼처럼 언젠가 하느님께서 귀하게 쓰실 날이 있을거라 생각한다"는 박보검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게 큰 목표다. 요즘 들어 그 이름이 주는 영향력이 크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보검매직'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의 힘이 참 대단하더라고요. 저도 그 말을 들으면 반성하게 되고 마음을 다잡게 되요. 이번에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따뜻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 스태프들과 다시 한 번 일하고 싶어요. 이번에 제가 느낀 건 반대로 스태프들이 또 한 번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거에요. 이 말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웃음)"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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