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가스라이팅’ 40억대 사기행각 재미교포
제니퍼정 관련 재판서 피해자들 증인으로 출석해 엄벌 촉구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의사와 사업가를 사칭해 40억원 상당의 사기 행각을 벌인 재미교포 관련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가스라이팅' 범행 수법을 법정 증언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규정상 불가능한 피해자 자녀의 국내 외국인학교 입학을 도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는 29일 사기(특경법상) 혐의로 기소된 재미교포 A(51)씨에 대한 재판에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일명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A씨는 피해자 4명에게 외국 의료기기 회사 지분에 투자하라고 속여 여동생인 공범과 함께 43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에게 수년 동안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날 증인으로 나서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A씨는 자신을 광주 모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 총판 대표로 거짓 소개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피해자들이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내려 하는 것을 노려, A씨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 이민으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용이하다고 속였다.

피해자 중 1명은 4년 동안 38회에 걸쳐 약 6억5000만원을 피고인에게 줬는데, 중간중간 사기 범행이 드러날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심리를 이용해 오히려 스스로를 탓하게 하는 '가스라이팅' 수법에 당했다.

피해자 측이 유학이나 영주권 획득에 차질을 발생해 이를 따지면, A씨는 오히려 화를 내며 윽박지르고 "고생해서 도와주는데 못 믿는다"며 심리적으로 피해자들을 길들였다.

다른 피해자에게는 영주권이 안 나오는 이유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허위로 광주시와 투자유치 사업을 추진 중인 사실을 내세우기도 했다.

A씨 측은 "피고인이 3년 외국 거주 기한을 채우지 못한 피해자의 자녀를 광주 외국인 학교에 힘을 써 실제 입학시켜주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자녀 교육의 혜택을 제공했기에 속여서 금품을 갈취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집중으로 펼쳤다.

이에 피해자 측은 "피고인들은 편취한 거액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자기 자녀들은 미국이나 국내 명문 학교를 보내거나 미인대회에 출전시켰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피해 학생은 인생을 망쳤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한편 A씨는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외국 의료기기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허위로 광주시에 3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해 물의를 빚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