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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도시4’ 이동휘 “‘도롱뇽’ 이미지 탈피하고 싶을 때 만난 작품”
실제 그린 그림 활용해 악역 캐릭터 표현
“연기, 집념으로 스스로 증명하는 작업”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특정 가수의 앨범을 기다리는 것처럼 팬들이 ‘범죄도시’ 시리즈를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매년 한 편씩 신작이 찾아왔을 때 팬들이 액션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기다리는 거죠.”

배우 이동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범죄도시’ 시리즈의 강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동휘는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에서 ‘두뇌형’ 빌런인 장동철로 변신했다. IT(정보기술) 천재 최고경영자(CEO)로 통하는 장동철은 특수부대 용병 출신인 백창기(김무열 분)가 필리핀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으로 돈을 벌면 이를 국내 코인 상장에 쏟아붓는다. 돈에 대한 집착과 욕심으로 똘똘 뭉친 악역이다.

“돈으로 안되는 게 하나도 없는 장동철의 입장에서 백창기는 상대적으로 가지지 못한 걸 가진 애증의 인물이에요. 속마음엔 백창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소유욕과 자기만의 자신감이 넘치죠. 이게 잘 드러나야 인물이 탄탄하게 보여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장동철은 자기애 역시 강한 인물이다. 특정 브랜드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하고, 사무실엔 자화상을 비롯한 고급 그림으로 벽을 채운다. 이동휘는 캐릭터 설정을 위해 자신이 평소 그려왔던 그림들을 소품으로 활용했다.

“자화상을 사무실 벽에 걸어둘 정도로 자기애에 도취된 인물이에요. 이를 표현하기 위해 제가 실제로 그린 그림들(자화상 제외)을 사무실 벽에 걸었어요. 창고에 켜켜이 쌓아둔 작품들을 활용하는 게 이번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판단했죠. 그런 디테일로 캐릭터를 탄탄하게 빌드업하려고 했어요.”

다만 장동철의 분량은 백창기에 비해 많지 않다. 오히려 백창기를 받쳐주는 느낌이 강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쉬움보다는 연기에 대한 과제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많은 주연 배우들이 조연 연기가 더 어렵다고 얘기해요. 분량상 서사나 전사가 생략된 채 인물이 관객들에게 설득돼야 하니 제약이 훨씬 많죠. 그래서 좀 더 고민하고 깊이 다뤄야 하는 게 제 숙제였어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지난 2월 한국 시리즈 영화로 처음으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덕분에 이동휘 역시 처음으로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영화제에서 찍힌 제 사진을 보는데 합성인가 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어요. 시사회장에서도 독일 관객들이 호탕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는 언어의 장벽마저 무너뜨리는구나 생각했죠. 영화의 힘이 참 신비로운 것 같아요.”

지난 2013년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데뷔한 이동휘는 올해로 데뷔 11주년을 맞는다. 다양한 작품에서 특색있는 조연 역할을 주로 맡다가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류동룡 역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눈에 들었다. 류동룡은 그에게 ‘도롱뇽’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동휘는 ‘도롱뇽’에 국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때 마침 만난 작품이 바로 ‘범죄도시4’였다.

“배우로서 도전 의식을 갖고 특정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아둥바둥 노력하던 시기였어요. 동석이 형의 (출연 제의) 전화를 받고 너무 감사했죠. 오랜만에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는 작품을 하게 되는 감사함이 너무 커서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기만을 바랐어요.”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동휘는 ‘극한직업’, ‘브로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카지노’ 등으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그러나 여전히 도전 과정에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늘 평가와 의구심의 시선 속에서 연기에 도전해야 했고, 지금도 도전의 연장선에 있어요. 이만큼 왔구나 싶을 땐 가야 할 지점이 더 멀게 보여요. 제 끈기와 집념으로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직업이라 인내와 고뇌가 필요하죠. 계란으로 바위를 칠지언정 누군가 절 알아봐 줄 것이란 믿음 하나만 가지고 계속 도전했어요. 감사하게도 몇 명 분들이 그런 고민을 알아봐 주셨죠.”

이동휘에게 향후 추구하고 싶은 연기 방향을 묻자 그는 할리우드 배우 윌렘 대포를 닮고 싶다고 했다. 장르를 불문하고 고유한 색깔을 유지한 채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배우라서다. 그러면서 그가 독립 영화에도 큰 관심을 갖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거리에 지나가는 분들을 보면 다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파노라마처럼 늘리는 게 영화라고 생각해요. 인생 한 켠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이 흥미로워요. 그래서 독립 영화를 계속 찍고 있죠. 앞으로도 그런 행복한 도전을 계속 하지 않을까 싶어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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