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매장 조명비도 아껴라”…체질 개선은 이제 ‘숙명’ [격변의 유통가]
“기업 비용 갈수록 커져…효율화 필요”
계열사 통합 소싱으로 매입 비용 감축
점포수 줄이면서 직원수도 ‘내리막 길’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유통가가 고비용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사업 등 새로운 수익 활로를 찾기 전에 내부 정비로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변화의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대형마트다. 1~2인 가구 비중이 66%까지 확대되고, 온라인 채널 비중이 32%까지 상승하면서 대형마트 3사의 영업이익률이 하락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마트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폐점 이후 매장 조명 소등 세분화, 주차장 조명 순차적 점등 등 92개 항목을 중심으로 에너지 최소화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일부 점포에서는 제품 진열 냉장고에 비닐 칸막이를 달거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비용을 아끼고 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상무는 “소비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한 데다 고물가, 인건비 등으로 기업 비용이 막대하다”며 “수익 개선을 위한 운영 효율화는 숙명이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와 매입·물류·마케팅 등 기능 통합을 추진해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실제 올해 2월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물량 확보에 협력해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부터 마트·슈퍼의 통합소싱(조달)을 구축해 사업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슈퍼가 유사한 상품을 운영해 상품 조달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상품팀을 합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희망퇴직’ 카드도 등장했다. 기업의 지출 비중이 가장 큰 인건비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이마트는 창립 후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도 2021년 2월부터 매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홈플러스는 아직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점포 정리와 함께 직원 수도 감소했다. 홈플러스 직원 수는 2019년 2만3000여 명에서 2023년 2만여 명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장 수도 140개에서 131개로 줄었다.

이마트 직원 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19년 2만5779명에서 지난해 2만2744로 11% 줄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점포 수는 전국 140개에서 7개가 사라졌다. 롯데마트 역시 직원 수가 1만2985명에서 1만614명으로 18% 감축됐다. 그 사이 점포는 124개에서 13개가 정리됐다.

재고 관리 강화도 효율화를 위한 과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상품을 등급화해 운영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전체 재고 규모를 건전화했다.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1281억원 줄어든 3433억원을 기록했다. 재고자산이란 기업의 상품이나 제품 등 재고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자산이다.

또 지난해 43개 점포를 리뉴얼해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상권의 특성, 판매 추이 등을 바탕으로 점포의 유형을 세분화했다”며 “올해 70여 개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p1256@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