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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일인데 아침부터 전화 20통!” 이 정도면 ‘선거 고문’ 아냐?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쉬는 날인데, 세보니 오전에만 20통이 왔어요.”

사전투표를 마쳤던 직장인 A씨. 오랜만에 여유롭게 휴일을 보내려 했지만, 아침부터 쉼없는 전화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선거 당일 휴일까지 이러는 건 너무 심하다. 선거 고문 같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A씨는 낫다. 통신사의 ‘스팸 차단 앱’을 쓰는 터라, ‘선거 홍보’ 전화임을 알 순 있었기 때문. 별도 앱을 쓰지 않는 직장인 B씨는 모르는 내선 번호가 올 때마다 골치다.

그는 “전화를 많이 하는 업종인 탓에 모르는 번호 전화도 안 받기 힘들다”며 “휴일까지 계속 전화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10일 국회의원 선거 당일까지 쏟아지는 선거 홍보 전화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극심한 피로감에 통신사들의 운영하는 ‘스팸 차단 앱’까지 때아닌 인기다. 스팸 식의 과도한 선거 홍보 전화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정치 관심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쏟아지는 선거 홍보 전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여론조사다. 투표일 일주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투표일 당일까지도 비공개로 여론조사 자체는 가능하다. 후보들이 막판까지 접전지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하면서 선거일까지 선거 홍보 전화는 이어지는 셈이다.

투표 독려를 명분 삼은 전화도 쏟아지는 중이다. 선거 당일엔 선거 유세는 금지된다. 하지만 선거 독려 전화는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투표 독려로 포장한 전화나 문자도 선거 당일까지 이어진다.

스팸차단 앱의 유무 차이 [독자 제공]

선거운동이 과열되고 선거 홍보 전화가 쏟아지면서 통신사 등이 운영하는 스팸 차단 앱도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KT의 스팸 차단 앱인 ‘T전화’의 신규 설치 건수(주간 기준)는 본격적인 선거 운동 기간인 4월 들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거운동 전보다 2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스팸 차단 앱을 쓰면, 모르는 번호에 ‘선거 홍보’ 등의 정보와 사용자들이 평가한 ‘좋아요’나 ‘싫어요’ 등이 노출된다. C씨는 “선거 홍보 전화가 올 때마다 스팸으로 분류, 차단하고 있다”며 “그래도 계속 다른 번호로 오니 어떻게 번호를 아는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T전화 주간 신규 설치 건수 추이 [모바일인덱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제3자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더라도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원칙적으론 원치 않은 선거 연락을 받는 것 자체가 모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인 셈이지만, 이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워낙 전화번호를 수집하는 방식이 다양해서다.

통신사로부터 유권자 번호를 가상 번호로 수집하기도 하고, 각 후보 캠프별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번호를 수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지역구의 유권자 번호까지도 혼재돼 수집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가 치열해지면 당연히 홍보도 경쟁적으로 이뤄지지만, 이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과도한 선거 운동 전화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면 개인정보 유출이나 업무방해 등으로 논란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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